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유업계가 2021년 친환경 전략으로 코로나 위기 돌파에 나선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올해 정유업계는 코로나19에다 국제유가 폭락, 정제마진 약세 등 겹악재로 사상 최악의 실적를 냈다.
SK이노베이션(096770)과 GS칼텍스, 에쓰오일(010950),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의 상반기 누적 적자가 5조원을 넘어섰다.
하반기 들어 다소 업황이 개선되며 적자폭을 줄이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이 이어지고 있어 연내 실적 부진을 털고 크게 반등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내년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성행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유 4사는 전기차 배터리(2차전지)나 석유화학, 주유소 서비스 영역 확대 등 비정유 부문으로 사업 영역 비중을 넓히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 전 세계적 친환경 열풍이 거세질 전망에 체질 변화도 꾀하고 있는 모습이다. 애당초 석유를 기반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업종이다보니 친환경에 취약하다는 게 단점이었으나, 세계적 흐름에 맞춰 전략을 바꾸고 동시에 새로운 먹거리도 창출하겠다는 복안이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기존 사업이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줄이고 친환경 사업을 개발해 부정적 영향을 0으로 만든다는 '그린밸런스 2030'을 전사적으로 추진 중이다. 회사 비전인 그린 밸런스 2030 실행을 강화하기 위해 '사회적 가치' 담당 조직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전략실'로 확대하는 등 ESG 전담 부처를 확대 개편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김준 사장이 혁신과 실행력을 인정받아 SK그룹과 회사가 친환경 기업으로 변화하는 데 막중한 책임을 맡게 됐다"며 "친환경 전환 실천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의 석유사업 자회사 SK에너지는 석유 중심의 사업 구조를 친환경·플랫폼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올해 6월 SK에너지는 세차와 주차 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들과 제휴해 차량 관리 통합 플랫폼 '머핀' 서비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회사는 이 플랫폼을 통해 SK에너지 주유소 이용 고객에게 주유 서비스 플랫폼을 제공하고, 세차와 주차, 정비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윤활유 사업 자회사 SK루브리컨츠가 친환경 용기로 올해 9월 출시한 'ZIC ZERO'와 'ZIC World Series'. ⓒ SK루브리컨츠
GS칼텍스 역시 천연 원료를 활용한 친환경 제품 판매 확대로 ESG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은 "천연 물질을 활용한 제품은 자원 선순환을 통한 친환경 소비를 독려한다는 측면에서 지속가능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며 "친환경 제품을 통한 사회적 책임이행과 동시에 경제적 가치 창출에 나설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10월에는 주유소를 활용한 신사업인 '에너지플러스 허브'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주유소를 기름만 넣는 장소가 아닌, 복합 공간으로 변신시키겠다는 포부다.
에너지플러스 허브는 기존 주유소에 전기차와 수소차 충전은 물론 △마이크로 모빌리티 △물류 △F&B 등이 접목된 새로운 형태의 에너지 충전 공간이다.
GS칼텍스는 에너지플러스 허브를 지역 상생 플랫폼으로 만들 전략이다. 뛰어난 입지와 상권에 자리한 도심형 주유소를 복합시설로 개발, 석유제품 판매는 물론 부동산으로서의 상업적 가치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에쓰오일도 '최고의 경쟁력과 창의성을 갖춘 친환경 에너지 화학 기업'을 회사가 2030년까지 추구해야 할 미래상으로 정하고, ESG 경영과 석유화학 사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그간 장기 성장전략으로 추진해온 석유화학 사업은 '샤힌 프로젝트' 등 신규 프로젝트 투자를 지속해 현재 12%인 생산물량을 25% 수준으로 2배 이상 확장할 계획이다.
아울러 정유·석유화학·윤활 사업 등 기존 사업에서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수소·연료전지·리사이클링 등 신사업 분야에도 진출해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하겠다는 방향성도 제시했다.
후세인 알 카타니 에쓰오일 CEO는 "신사업 분야에서도 전략적 검토를 지속하면서 성장 기회를 모색해 비전 2030을 반드시 달성하겠다"며 "회사의 가장 핵심 자산인 모든 임직원은 경영환경 변화에 창의적으로 대응하고, '원팀(one-team)' 정신으로 역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에쓰오일의 복합형 주유소 전경. ⓒ 에쓰오일
이에 더해 에쓰오일은 주유소 복합화 추세에 맞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4개의 주유소·충전소를 약 3000평 규모의 초대형 에너지스테이션으로 리모델링하고 대형편의점과 자동 세차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카페테리아 공간 등을 선보였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9월 오는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줄여 지난해 대비 약 70% 수준으로 억제한다는 '탄소 중립 그린 성장'을 선언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678만톤이었던 탄소 배출량을 2050년 499만톤으로 감축할 예정이다.
또한 현대오일뱅크는 정유 사업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에너지·화학기업으로 변신하기 위해 석유·화학 투자를 늘리고 있으며, 최근엔 전국 자사 주유소에서 경험할 수 있는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전략도 제시했다.
주유소를 거점으로 세차 뿐만 아니라 차량 점검까지 대행하는 비대면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공간대여나 택배 배송 등도 한 곳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장소로 만들겠다는 그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