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정부가 오는 2030년까지 공공임대와 공공분양 등을 합쳐 공적주택 118만8000호를 공급한다. 이중 77%인 91만7000호를 수도권에 배치하고, 저소득·취약계층 중심 공공임대 대상을 청년·신혼부부는 물론 중산층까지 확대한다.
공공임대 입지와 면적, 품질도 개선한다. 다만 전체 공급 물량에는 새로 짓는 주택뿐만 아니라 기존 주택을 매입하거나 임차해 공급하는 물량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주거복지 확대 효과와 실제 주택재고를 늘리는 신규 공급 효과는 구분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21일 이런 내용을 담은 '두텁고 촘촘한 주거복지 실현을 위한 주거안정플랜'을 발표했다.
정부는 2026~2030년 연평균 23만8000호씩 공적주택 총 118만8000호를 공급할 계획이다. 최근 10년간 연평균 공급량인 약 16만호보다 50%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유형별로는 △건설임대 35만호 △매입임대 31만3000호 △전세임대 23만호 등 공공임대 89만3000호가 공급된다. 여기에 공공분양 24만3000호와 공공지원 민간임대 5만2000호를 더한다.
전체 물량 77% 상당(91만7000호)을 수도권에 집중한다. 당장 오는 4분기부터 2027년 말까지 입주 가능한 공적주택도 전국 약 15만호, 수도권 약 10만호로 제시됐다.
다만 이 기간 공급 물량 가운데 신축을 통해 주택재고가 실제 늘어나는 순공급은 6만6000호로, 전체 44%다. 나머지에는 기존 주택을 활용하는 매입·전세임대 등이 포함된다.
정부가 내세운 119만호를 모두 신규 건설 주택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다. 물론 기존 주택을 공공이 매입하거나 임차해 공급하는 방식도 주거비 부담 완화 측면에서는 공급 효과가 있다. 다만 주택시장 전체 재고를 새롭게 늘리는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게 업계 시선이다.
이번 플랜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보편형 공공임대' 도입이다.
정부는 기존 저소득·취약계층 중심 '공공임대'와 별도로 중산층 등 다양한 무주택 실수요자가 거주할 수 있는 '보편형 공공임대' 19만3000호를 오는 2030년까지 공급할 계획이다.
건설형 17만5000호와 매입형 1만8000호로 구성하며, 택지에서는 전용면적 55~85㎡, 도심에서는 40~60㎡ 중심으로 공급한다. 역세권과 도심 등 선호지역 공급을 늘리고, 3·4베이 평면과 마감재 개선, 층간소음 저감 등 품질 개선도 병행한다.
장기공공임대 재고 역시 지난 2024년 193만1000호에서 오는 2030년 250만호 이상으로 늘린다. 이를 통해 전체 주택에서 10년 이상 거주 가능한 장기공공임대 비중을 현행 8.4%에서 10% 이상으로 높인다는 목표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공급방식 다변화에 대해 "공공택지 아파트 직접 건설 방식만으로는 입주까지 장기간이 소요된다"라며 "도심 기존주택 매입과 전세임대를 병행한 건 단기 주거지원 측면에서 현실적 접근"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119만호' 총량만큼 실제 신규 주택이 얼마나 늘어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지영 전문위원은 "전체 119만호에는 신규 착공 외에도 기존주택 매입과 전세임대 계약도 포함된다"라며 "주거취약계층 주거비 부담과 보증금 위험을 낮추는 효과는 크지만, 전체 주택재고와 전월세 물량을 직접 늘리는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짚었다.
특히 서울·수도권 실제 공급 여건도 변수다.
양 전문위원은 신통기획과 모아타운 등 정비사업 확대 과정에서 비아파트 신축이 줄어들 경우 매입임대로 활용할 주택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비사업에 따른 이주·멸실과 공공임대 공급 시기를 연계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 역시 "결국 재원·택지·공사비·사업속도가 중요하다"라며 "보편형 임대주택의 경우 역세권과 도심에 공급하려면 토지 확보 비용이 높고, 주민·지자체와의 이해관계 조정도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공공임대 품질을 높이는 과정에서 임대료와 사업비를 어떻게 맞출지도 과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역세권과 도심 중형 평형에 고품질을 적용하면 임대료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어 실제 입주까지 이어지는 공급 실행력과 비용 구조를 함께 살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결국 이번 주거안정플랜은 공공임대 대상과 입지·품질을 확대하고, 공적주택 공급 규모를 키웠다는 점에서 주거복지 외연을 넓힌 대책으로 평가된다. 전·월세 시장 안정과 주택 공급 확대 효과는 '119만호'라는 총량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정부 계획 가운데 신규 주택이 얼마나 실제로 추가되고, 서울·수도권 등 수요가 높은 지역에서 계획 물량이 착공과 입주로 이어지는지가 향후 정책 효과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