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발생한 KT(030200) 전국 네트워크 장애 사태로 구현모 대표의 경영 능력에 또 다시 물음표가 붙었다. 특히 이번 사건이 인재(人災)로 확인됨에 따라, 재임시절 아현지사 화재사건을 겪은 황 전 회장과 비교되며 인프라 구축 기업 경영에 대한 자질논란으로 이어진다.
구 대표는 CEO 선출 심사 과정에서 "나는 황창규 키즈가 아니라 30여년간 KT에 몸 담아 온 KT맨"이라고 적극 어필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재임기간 중 수많은 리스크를 낳았던 황 전 회장의 비서실장을 역임했던 이력 때문에 CEO직에 오르기 어려워지자 '손절' 카드를 꺼낸 바 있다.

구현모 대표(좌)는 재임시절 아현지사 화재사건을 겪은 황 전 회장(우)과 비교되며 인프라 구축 기업 경영에 대한 자질논란으로 이어진다. ⓒ 연합뉴스
그러나 그는 취임 당시 이미 황 전 회장과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 혐의로 묶여 있었다. 황 전 회장을 비롯한 KT 고위급 임원들이 회사 돈으로 상품권을 구매하고 되팔아 조성한 현금을 국회의원 99명에게 수백만원씩 불법 정치자금으로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따라서 취임 이전부터 구 대표는 황 전 회장과 함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였다. 다만 수사의 지지부진함으로 '시한부' 상태를 유지하는 상황.
때문에 피의자 신분인 구 대표는 '이사회 사임 요구가 있을 시 수용하는 조건'을 수용하고 CEO에 올랐다. 불안정한 구 대표의 지위가 반복된 대형사고의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현장 업무환경 투자도 아껴…산재 1위
황 전회장과 구 대표는 현장 업무환경 개선에 투자비용을 아껴 직원들의 신체 건강을 빼앗는 점까지도 닮았다.
KT는 전신주에 오르고 전선을 직접 만지는 등 위험한 작업을 하는 현장직원들에 대한 투자를 줄인 탓에 통신3사 중 산재 1위라는 오명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황 전 회장 시절은 '2인1조'라는 근무수칙을 지킬 수 있는 인력 여건을 충족해주지 않아 홀로 현장에 출동하던 직원들의 추락·감전사고가 빈번했고, 심지어 고객으로부터 살해를 당하는 등 직원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목숨을 빼앗겼다.
구 대표 취임 이후에도 부실한 업무환경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지난해 4월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선 KT 전남유선운용센터 소속 직원이 전주에 올라 작업 하던 중 추락해 사망했다. 같은 날 충남 홍성에서도 지하 맨홀 작업 후 지상으로 올라오던 케이블매니저(CM)가 자동차에 치여 의식불명상태에 빠졌다.
노조는 2014년 황 전 회장이 단행한 8304명의 구조조정 이후 인력이 감소했으며 그에 따라 KT 현장노동자들의 업무량이 늘어 현장 안전을 돌볼 여력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홍성에서 일어난 사고도 전혀 다른 직군에서 일하던 직원을 인력부족을 이유로 현장 CM 업무로 갑작스레 전환해 발생한 사고라는 지적을 받는다.
◆임직원 도덕성 결여 DNA
임직원의 부도덕한 범죄도 끊임없다. 올해 4월에는 강국현 KT 커스터머부문장(사장)이 KT스카이라이프 대표 시절 자회사 골프장 회원권을 받은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강 사장은 여전히 커스터머부문장으로 재직 중이다.
올해 3월에는 홍대입구의 한 KT 대리점에 반납한 예전 휴대폰에서 신체 사진이 복구돼, 직원들 사이에서 공유됐다는 한 여성 유튜버의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고객이 초기화하지 않은 휴대폰을 대리점에 반납하자 이를 직원들이 돌려보며 SNS에 유출까지 한 사건이다. 이에 KT 본사는 "대리점 직원의 범죄 행위"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도덕적 책임에 대한 인식이 일반적인 회사들과는 다른 모습이다.
◆본업 '통신'은 불능, ESG·AI로 보여주기식 성과만 쫓아
구 대표의 임기가 이어질수록 KT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더욱 부정적인 쪽으로 기울고 있다. 반면 KT는 올해를 ESG 경영 원년으로 삼고 통신업계 최초로 1200억원의 ESG채권을 발행하는 등 여론과 동떨어진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구 대표의 임기가 이어질수록 KT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더욱 부정적인 쪽으로 기울고 있다. ⓒ 연합뉴스
이외에도 KT는 인공지능(AI)·미디어 콘텐츠 등 신사업을 확대하며 탈통신에 집중했다. KT 전국 네트워크 유무선 망 마비 사태가 일어났던 25일에는 구 대표가 KT의 AI 사업 전략을 소개하며 '모두의 일상이 되는 AI'를 선언했다.
당시 KT는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능동복합기술을 적용한 AI컨택센터(AICC) 서비스 확대 계획을 소개했는데 간담회가 끝난 직후 네트워크 장애가 일어나 비웃음을 샀다.
이 와중에 구 대표는 "KT는 통신과 플랫폼을 통해 충분한 데이터를 갖고 있고 많은 투자를 통해 AI 기술 역량을 굳건히 다져왔다"고 소개했다.
KT는 내년부터 3년간 매년 4000명씩 총 1만2000명을 신규 채용해 소프트웨어 개발과 아이티 설계·보안 업무에 배치할 예정이다.
반면 연달아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현장 및 설비근로자에 대한 처우개선 및 추가 채용 규모 계획은 밝힌바 없다.
특히 KT의 설비투자비(CAPEX)는 구 대표 취임 이후 2조8720억원으로 약 12% 줄었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8641억원이 설비투자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져 올해 총 설비투자비는 2조원이 채 안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외형 성장에만 치중하느라 줄인 설비투자는 올해 4월 유튜버 잇섭 사태로 알려진 '초고속 인터넷 속도 논란'을 낳았다. 제품을 고객에게 속여 팔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소비자 신뢰는 급격히 추락했다.
KT 새노조는 일련의 사태가 KT 경영진의 부실경영 결과라는 성명을 발표하며 개선을 요구했다. 내외의 비판과 직면했지만 KT는 전면적 개선 대신 수익사업을 늘리는 방식으로 돌파를 시도했다.
결국 KT의 경영은 개선된 결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또 다시 사용자 피해를 제공했다. 이번 사건 또한 '시한부 최고경영자가 보여주는 부실경영의 표본'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구 대표가 임기 중 경영 성과로 'ESG와 AI'를 점찍고 준비 안 된 KT를 무리하게 다그치고 있다는 비판은 당연해 보인다. 통신업체가 통신불능을 제공하는 등 사업 근간이 무시된 경영 행보는 애꿎은 사용자들만 늘릴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