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31일 LH 무량판 구조 조사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최근 건설업계가 심각한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다소 안정세로 보이지만, 여전히 분양 시장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여름철 폭염에 갑작스런 '무량판 후폭풍'까지 더해지면서 그야말로 업계 불안감은 더욱 고조되는 양상이다.
지난해부터 수요자들한테 외면 받았던 미분양 단지들이 서울·수도권 중심으로 차츰 '완판(완전판매)'을 이뤄내면서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고금리 기조에도 불구, 시장 바닥론과 더불어 분양가 상승 등 우려 탓인지 분양 시장 내 훈풍이 감지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주택 통계(6월 말 기준)에 따르면, 미분양 주택은 전월 대비 3.6% 줄어든 6만6388가구다.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달리 준공 후 미분양, 일명 '악성 미분양'은 여전히 업계 난제로 꼽힌다.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5.7% 증가한 9399가구. 2021년 4월(9440가구) 이후 2년3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분양 물량 감소세는 경기 회복이 아닌, 불황의 신호"라며 "미분양 우려가 계속되자 건설사들이 분양 일정을 조정한 결과일 뿐"이라고 우려했다.
여기에 여름철 폭염도 심각한 고민거리다. 전국적으로 무더운 날씨와 폭염이 이어지자 건설업계는 공사현장 폭염과의 전면전을 펼치고 있다. 더군다나 지난해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 대상에 '열사병'까지 포함되면서 현장 관리에 근로자들의 온열질환 예방에 사활을 걸고 있다.

GS건설 '최고안전책임자' 우무현 사장은 지난 8일 장위자이 레디언트 현장을 방문해 온열질화 예방을 위한 현장 점검을 실시했다. Ⓒ GS건설
실제 건설사들은 6월부터 9월까지를 혹서기 특별관리 기간으로 지정해 관련 물품 지급과 야외작업시간 단축, 전담 직원 배치 등 현장 작업 기준을 강화하면서 안전한 현장 조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현대건설은 경남 창원 힐스테이트 창원 더퍼스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혹서기 현장 특별점검 및 온열질환 예방 캠페인을 실시했다. 근로자들은 △열화상 카메라 체온 측정 △온열질환 자가체크 △아이스 튜브 체험 △스트레스 측정 등을 진행하고, 제공된 음료를 마시며 휴식시간을 가졌다.
무엇보다 지난 6월부터 운영하고 있는 '작업열외권 제도'가 눈에 띈다. 이는 근로자들이 현장 작업 중 건강 상태에 이상을 느낄 경우 작업 열외를 요청하면 바로 제외될 수 있는 제도다. 잔여 근무시간에 대해 당일 노임 손실도 보존하는 동시에 인사상 불이익은 받지 않는다.
포스코이앤씨의 경우 국내 최초 태양광 이동식 건설 근로자 쉼터 '에코&레스트(ECO&REST)'를 개발해 근로자 건강에 앞장서고 있다.
설계와 디자인은 포스코이앤씨 직원과 외부 이해관계자가 참여한 탄소중립협의체 'P-GRT (POSCO E&C Green Round Table)'와 사내학습동아리 COP(Community of Practice)를 통해 자체적으로 수행했다.
에코&레스트 에너지원은 태양광 패널로 생산된 에너지를 활용했으며, 현장근로자들이 심리적 안정감을 얻도록 스포트조명과 내부 마감을 통해 편안한 카페 분위기를 적용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현장 근로자를 위한 폭염예방설비 지원 및 음료 케이터링 서비스 등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라며 "현장 특성에 맞는 소형 모듈러 휴게실 등을 추가 개발해 ESG경영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포스코이앤씨은 국내 최초 태양광 이동식 건설 근로자 쉼터 '에코&레스트'를 개발해 근로자 건강에 앞장서고 있다. Ⓒ 포스코이앤씨
GS건설은 경영진이 폭염 속 현장 근로자 온열질환 예방 활동에 직접 나섰다. 우무현 최고안전책임자(CSO)가 지난 8일 온열질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직접 서울 성북구 장위자이 레디언트 현장을 방문해 안전보건 점검을 실시한 것이다.
또 폭염주의보시 모든 근로자에게 보냉제품을 지급하고, 시간당 10~20분 휴식하도록 관리하고 있다. 폭염경보인 경우 옥외작업은 중지하고, 상황에 따라 옥내 일부 작업도 중지하고 있다. 특히 3대 중점관리사항(물·그늘·휴식)을 준수하기 위해 근로자 휴게 공간을 마련하고, 제빙기와 식수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건설업계에 있어 가장 큰 난제는 '무량판 포비아과의 전면전'이다. 특히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가 무량판 구조 민간아파트에 대한 안전진단 추진을 결정하면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8일부터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민간아파트 △2017년 이후 준공 188개 단지 △현재 공사 중 105개 단지 총 293개 단지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국토부에 의하면 현재 시공 단지는 공사비에서 점검 비용을 충당하고, 준공 단지의 경우 시공사가 비용을 부담한다. 점검 이후 결과에 따라 시공사가 설계사에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으며, 부실공사 확인시 '계약해지권'과 같은 공공아파트 입주자 수준 보상 방안을 제시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건설사들은 이런 국토부 입장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권 카르텔 고리가 문제임에도 불구, 마치 무량판 구조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무량판 구조는 이미 오래전부터 인정받았고, 나름 장점이 분명해 당초 정부가 장려하던 건축 방식"이라며 "이번 사태를 빌미로 무량판이 퇴출된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입주민에게 돌아온다"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무량판 포비아가 아닌, 진짜 부실시공 근본 원인을 생각하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