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삼성그룹 불법합병 및 회계부정 사건'이 드디어 수사 페이지를 접고, 재판 영역으로 넘어간다. 1일, 검찰은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과 전·현직 일부 경영진에 대해 불구속 기소를 결정했다. 검찰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처리가 이 부회장에게 유리하게(경영권 승계·지배력 강화를 위해) 진행됐다는 혐의 하에, 수사를 진행한 바 있다.
◆기소심의위원회 결국 거스르는 검찰, JY 국정농단 파기환송 활용?
일부에서 '삼성바이오 사건' 등으로 이 부분을 떼어 부르는 것은 이미 특검팀에 의해 기소된 바 있는 '국정농단 사건'에서의 '삼성 승계 관련 뇌물 문제'와 구분하기 쉽게 하기 위한 것이다.
다만 승계 문제에서 일련 선상에 있다는 시각이 강하다. 그래서 특검이 박근혜 전 대통령 및 최서원씨 문제와 삼성 측 뇌물 문제 및 삼성 승계 관련성을 다루는 동안에도 검찰이 이 바이오로직스 부분 기소를 지체하면서 세간에서는 관심이 집중됐었다.
결국 검찰은 삼성그룹에서 계획된 승계계획안 '프로젝트-G'에 따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추진됐고, 합병 과정에서 중요 정보 은폐, 거짓정보 유포 등 각종 불법행위가 있었다는 애초의 시각, 그리고 이 점에서 결국 최상층부의 개입과 승인(묵인)이 있었다는 기존의 수사 논리를 그대로 관철하는 기소 결론을 냈다.
주요 명망가 등으로 구성된 기소심의위원회가 기소하지 말 것을 권유했지만, 검찰이 이를 거스르기로 결론지은 점은 대단히 관심을 불러모은다. 검찰이 장고 끝에 여러 자료와 논리를 검토해 이 같은 결론을 도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기소심의위 설치 이후 이쪽 판단을 거스르는 무리수를 굳이 검찰이 두지 않았던 관례를 스스로 깼다는 점은 분명한 것.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심 판결 후 구치소에서 나오는 모습. 그러나 그는 해당 사건 파기환송심 및 바이오로직스 문제의 이번 기소로 어려운 구도에 다시금 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연합뉴스
독일에서 발전한 이른바 '책상머리 정범' 처벌 논리 등에서도 실체적 진실 규명과 책임 소재 규명은 이미 확립된 바 있는데, 다만 기소심의위 등 다양한 논리를 등에 지고 법정 공방을 벌일 정도의 자신감과 그에 걸맞은 결과 도출이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앞서 언급한 바 있는 또다른 삼성 관련 사건, 즉 JY의 국정농단 관련 사안은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돼 지금도 진행 국면이다. 파기환송의 주요 논리를 특히 재야 법조계는 해당 사건 파기환송의 이유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작업은 있었다"는 점, 그리고 뇌물 액수의 인정 범위 문제 각도에서 바라본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이 기소심의위 권고를 받아들이기 보다는, 전체적인 구도에서의 인지와 인지 가능성, 지휘 문제를 규명하겠다는 기존 논리를 강행하는 쪽으로 결론내는 것은 오히려 자연스럽다는 풀이가 나온다.
◆이성윤 치받는 와중에 고립무원 윤석열의 OK, 왜?
물론 법조 내부나 학계에서도 '왜 굳이 지금' 파기환송의 활용으로 검찰이 대동단결했는지를 의아해하기도 한다.
검찰은 주지하다시피, 지금 추미애 법무부 장관 부임 이래 윤석열 검찰총장 길들이기 논란이 본격화돼 있는 내전 상황이다.

주식매수청구 기간 전후 모직-물산 주가 변동 그래프. 결국 모든 방향성을 이재용 승계 유용성으로 치닫고, 이를 JY도 알고 있었을 것으로 검찰은 본다. 그러나 책상머리 정범 유죄를 규명하는 것이 과연 가능하겠느냐를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 일단 기소심의위원회부터 회의적 의견을 낸 바 있기 때문이다. ⓒ 검찰
단순히 이 사건을 서울중앙검찰청이 수사, 지휘하는 중요 사건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물론 기존에는 윤 총장 지휘 하에서 삼성을 후벼파는 각종 수사가 강행돼 온 것이 맞다. 그러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현재 지휘권을 장악하고 있는 구도에서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사건을 오롯하게 '윤석열 검찰의 작품 내지 의중의 결과물'로 보는 건 어렵다.
앞서 어느 시점까지는 그것이 유효했지만 지난 번 삼성 측 반발로 기소심의위 판단을 받아보기로 한 상황 무렵에는 확고히 '이성윤 중앙지검'의 논리가 잣작용하고 있었다는 해석이다.
당시에도 이 지검장은 이 사건의 '삼성 측 변호인 대 검찰 기소심의위 설득작전' 무렵에도 기소 강행을 주문하는 입장이었고 윤 총장도 이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이번 기소 결론에서도 '서로 불편한 사이' 혹은 '대척점에 선' 이 지검장과 윤 총장은 의견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 내부에서는 거악 척결 차원에서 의견을 모은 것으로 보는 기류도 없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나 이는 순진한 논리로 크게 찬동을 모으지 못하는 스토리다. JY의 문제와 삼성의 일처리가 구태라면 모를까 그 정도의 강행을 불러올 거악이냐는 점에서부터 일단 회의적 시각이 존재한다.
법무부나 이를 대변하는 측인 이 지검장으로서는 기소심의위 결론을 이유로 이 수사를 오래 끌어온 윤 총장 측 논리 부실을 부각하는 중간 결론을 어물쩍 몰아가는 것으로도 소정의 이점을 누릴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결국 사소하게 윤 총장 측 인사들의 위신 깎아내리기 보다는 윤 총장 직계의 강력한 수사를 활용해 재벌 길들이기로 얻을 게 더 많다는 결론에 도달한 게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이 부각되는 이유다. 앞서 설명한 대법원의 파기환송으로 지금 결국 다시 재판이 진행되는 국면을 활용하기 좋은 점도 이런 결단을 부추긴 게 아니냐는 추정도 덧붙여지고 있다.
남의 칼(윤)을 빌려 원하는 바(재벌 개혁 여기서는 특히 삼성 및 이재용 부회장)를 치도록 매듭지어진 게 아니냐는 것이다. 여러모로 흥미로운 초강수가 얽힌 결론이다. 결국 수사와 경제의 판단 문제, 검찰 내부의 힘겨루기가 긴 수사 공전 끝에 매듭지어진 만큼, 법정 공방에서 이 과정의 다양한 논리와 증명 방법을 다퉈볼 일이다. 다만 여러 측면에서 결국 사람의 이야기라는 점을 부수적으로 깔고 관전해야 한다는 지적은 이런 점에서 여전히 유효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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