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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석유가격TF ‘성급한 마무리’ 너무 아쉽다

 

전훈식 기자 | chs@newsprime.co.kr | 2011.04.07 09:55:52

[프라임경제] 정유사의 ‘유가할인 결정’이라는 화해의 제스처를 정부가 ‘담합 없음’으로 받아들임으로 치열했던 석유가격 전쟁은 일단락됐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고유가로 인해 정부의 공격에도 꿈쩍하지 않던 정유사는 정부의 ‘원적지 관리 담합’ 카드에 결국 두 손을 들었다.

거대한 꿈을 가지고 출발했지만 아무런 성과가 나오지 않던 석유가격TF는 조사결과를 세차례나 미뤄 오다가 정유사들의 항복을 받은 지난 6일 갑작스런 발표를 진행했다.

이번 석유가격의 이슈는 ‘석유가격의 비대칭성’이다. 조사 초기 당시, 지식경제부 최중경 장관은 “내가 회계사 출신”이라며 “직접 기름값 원가 계산을 해보겠다”고 엄포를 놓으며 정유사를 압박 수위를 높였다.

하지만 6일 정부는 “석유가격의 비대칭성은 있었지만 정유사의 담합이라는 결정적인 증거는 없다”며 “사실 비대칭성은 생산자와 소비자의 형태변화로 복잡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해석불가능한 말로 마무리 지었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관계자 및 전문 회계사 등으로 꾸려진 석유가격 TF팀이 과연 이러한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으며 굳이 세 차례나 연기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 석유가격 비대칭성에 대해서는 그 전부터 전문가들이 ‘정유사 과점과 가격 비대칭성은 무관하다’고 지적했음에도 이를 수정하겠다고 호언장담한 정부는 오히려 정유사들에게 ‘면죄부’를 지급한 꼴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잔디밭에 있는 잡초를 보고 잡초가 아닌 것 같다고 혹은 시들었다고, 또 잡초 존재는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이를 뿌리채 뽑지 않는다면 오히려 인근 잔디는 시들어 죽어버리게 된다.

이번 발표로 이르면 5월에 공식 발표될 공정위의 ‘원적지 관리’ 담합 결과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아무리 이번 TF와 공정위 조사는 무관하다고 논하고 있지만 ‘담합이 있다는 것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한 지식경제부 최중경 장관 발언을 무시한 결과를 내놓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정유사의 유가인하 결정에 대해 “고유가로 인한 국민들의 부담을 나눠지겠다는 가격인하 결정을 높이 평가한다”라며 극찬을 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담합이라는 것이 확인하지 못했다고, 이런 현상은 이상하지만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조금 더 그 내부를 살펴보지 못한 채, 어영부영 넘어가려 한다면 피해를 입은 서민들은 정부와 정유사 간 담합을 의심할 여지밖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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