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논어에 '구미달(丘未達), 불감상(不敢賞)'이라는 기록이 있다. 병이 난 공자를 위해 정치가인 계강자가 약을 보냈다. 공자는 고마움을 표하고 약을 받았다. 하지만 "(공자는) 약효를 모르니 감히 먹을 수가 없다"며 사실상 사양했다. 임금을 무시할 정도로 세력이 막강해 예법을 어기는 행동을 일삼았다고 해 공자가 멀리했다는 인물이다.
여러모로 생각할 수 있지만 약이라고 해서 무조건 쓸 일이 아니다. 또 보기에 따라선 보낸 뜻은 고맙지만 받기만 하고 안 쓰는 게 나은 약도 있을 수 있다.
최근 어려움에 처한 팬택의 상황을 보면서 당국이 지난 번 택한 이동통신사 영업정지 결정의 파장을 생각해봤다. 주지하다시피, 이통사들의 '이전투구'식 영업경쟁을 엄중히 규제할 필요를 느낀 당국에서는 이통3사에 대한 영업정지 결정을 단행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의 영업정지 조치는 이통사 제재효과가 미미하고, 영세유통업자들이 큰 피해를 본다는 우려가 당시에도 충분히 높았다. 단말기(휴대전화)제조사들이 입을 파급효과도 지적된 바 있다. 상대적으로 경영 조건이 좋지 않았던 팬택이 고생하고 있는 게 좋은 예다.
팬택은 지난해 10월 두번째 워크아웃(기업회생절차)의 수렁에 빠졌다. 하지만 내부 인원감축을 진행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고 올 1, 2월에는 연속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2분기에는 해외시장에 상당한 수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같은 뼈를 깎는 노력도 결국 이통사들의 영업정지 여파로 빛이 바래졌다. 일각에서 이번 팬택 상황에 이통사들이 일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비판을 가하는 것, 또 채권단이 이통사들에게 팬택 회생에 나서야 한다고 요청하는 원인이 바로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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