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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비리백화점 농협’ 개혁 성공할까

 

이연춘 기자 | lyc@newsprime.co.kr | 2008.01.21 10:07:22

[프라임경제]농협중앙회는 규모 면에선 '공룡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농민들을 대변하지 못한다는 지탄도 받았다. 끊이지 않은 임직원의 비리 사건에다 방만한 조직관리, 문어발식 사업 확장 등은 고질적인 지적 대상이었다.  

   
   
그동안 농협은 ‘금융기관이 아닌 생산자 단체’라는 특혜 아닌 특혜로 감시 감독을 받지 않는 주된 이유로 작용했다. 주무부처인 농림부마저 ‘통제 불가’라며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기도 했다. 

지난해 농협의 경영공시 자료에 따르면, 농협 총자산은 2001년 149조원에서 지난해 229조원으로 무려 5년 여만에 80조원이 늘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3,800억원에서 1조500억원으로 엄청나게 불었다. 표면적인 수치지만, 농협의 이런 급성장을 달리 보자면 ‘돈 되는 금융 사업에만 치중하면서 농협의 주인인 농민들을 뒷전에 둔 게 아니냐’는 식으로 해석된다.

특히 총매출액에서 영업비용을 뺀 매출액이익을 사업부문별로 따져보면, 신용업무 비중이 2001년 75.7%에서 지난해 85.6%까지 확대됐다.

여기에 공제 분야와 상호금융을 포함하면 약 90%가 사실상 은행 업무다. 농민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농업ㆍ축산 분야 이익은 10%에 불과하다. 

이 같은 '방만 경영'은 그동안 조합원인 농민과의 끊임없는 마찰을 야기시킨 근본적인 요인이었다. 농협에 대한 농민들의 불평은 극에 달하고 있다. 농협이 지나치게 금융 사업에만 주력해온 바람에 농협 본연의 임무인 농업 진흥과 지원에는 인색할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다. 

현재 농협은 중앙회와 전국 조합을 합해 5,000여개 지점, 6만5,000여명의 직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자산은 무려 230여조원 규모다. 이 큰 덩치에서 나오는 막강한 권한과 영향력은 국내 굴지의 여타 재벌그룹과 견줄 때 절대 뒤지지 않는다.

농협 회장에겐 ‘무소불위’의 권력이 주어졌다. 그야말로 ‘황제’와 다름없을 정도로 폭넓은 권한을 행사했다. 지난해 정대근 전 농협 회장이 구속된 일을 계기로 농협의 건전하지 못한 운영상 관행이 만천하에 드러났고, 기업 도덕성은 땅에 떨어졌다. 1988년 직선제 도입 이후 선출된 농협의 역대 회장들이 모두 비리 사건에 연루돼 사법처리 된 기록은 농협 조직의 문제점을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농협의 전반적인 내부 구조조정과 감시시스템 강화 요구가 빗발친다. 이런 가운데 이번에 선출된 최원병 신임 회장의 향후 경영 행보가 주목된다. 최 회장은 이명박 당선자와 같은 경북 포항 동지상고 출신이다. 이런 점 때문에 농협 개혁의 선봉자가 될 것이란 예상과 개혁 외풍을 막는 병풍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엇갈리게 나온다.

최 회장은 농협의 정체성에 위배되는 사업과 조직은 통폐합하겠다는 등의 개혁 공약을 내걸었던 만큼 조합원들의 기대가 크다. 농협은 부패한 공룡 조직이란 오명을 벗고 ‘농심(農心)’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는 조직으로 거듭나야 할 때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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