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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약가 인하, 이제 '다음'이 중요하다

 

박선린 기자 | psr@newsprime.co.kr | 2026.09.01 09:28:10
[프라임경제] 약가를 낮추자는 것에는 반대할 명분이 크지 않다. 국민의 약제비 부담을 줄이고 건강보험 재정을 관리해야 한다는 데 이견을 제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가 제네릭 약가 산정률을 현행 53.55%에서 45%로 낮추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제네릭 중심의 경쟁구조를 손질하고, 가격 경쟁에 머물러 있는 제약산업을 연구개발 중심으로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이 남는다.

약가를 낮추면 제약사의 '혁신'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일까.

정부는 약가 인하와 함께 혁신형 제약기업에 대한 약가 가산 등 보완책을 마련했다. 단순히 약값만 낮추는 것이 아니라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기업에는 보상을 주겠다는 이야기다. 방향 자체는 합리적이다.

다만 제약업계의 반응은 엇갈린다. 제네릭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약가 조정에 따른 수익성 부담을 우려한다. 특히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약가 인하로 줄어드는 수익을 연구개발 투자로 돌릴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말한다.

결국 이번 정책은 "얼마나 깎았느냐"보다 그 다음이 중요하다.

약가를 낮춰 건강보험 재정을 절감하는 데 성공했더라도 기업들이 연구개발 투자를 줄이거나 수익성 방어에만 매달린다면 정책이 의도한 산업 체질 개선과는 거리가 생길 수 있다. 반대로 혁신에 투자하는 기업에 충분한 보상이 돌아간다면 이번 개편은 제약산업의 경쟁구조를 바꾸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정부와 제약업계 모두에게 선택의 시간이 온 셈이다.

정부는 약가 인하에 이어 혁신에 대한 보상체계가 실제 기업의 투자 결정을 움직일 만큼 작동하는지 보여줘야 한다. 제약업계 역시 과거의 제네릭 중심 성장 방식에서 벗어나 연구개발과 품질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정책의 '성적표'는 약가가 내려간 뒤 제약산업이 무엇을 선택했는지다.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음이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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