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2020년 정유 업계는 역대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갑작스레 찾아온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석유 수요가 감소하고 국제유가가 요동친 탓이다. 이로 인해 국내외 정유사들은 대규모 적자를 내며 급격한 경영 악화에 빠져들었다.
다가올 2021년에도 코로나19가 잠잠해질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세계 각국 정부는 친환경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위기에 빠지며 큰 타격을 입은 정유업계는 실적 회복과 함께 정부의 탈 석유를 향한 움직임에 맞춘 새로운 먹거리 모색도 불가피하다.
이처럼 정유업계를 둘러싼 열악한 상황들 탓에 국내외 정유사들은 크고 작은 논란에 고충을 겪고 있다. 올 한 해 정유사들의 발자취를 정리해봤다.

충남 서산에 위치한 현대오일뱅크 공장 전경. ⓒ 현대오일뱅크
◆ 현대오일뱅크, 요동치는 유가에 매출도 '뚝'
정유 사업을 영위하는 현대오일뱅크에 있어 2020년은 유난히 고단했던 해다. 정유 사업의 원재료인 원유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유가 변동이 사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데 코로나19로 불안요인이 지속되면서 그 여파가 고스란히 실적에 반영됐다.
특히 현대오일뱅크는 정유 사업 부문이 전체 매출 90%에 달해 층격이 컸다. 올해 3분기까지 정유 사업 매출은 9조260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9조462억원)에 비해 51.3% 곤두박질쳤다. 자동차 연료인 휘발유나 산업용 및 일반·차량용 연료인 등유, 경유를 포함해 산업체 연료인 중유 등 제품이 대상이다.
이러다보니 3분기까지 연결 누적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15조7647억원)보다 34.7% 하락한 10조2960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 영업이익(4130억원)은 올해 영업손실 5147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부채비율은 166.55%에 달한다.
석유 제품 수요가 낮다보니 종속기업 성적표도 부진했다. 수익 창출원이었던 현대오일뱅크싱가포르는 매출 3조944억원을 보이며 작년(7조9323억원)보다 절반 넘게 꺾였고, 현대오일뱅크상하이와 현대오일터미널, 현대오씨아이 등도 각각 12.2%, 21%, 34.3% 매출 하락세를 기록했다. 롯데케미칼과 합작법인이자 현대오일뱅크가 60% 지분을 가진 현대케미칼 역시 매출 2조1228억원을 기록해 작년보다 42% 급감했다.
일각에선 4분기 들어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보임에 따라 실적 회복을 기대하는 반응도 나오지만, 코로나로 위축된 석유제품 수요가 회복할 조짐을 보이지 않는 탓에 업계는 대체로 코로나19 이전 실적으로 온전히 회귀하기엔 아직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더욱이 국제유가 상승에도 수익 지표인 정제마진이 여전히 손익분기점을 하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달 넷째 주 정제마진은 손익분기점을 한참 밑도는 평균 1.3달러로, 업계는 코로나 백신 접종이 본격 활성화하는 내년 하반기는 돼야 정제마진이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기준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50.97달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