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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유로만 매출 5조 정유업계, 난방비 지원은 뒷걸음

4사 난방비 기부액 360억 그쳐…"승자독식 방식·국민 피눈물로 만들어진 이익" 비판

전대현 기자 | jdh3@newsprime.co.kr | 2023.02.22 17:00:33
[프라임경제] 서민연료로 불리는 등유가격이 크게 오르자 취약계층이 신음하고 있다. 등유는 도시가스 공급이 어려운 도심 낙후지역이나 농어촌 지역에서 난방 목적으로 사용된다. 고물가, 고금리로 인해 생활고에 시달리는 취약계층에겐 난방비 부담도 이중고다. 

이런 와중에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정유사들에 비판의 시선이 쏠린다. 한파에 시달리는 취약계층을 뒤로하고 성과급 잔치를 벌이면서 이익을 독식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특히 정유 4사가 지난해 등유 사업으로만 벌어들인 수익이 5조원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논란의 불길이 커지는 양상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정유 4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등유 매출액은 △에쓰오일 5540억원 △SK에너지 4677억원 △GS칼텍스 4851억원 △현대오일뱅크 2조2102억원이다. 

2·3분기 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정유 4사가 3조8000억원이 넘는 수익을 등유 판매로만 거둔 것이다. 난방 수요가 본격화된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반영한다면 등유 매출은 도합 5조원을 가뿐히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2월 서울의 한 주유소 등유가격이 경유를 넘어섰다. ⓒ 연합뉴스


정유업계 관계자는 "각 정유사마다 기재에 따른 차이가 있어 같은 등유 제품이라도 매출액 차이가 발생한 점이 있다"며 "현대오일뱅크의 등유 매출은 항공유 제품이 포함된 매출로 난방용 등유만으로 2조원대의 수익을 거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정유 4사의 난방용 등유 판매량의 격차는 크지 않아 최소 3조원 안팎의 매출액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정유업계는 난방비 폭등 문제에 대해 국내 가정 난방 연료별 비중에서 액화천연가스(LNG)가 80% 이상을 차지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하지만 등유로만 수조원대 매출을 기록하면서 여론이 악화되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은 성명을 통해 "대형 정유회사가 성과급 잔치 폭죽을 쏘아대고 있지만, 1년 전에 비해 37.7%나 상승한 등유 가격은 국민들에게 폭탄이 돼 돌아왔다"며 "기름보일러를 돌리며 하루하루를 견디는 서민과 취약계층들의 등유 난로는 꺼져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유사들의 성과금은 한파 속에서 벌벌 떨면서 일하고, 한푼 한푼 성실하게 납부한 요금으로 만들어진 국민의 피눈물이다"라며 "승자독식 방식과 국민의 피눈물로 만들어진 이익을 자신들만의 성과급 잔치상에 계속 올린다면 국민적 공분을 살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일부 도심 낙후지역에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고 있다. 사진은 노원구 백사마을. ⓒ 연합뉴스


실제로 지난해 등유가격은 1696.28원까지 기록, 2021년 동기 대비 79% 상승하는 등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2월 셋째 주 주유소 평균 등유 판매가격은 1476.4원으로 지난해 평균 가격인 946.8원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가처분 소득이 적은 취약계층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생활습관 및 평수에 따라 격차가 있지만, 통상 2인 가족이 겨울을 나기 위해서는 한달에 400ℓ이상의 등유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2월 셋째 주 등유 평균가격 기준으로 합산하면 한달에 59만원이 넘는 금액이 난방비로만 지출되는 것이다. 거동이 어려운 고령층들은 배송비까지 별도로 부담해야 돼 취약계층의 난방비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잇단 논란이 불거지자 여론을 의식한 듯 정유사들이 취약계층을 위한 난방비 지원에 나섰다. 그러나 지원 규모도 '여론 달래기'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정유 4사가 올해 취약계층을 위해 기부하기로 한 난방비 규모는 360억원이다. 정유 4사의 취약계층 난방비 지원금액은 △현대오일뱅크 100억원 △에쓰오일 10억원 △SK에너지 150억원 △GS칼텍스 100억원이다.

지난해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총 360억원의 기부금 조성에 그친 것이다. 1000억원의 기금을 조성했던 2008년보다 오히려 후퇴한 규모다. 정유사들이 난방비 지원에 소극적이란 지적을 피해가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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