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기자수첩] 다우키움그룹의 중앙일보 인수, 키움증권이 발목 잡나

 

박기훈 기자 | pkh@newsprime.co.kr | 2026.10.26 13:42:48

최근 중앙일보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다우키움그룹·CJ그룹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이번 매각은 중앙일보가 새 주식을 발행하고 인수자가 이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이 화려한 인수전 이면에는 핵심 계열사인 키움증권의 기막힌 모순과 도덕적 해이가 똬리를 틀고 있다. 고객들에게는 JTBC가 발행한 부실 위험 채권을 팔아넘겨 수백억 원대 피해를 낳고, 정작 사측은 그 계열의 최정점에 있는 중앙일보를 통째로 사들이겠다는 기형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프라임경제] 자본주의 시장에서 자금력을 갖춘 기업이 새로운 매물을 인수합병(M&A)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경제 활동이다. 하지만 그 자본의 출처가 고객의 뼈아픈 손실을 방치한 채 축적된 것이라면, 그리고 그 인수 대상이 하필 고객에게 손실을 안긴 부실 상품의 모기업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최근 중앙일보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다우키움그룹·CJ그룹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예상 인수가만 5000억 원대에 달하는 대형 딜이다. 다우키움그룹은 당초 단독 인수를 추진했지만, 본입찰 전 CJ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매각은 중앙일보가 새 주식을 발행하고 인수자가 이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인수 대금은 중앙일보에 직접 들어가며, 회사는 그 돈을 빚을 갚는 등 재정 상태를 개선하는 데 쓸 예정이다.

하지만 이 화려한 인수전 이면에는 핵심 계열사인 키움증권의 기막힌 모순과 도덕적 해이가 똬리를 틀고 있다. 고객들에게는 JTBC가 발행한 부실 위험 채권을 팔아넘겨 수백억 원대 피해를 낳고, 정작 사측은 그 계열의 최정점에 있는 중앙일보를 통째로 사들이겠다는 기형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키움증권은 JTBC가 발행한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판매 절차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의 고강도 검사를 받고 있다. 

해당 상품은 기업이 단기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으로, JTBC 발행 물량 중 약 760억 원 규모가 개인투자자들에게 팔려나갔고 이 중 상당수가 키움증권을 통해 유통됐다. 문제는 JTBC의 채무 상환 능력이 악화되면서 만기 상환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올해 7월 기준 파악된 피해 신청 투자자만 250여 명, 피해 금액은 325억원에 달한다. 이복현 전 금감원장이 피해자들의 공동변호인단 법률대리인으로 합류했을 만큰 만큼 사안의 무게가 남다르다. 

피해자들은 키움증권이 온라인 비대면 판매 과정에서 투자자의 성향을 무시하고, 원금 손실 가능성과 발행사 신용 위험에 대한 설명을 형식적인 클릭 몇 번으로 때웠다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특히 당초 해당 상품 판매 당시 키움증권의 비대면 화면상엔 '다소높은위험', '단기사채', '신용등급 A3'로 상품 정보가 표시됐지만, 이후 JTBC의 유동화차입금 원리금 상환 불이행 이후 위험등급이 '매우높은위험'으로 변경되고 '신용등급 A3' 표기가 사라지며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우키움그룹의 중앙일보 인수는 투자자들에게 크나큰 상실감을 안겨준다. 자신이 믿고 거래한 증권사가 불완전 판매 논란으로 고객을 벼랑 끝으로 내몰아 놓고, 그 사태를 촉발한 미상환 채권 발행사의 그룹 언론사를 거액에 사들이며 영향력을 확대하려 하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한 자본의 이동을 넘어 금융소비자에 대한 최소한의 윤리마저 저버린 이중적 태도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보인다.

결국 시장의 눈은 금감원의 검사 결과와 향후 제재 수위로 쏠리고 있다. 이번 검사 결과는 키움증권의 개별 징계를 넘어 다우키움그룹의 중앙일보 인수 향방을 가를 중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만약 당국의 조사 결과가 단순한 일선 판매상의 절차적 미흡으로 결론나며 키움증권이 과태료 부과나 기관주의 등 비교적 경미한 처분을 받는 데 그친다면 인수는 큰 무리 없이 진행될 공산이 크다. 자금 조달 능력만 증명된다면, 제재 자체가 자본 시장의 인수합병 딜을 물리적으로 중단시키는 사유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광범위한 불완전판매가 사실로 드러나고 대규모 배상 책임이 확정될 경우 딜의 기류는 급변하게 된다. 

수백억 원대 배상금은 재무적 부담으로 직결되며, 무엇보다 다우키움그룹의 대외적 평판이 곤두박질치게 된다. 이 경우 채권단과 매각 주관사 측에서는 인수 자금의 출처와 향후 경영 능력에 대해 현미경 검증을 요구할 것이며, 이는 자연스럽게 거래 조건의 전면 재협상이나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가장 치명적인 시나리오는 단순 과실을 넘어 그룹 차원의 조직적 내부통제 실패나 고의적 기만이 확인되는 경우다. 금융사의 근간인 '신뢰'가 완전히 붕괴되는 이 상황에서는, 대주주 적격성 논란이 불거지며 인수 추진 동력 자체가 상실될 수 있다. 

법적으로 인수가 즉각 취소되는 것은 아니더라도, 시장의 거센 비난 여론과 규제 당국의 압박 속에서 5000억 원대 빅딜을 강행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개인투자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기반으로 성장해 온 키움증권은 '19년 연속 주식시장 점유율 1위'라는 금자탑을 쌓아 올렸다. 하지만 그 성취가 고객의 깡통 계좌와 눈물 위에 세워진 사상누각이라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수천억 원의 뭉칫돈을 들여 유력 언론사를 품에 안는다고 해서, 바닥에 떨어진 금융회사의 신뢰가 돈으로 세탁되는 것은 아니다. 다우키움그룹과 키움증권이 지금 쏟아야 할 곳은 언론사 쇼핑을 위한 자금 조달이 아니라, 전단채 사태로 거리에 나선 투자자들에 대한 철저한 피해 구제와 뼈를 깎는 내부통제 쇄신이다. 

모순 가득한 자본의 폭주를 멈추고 '진정한 1등 증권사'의 자격을 스스로 증명할 때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맨 위로

저작권자(c) 프라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