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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종로에서 뺨 맞은 애플, 왜 삼성전자에...

 

나원재 기자 | nwj@newsprime.co.kr | 2011.04.21 17:41:13

[프라임경제] 애플이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 가서 분풀이 했나? 현지시간으로 지난 15일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자사 지적 재산권을 침해했다는 내용의 제소 사실을 보니 딱 이러한 모양새다. 굳이 영문 속담을 빌린다면 ‘Go home and kick the dog.’ 쯤으로 풀어쓰겠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애플이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 4G’, ‘에픽4G’, ‘넥서스S’ 및 태블릿PC ‘갤럭시탭’에 대해 지적 재산권을 침해한 혐의로 제소했다고 지난 18일 보도했다.

현재까지 나온 얘기를 간략히 정리해보면 애플 대변인은 “최근 삼성 제품의 UI에서부터 패키징까지 아이폰, 아이패드와 비슷한 게 우연은 아니다”며 “삼성이 스마트폰, 태블릿 시장에서 자신만의 기술과 독특한 스타일을 내놓기보다 애플의 모든 것을 베끼는 것을 선택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맞소송을 준비하며 발 빠른 대응을 벌일 방침이다.

시작은 이렇지만 속을 들여다보는 세간의 시선은 나름 분석적이며 객관적이었다. 애플이 현재 처한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생긴 것이다.

애플은 지난해 삼성전자에서 두 번째로 많은 부품을 구매하는 등 여태껏 최대 고객사 중 하나로 꼽혀왔다. 올해는 약 8조6000억원 가량의 부품을 사들일 것이란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를 역으로 살펴보면 애플에게 삼성전자는 중요한 협력사지만 그만큼 중요한 경쟁사로 바라볼 수 있다.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3위 애플의 자리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데 따른 견제가 아니냐는 시선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보다 넓게 살펴보면 애플이 삼성전자와의 거래선을 변경하려는 의도를 배제할 수 없다는 시선도 있고, 안드로이드폰에 대한 견제를 대표격인 삼성전자에 투영했다고 풀이할 수도 있다.

애플의 명확한 의도가 더욱 궁금해지는 부분이지만 짚어야 할 부분도 있다. 우선순위를 따진다면 애플은 이미 유사한 내용으로 노키아, HTC, 모토로라 등과 법적 소송을 벌이고 있는 터라 상황에 따라 이번 애플-삼성전자 소송은 의외로 해답이 쉽게 나올 수도 있는 분위기다.

하지만 한 가지 명확한 것은 결과에 따라 어느 한 쪽은 대내외적으로 이미지 하락 등 커다란 아픔을 내 것으로 가져올 수밖에 없다는 것.

   
 
결론을 지켜봐야 하고, 억지스러울 수 있지만 종로에서 뺨 맞은 애플이 한강서 삼성전자에 화풀이를 하는 듯 보이는 이유다.

해외 유력지 등이 애플의 이번 행동에 대해 ‘도박’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간 삼성전자를 향해 독설을 퍼부어왔고, 이번 소송까지 제기한 스티브 잡스와 “튀어나오는 못을 때리려는 원리”라고 말한 이건희 회장.

스티브 잡스의 도박 아닌 도박이 튀어나오는 못을 얼마만큼 때릴지 지켜봐야겠지만 화풀이 대상을 잘못 짚었다는 생각은 쉽게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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