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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형건축물 환경영향평가 앞두고 ‘비리’ 걱정되는 이유

 

이보배 기자 | lbb@newsprime.co.kr | 2011.11.23 15:47:03

[프라임경제] 최근 정부가 환경영향평가에 힘을 싣고 있다. 고속도로를 내거나 철도공사, 관광지나 골프장 건설을 앞두고 실시했던 환경영향평가 대상을 대형 건축물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환경영향평가법 시행령 개정안을 내놓은 것.

해당 시행령 개정안은 이달 말 입법예고 후 국무회의를 통과하면 내년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이번 환경영향평가법 시행령 개정안을 두고 적지 않은 잡음이 예상된다.

환경부에 따르면 환경영향평가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앞으로 연면적 20만㎡ 이상의 단일건축물 등 대규모 관공서와 주상복합 건물도 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한다. 단, 아파트는 제외된다.

당초 이 같은 내용이 전해졌을 때 처음 시선이 쏠린 곳은 당연히 건설업계다. 가뜩이나 침체된 건설업계에 대한 규제가 또 하나 늘어난 것으로 반발이 예상됐던 것.

하지만 예상 밖으로 건설업계는 오히려 조용했다. 아직 이 같은 내용을 알지 못하는 건설사가 대부분이었다. 국회에 입법예고도 되지 않은 상태의 시행령 개정안이기 때문일까. 건설업계의 잠잠한 분위기가 당혹스러웠다.

여러 건설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취재 해본 결과, 건설업계는 오히려 다른 걱정을 내비쳤다. 규제가 심해질수록 비리가 늘어날 수 있음을 시사한 것.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에 따르면 지금까지 환경영향평가는 큰 개발사업 위주로 진행됐고, 아직도 형식적인 수준의 평가가 많다. 사업의 진행에 있어 환경영향평가가 영향을 미치거나 걸림돌이 된 적이 없다는 설명이다.

해당 관계자는 “정확한 기준 없이 평가대상 규모만 확대한다면 지금처럼 형식적인 평가가 이뤄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환경영향평가 대행 기업에게 일감만 몰아주는 형국이 될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그 과정에서 각종 비리가 생겨날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실제 환경영향평가는 환경영항평가 대행사를 통해 시행되고 있다. 평가 능력이 있는 사업자라면 직접 평가서를 작성해도 무방하지만 대형 관공서가 아니고서야 대부분 대행사를 통하게 된다.

사업 규모에 따라 환경영향평가에 드는 비용은 상이하지만 억원대를 오가고 기본 3억원 정도가 든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이런 상황에서 평가 대상만 늘린 채 현행 수준의 환경영향평가가 이뤄진다면 대행사 배만 불리게 될 것이고, 비용부담이 큰 환경영향평가를 한 번에 끝내기 위한 각종 비리가 판칠 가능성이 크다는 게 해당 관계자의 주장이다.

대한건설협회의 입장도 다르지 않았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환경영향평가에 있어 비용이 추가되고 절차가 추가되면 건설업계 입장에서는 규제가 될 수 있다. 환경파괴를 막기 위한 순수한 취지라면 비용이 수반되더라도 이를 따라야 마땅하지만 제대로 된 실행 계획이나 시행령의 내용이 정확하지 않으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건설업의 경우 규제가 많아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시행을 해봐야 알겠지만 현행 환경영향평가 수준에서 평가가 진행된다면 사업이 중간에 멈춰지는 것을 막기 위한 각종 비리가 생겨날 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건설사도 모르고 있던 환경영향평가법 시행령 개정안. 오는 25일 코엑스에서 ‘건축물 환경영향평가 도입방안 정책토론회’가 진행된다고 하니, 한 줄짜리 개정안보다 실효성 있는 건축물 환경영향평가 적정규모 및 수행방법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이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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