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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일류기업' 갈 길 바쁜 이재용, 사법리스크에 발목

"역량 쏟을 기회 달라" 재판부에 호소…8년째 사법리스크 시달려

박지혜 기자 | pjh@newsprime.co.kr | 2023.11.21 12:16:06
[프라임경제] 검찰이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에게 징역 5년을 구형하자 사법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법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반도체 등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회계부정·부당합병' 관련 1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21일 재계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박정제 지귀연 박정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결심 공판에서 이 회장에 대해 징역 5년에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이 회장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028260) 합병 과정에서 자신의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려 제일모직 주가를 의도적으로 높이고 삼성물산 주가를 낮추는 부당행위를 한 혐의로 지난 2020년 9월 기소됐다.

제일모직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외부감사법상 거짓 공시 및 분식회계 혐의도 있다. 

삼성은 선고시 집행유예로 낮춰지거나 무죄가 나올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형법상 집행유예는 3년 이하의 징역을 선고하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선고는 내년 1월26일 이뤄질 예정이다. 이후 검찰과 삼성의 항소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적어도 내년까지, 길게는 3~4년 더 '사법 리스크'가 이어질 수 있다. 

사법 리스크가 지속되는 한 삼성전자 등기이사 복귀조차 어려움이 큰 상황이다.

이 회장은 이미 2016년 국정농단 사태부터 시작해 햇수로 8년째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힌 상태다.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 회장으로 승진해 '뉴삼성'으로의 도약을 선언했으나, 사법리스크로 인해 경영에 제약이 있었다. 

매주 법원에 출석하는 탓에 장기간 출장에 나서기 어려웠다. 106차례 열린 불법승계 의혹 관련 재판에 95차례 출석했다.

취임 1주년이었던 지난달 27일에도 재판 일정을 소화했다. 이날 재계의 예상과 달리 이건희 선대회장의 '신경영 선언'에 버금가는 뉴삼성 메시지를 내놓지 못했다. 

이 선대회장은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라는 발언으로 유명한 1993년 '신경영 선언' 등 경영 혁신을 통해 삼성을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킨 바 있다.

최종 확정 판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경영 불확실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반도체 패권경쟁이 본격화된 가운데 사법리스크가 투자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 사업은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올해 3개 분기 동안 12조6900억원에 달하는 적자가 발생했다. 최근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급부상한 고대역폭 메모리(HBM) 선점도 경쟁사인 SK하이닉스(000660)가 앞선 상태다.

아울러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대형 인수·합병(M&A)도 과제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2017년 9조원을 들여 미국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을 인수한 이후 사실상 M&A를 중단한 상태다.

이에 이 회장은 내년에 본격적인 리더십을 발휘하고, 뉴삼성 관련 구체적인 메시지를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 회장은 결심 공판 최후 진술을 통해 "저에게는 기업인으로서 지속적으로 회사의 이익을 창출하고 미래를 책임질 젊은 인재들에게 더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기본적인 책무가 있다"며 "글로벌 초일류 기업과 경쟁·협업하면서 친환경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지배구조를 더욱 선진화시키는 경영과 소액 주주분들에 대한 존중, 노사관계를 정착시켜야 하는 새로운 사명도 주어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초일류기업, 국민의 사랑 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제 모든 역량을 온전히 앞으로 나아가는 데만 집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길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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