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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프닝 기대에 들썩인 항공주, 유가 급등 '변수' 되나

국제유가 100달러 유지 시 영업이익 절반 유류비 지출

이정훈 기자 | ljh@newsprime.co.kr | 2022.04.08 15:32:15
[프라임경제] 경기재개(리오프닝) 기대감에 고개를 들기 시작했던 항공주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으로 다시 발목 잡힐 위기에 놓였다.

8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가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해 6월10일 52주 최고가(3만5100원)를 찍은 뒤 2만원대까지 하락했던 대한항공(003490) 주가가 최근 3만원대로 회복했다. 특히 지난 한 달 동안에는 주가가 9.83% 급등하기도 했다. 

동기간 아시아나항공(020560)은 20.65% 치솟았으며 △진에어(272450) 28.48% △제주항공(089590) 25.38% △티웨이항공(091810) 7.68% 등 항공주들이 일제히 활기를 되찾는 모양새였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이 편입된 KRX 운송지수 역시 4.82%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1.68% 상승에 그친 것과 비교해보면, 두드러진 상승폭이라 볼 수 있다. 

그동안 소외됐던 항공주들이 강세를 보인 배경은 방역규제 완화로 해외 여행객이 늘어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달 21일 국내외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해외입국자들의 자가격리를 면제한 바 있다.

정부의 격리 면제 조치로 필리핀항공의 인천-마닐라, 비엣젯항공의 인천-하노이/인천-호치민 등 단거리 노선이 재개됐으며, 중장거리 노선인 인천-하와이 노선도 복항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인천국제공항 이용 여객 수는 지난 1일 코로나19 사태 이후 2년 만에 처음으로 2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지난 2020년 3월 이후 25개월 만에 하와이 노선 운항을 재개한 결과 첫 운항 탑승률이 80%에 달했다.

이처럼 항공주가 방역 정책 완화에 따라 여객수요가 늘어날 경우 실적도 동반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증권업계는 2년간 억눌린 해외여행 수요가 활기를 띄며 항공권 가격이 코로나19 이전을 상회할 것이라 관측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주의 회복 변곡점을 올해 여름으로 보고 있다"며 "3분기 국제선 여객수송실적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의 50%를 넘어서고, 예약이 먼저 늘어나는 만큼 현금흐름은 2분기 손익분기점(BEP) 달성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유가 급등이 되살아난 항공주의 변수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과거 연평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60달러 기준 항공사들의 매출액대비 유류비 비중은 27%를 차지했다. 유가가 10% 오를 경우 영업이익률은 3%p 하락한다.

실제 지난달 8일 국제유가 급등으로 항공주들의 상승세가 한풀 꺾이기도 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서방의 제재로 WTI와 브렌트유가 각각 130달러, 139.13달러까지 치솟으며 2008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같은 날 대한항공 주가는 1.63% 하락 마감했으며 △아시아나항공 -2.81% △진에어 -3.1% △제주항공 -6.41% △티웨이항공 -2.11% 등 항공주 모두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문제는 국제유가가 100달러 안팎을 유지할 경우, 내년 해외여행 정상화가 이뤄지더라도 영업이익의 절반을 유류비로 써야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증권업계는 올해 상반기까지 여객 운항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의 30%에 불과하기에 단기 피해는 제한적일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최 연구원은 "본격적인 해외여행 시장이 하반기부터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5월 이후 유가 향방이 중요하다"며 "만약 하반기 유가가 연초 수준으로 조정 받는다면, 국적사들은 유류할증료로 유류비 증가분 이상을 회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하락세를 오히려 매수 기회로 삼으라고 조언했다. 국제유가가 하락할 경우 항공주들이 다시 상승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일례로 지난 1일 항공주는 국제유가 하락 등에 힘입어 상승하기도 했다. 이날 제주항공은 7.41% 올랐으며 △진에어 5.85% △아시아나항공 3.89% △대한항공 3.31% △에어부산 1.93% 등 모두 상승 마감했다. 

상승 요인은 간밤 미국이 역대 최대 규모의 전략비축유 방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결정에 국제유가는 7%대로 급락했고, WTI는 99.27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달 16일 이후 처음으로 100달러를 하회한 가격이다.

최 연구원은 "리오프닝 기대감은 언제든 다시 부각될 수 있어 준비가 필요하다"며 "단기적으로는 낮은 이익 가시성에 비해 주가 변동성이 높아져 숨 고르기가 필요하지만, 유가 상승과 같은 대외 변수로 인해 다시 조정 받을 시 매수 기회로 삼을 것을 권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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