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전국 아파트 분양시장 전망이 한 달 만에 큰 폭으로 반등했다. 전세가격 상승에 따른 매수 전환 기대와 전월 급락에 따른 기저효과가 맞물리면서 주택사업자들의 분양시장 인식이 개선된 분위기다. 다만 전국 지수는 여전히 기준선인 100을 크게 밑돌고 있어 본격 회복 국면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시선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이하 주산연)이 주택사업자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5월 전국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전월(60.9)대비 19.1p 상승한 80.0다. 이번 조사는 지난 4월20일부터 28일까지 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 가운데 주택사업을 하는 업체 대상으로 이뤄졌다.
분양전망지수는 분양시장에 대한 사업자 인식을 수치화한 지표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분양시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응답이 많다는 의미다. 5월 지수가 전월보다 크게 올랐지만 아직 80.0에 그쳤다는 점에서 '시장 기대감은 살아났지만, 사업자 경계감은 여전한 상태'로 해석된다.
권역별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모두 상승했다. 수도권은 전월 81.1에서 85.6으로 4.5p 올랐으며, 비수도권 역시 56.6에서 78.8로 22.2p 상승했다. 수도권보다 지방 반등 폭이 크게 나타난 셈이다.
수도권에서는 서울이 2.9p(97.1→100.0) 오르며 기준선에 도달했다. 인천은 8.3p(66.7→75.0), 경기는 2.4p(79.4→81.8) 상승했다. 서울의 경우 전세난 심화에 따른 매매수요 전환 기대와 일부 지역 가격 상승·거래량 증가가 분양 전망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주산연은 서울 분양전망지수가 기준치에 도달한 배경으로 전세가격 상승세를 지목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0.22% 상승해 6년 4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매매가격 역시 0.15% 오르며 반등 흐름을 보였다. 전세 부담이 커지면서 일부 수요가 매매시장으로 이동했고, 이런 흐름이 분양시장 기대감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비수도권에서도 모든 지역이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충북이 35.0p(40.0→75.0) 올라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그 뒤를 이어 △전남 29.2p △부산 27.7 △전북 27.3p △울산 24.6p △강원 24.5p △제주 22.1p △세종 20.9p △광주 20.0p △대구 19.7p 순으로 개선됐다. 이외에도 △경남 18.2p △경북 15.4p △대전 15.3p △충남 11.2p 상승했다. 지방 전반에서 분양시장에 대한 비관론은 완화됐지만, 상당수 지역은 여전히 기준선을 밑돌고 있다.
다만 이번 상승세에도 분양시장 전망이 회복됐다고 보긴 어렵다는 게 주산연 측 진단이다. 공사비 부담과 대출규제, 고금리 장벽이 여전히 남은 동시에 시장 불확실성도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미·이란 전쟁 '종전 합의 가능성'과 함께 전월 급락에 따른 기저효과도 지수 반등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했다.
분양 관련 세부 지표는 엇갈렸다. 5월 분양가격 전망지수는 전월대비 0.2p 오른 104.7다. 원자재 가격 상승, 고환율 따른 공사비 부담, 금리 인상 따른 금융비용 증가 등이 분양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분양물량 전망지수는 6.6p 하락한 83.1에 그쳤다. 대외 지정학적 리스크를 포함해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다주택자 보유세 강화 등 시장 위축 우려가 신규 분양에 대한 사업자 심리적 부담으로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미분양물량 전망지수는 5.9p 오른 100.0으로 기준선에 도달했다. 경기 불확실성 및 고유가 부담이 이어지는 상황에 다주택자의 신규 분양 참여 위축 가능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비수도권 준공 후 미분양 주택(2만6000호)이 전국(3만호) 85%를 차지하는 만큼 수도권과 지방 간 분양시장 양극화가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향후 분양시장 흐름은 △지방선거 이후 정부 정책 방향 △미·이란 갈등 추이 △금융시장 여건 등에 좌우될 전망이다. 전세난과 매수 전환 기대가 일부 지역 분양심리를 지지할 수 있지만, 공사비·금융비용 부담과 미분양 우려가 해소되지 않는 한 지역별·단지별 온도 차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5월 분양전망지수는 시장이 전월 충격에서 일부 벗어났다는 신호로 판단할 수 있다"라며 "다만 전국 평균이 기준선에 못 미치고, 분양물량 감소와 미분양 증가 우려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어 분양시장 전반 회복을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