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 2005년 4월, 20대 인기연예인 김 모씨는 음주운전과 뺑소니사건으로 사법과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김씨는 기사회견에서 “술을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는 망언(妄言)을 남겼다. 이 표현은 앞뒤가 맞지 않고 설득력도 전혀 없어 당시 각종 패러디를 낳았다. 이후 이 연예인은 5년간 방송에서 얼굴을 볼 수 없었다.
볼보의 뉴C30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가 선택한 ‘가장 안전한 2011년형 모델’로 S80, XC60, XC90 등과 함께 선정됐다. 볼보코리아 김철호 대표는 “차량 크기에 상관없이 모든 모델에 볼보의 안전철학이 반영됨을 입증하게 된 계기”라며 볼보 안전성에 대한 자부심을 한껏 드러냈다.
하지만 바로 그 다음 날 어처구니없는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에서 인정받은 볼보 4개 모델 중 2종 차량에서 23일 결함이 발견된 것이다. XC60은 충돌사고 발생시 앞좌석 고정 불량 현상이 나타났고 S80모델은 주행 중 시동이 꺼질 가능성이 있는 문제가 발견됐다.
볼보코리아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많은 모델이 리콜된 것으로 보도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몇 안 되는 모델에서 자잘한 결함이 자주 나타나는 것일뿐이고, 소수의 모델에 있어서 결함이 발생하지만 그것들을 제외하면 볼보는 안전하다”며 “이러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답했다.
통화 후 ‘자잘한 결함’이라는 말마디가 계속 남았다. 볼보 관계자에겐 ‘자잘한 결함’일 수 있겠지만 급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앞좌석이 불안정하게 움직인다거나 시속 100km 이상 속도로 고속도로를 주행하는 중 시동이 꺼지는 일은 운전자에게 결코 자잘한 일이 아니다.
5년 전 연예인 김씨가 했던 ‘술을 마시고 운전을 했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는 답변과 별반 다를 바 없어 보였다.
한국을 방문한 볼보 해외사업담당 렉스 케서마크스 사장이 기자간담회에서 “회사의 주인은 누가 되든 상관없고, 회사의 고유 가치인 안전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볼보’의 가장 큰 자산은 ‘안전 이미지’다. 하지만 볼보는 ‘중국으로의 매각’ 문제를 꽤나 의식하는 것 같다. 렉스 케서마커스 사장도 ‘안전 우선주의’를 부쩍 강조하고 있다. 중국자본에 매각됐을지라도 명차로써의 자존심은 지키겠다는 의지 표현으로 보인다.
이런 때 이번 안전문제가 불거졌으니 볼보로서는 당혹스럽기 그지없었을 것이고, 기자도 이런 입장을 십분 이해한다. 하지만 ‘안전’이란 이미지는 ‘믿음’, ‘신뢰’와 맥이 늘 닿아 있다. 때문에 다른 누구도 아닌 천하의 볼보라면, 자사의 부족함을 솔직 담백하게 인정하고 보안책을 충실히 마련하는 것이 볼보다운 자세다. 또 차량에 문제가 반복해서 발생했을 때 관련 모델 전체에 대해 정밀한 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볼보다운 행동이다.
‘군자욕눌어언 이민어행(子欲訥於言, 而敏於行)’라고 했다. 말을 아끼고 무겁게 하는 것은 단지 겸손 때문이 아니고 자기 말에 책임을 지기 위함이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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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렇지도 않게 허풍을 떨고 거짓을 일삼는 삼류 비즈니스 세계에 볼보가 물들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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