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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키움증권, '오너 리스크'부터 '내부통제 부실'까지…다시 떠오른 '사회적 책무'

 

박기훈 기자 | pkh@newsprime.co.kr | 2026.11.02 14:12:40

최근 중앙일보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다우키움그룹·CJ그룹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이로 인해 다우키움그룹 계열사인 키움증권의 행보가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프라임경제] "사회적 책무에 적극적으로 행동합시다. 금융소비자보호와 고객정보보호는 회사의 핵심 가치로서 모든 의사결정의 최우선으로 삼아야 합니다. 또한 사회의 돌봄이 필요한 곳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어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일에도 계속해 노력해 갑시다"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이사 2026년 신년사 중)

키움증권은 '19년 연속 주식시장 점유율 1위'라는 화려한 타이틀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수수료와 이자 수익을 위해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외면해 온 '흑역사'가 존재한다. 

최근 중앙일보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다우키움그룹·CJ그룹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이로 인해 다우키움그룹 계열사인 키움증권의 행보가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23년은 키움증권의 부실한 내부통제 시스템이 연달아 붕괴하며 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안긴 해였다.

당시 하반기 터진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가 대표적이다.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급등하며 작전 세력의 개입 정황이 농후했음에도, 키움증권은 영풍제지의 미수거래 증거금률을 40%로 느슨하게 방치했다. 타 증권사들이 일찌감치 증거금률을 100%로 상향해 미수거래를 차단한 것과 극명히 대비되는 조치였다. 

결국 주가가 곤두박질치면서 키움증권은 무려 4943억원이라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미수금을 떠안았다. 고객의 자산을 지켜야 할 증권사가 시장 점유율과 신용공여 이자 수익에 눈이 멀어 최소한의 안전장치마저 해제했다가 벌어진 참사였다.

시스템의 붕괴보다 더 뼈아픈 것은 그룹 최상층부에서 여실히 드러난 도덕적 해이다. 

영풍제지 사태에 앞서 같은해 4월 발생했던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당시, 키움증권은 주가조작 세력의 주요 통로로 악용된 차액결제거래(CFD)의 핵심 창구였다. 당시 빚을 내어 투자한 수많은 '개미'들이 막대한 빚더미에 앉으며 절규했다.

그러나 정작 김익래 다우키움그룹의 전 회장은 주가 폭락 사태가 일어나기 불과 2거래일 전,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 주를 시간외매매(블록딜)로 처분해 약 605억원을 현금화했다. 

비록 검찰 수사 결과 무혐의 처분을 받으며 법적 징계는 피했지만, 증권사 창구를 통해 고객들의 반대매매 매물이 쏟아지기 직전 오너 일가만 대규모 지분을 매각해 나 홀로 손실을 피했다는 사실은 시장에 씻을 수 없는 배신감을 안겼다.

결국 김 전 회장은 대국민 사과와 함께 회장직에서 쫓기듯 물러나고 매각 대금 사회 환원을 약속했다. 그러나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권자조차 시장의 신뢰보다 개인의 안위를 우선시했다는 이 지독한 '오너 리스크' 꼬리표는, 키움증권이 위기 상황마다 보여준 '고객 방치' 행태의 근본적 원인이 지배구조와 조직 문화에 있음을 증명했다.

2024년 구원투수로 등판한 엄주성 대표이사는 리스크 관리 고도화와 내부통제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며 환골탈태를 약속했다. 

그렇지만 크게 변한 것은 없었다. 최근 불거진 JTBC 전단채 불완전 판매 사태만 봐도 그렇다. 약속은 여전히 껍데기에 불과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상품의 위험 등급이 임의로 누락되거나 변경되었다는 의혹, 비대면 거래라는 이유로 위험 고지가 형식적인 클릭 몇 번으로 대체됐다는 피해자들의 증언은 과거 지적받았던 '수익 제일주의'와 전혀 다를 바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우키움그룹이 5000억원이라는 막대한 자본을 들여 중앙일보를 인수하려는 움직임은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를 수밖에 없다. 내부통제 실패로 거리로 나앉은 고객들에게는 절차 운운하며 방어막을 치면서, 정작 거액의 뭉칫돈은 유력 언론사를 품어 그룹의 사회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쓰려 하기 때문이다.

금융회사의 존재 이유는 고객의 자산을 보호하고 시장의 건전성을 유지하는 데 있다. 그러나 키움증권은 '리테일 1위'라는 거대한 시장 지배력을 오직 회사의 덩치를 키우는 데만 철저히 착취해 왔다. 신년사에서 강조했던 사회적 책무는 찾기 힘든 상황이다.

SG 사태와 영풍제지 사태로 개미들을 빚더미에 앉히고, 이번엔 중앙그룹의 부실 위험을 고객에게 떠넘겨 수백억 원의 피해를 양산했다. 이제는 그 피해금으로 쌓아올린 거대한 뭉칫돈으로 이제 언론 권력을 사들이려 한다. 자신들의 기득권을 요새화하는 데 쏟아붓고 있는 형국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이유다.

물론, 키움증권이 중앙일보를 인수하는 주체는 아니다. 하지만 화려한 언론사 간판이라는 외투로 덮으려 한다는 시장의 오해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금융당국이 이번 전단채 불완전 판매 사태와 중앙일보 인수전을 별개의 딜로 치부해선 안 되는 이유다. 그룹 최상층부부터 말단 판매 창구까지 만연한 기만과 탐욕의 사슬을 끊어내지 못한다면, 제2, 제3의 키움발(發) 참사는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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