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1970년대 후반에 서울시장을 지낸 구자춘 전 시장은 많은 업적을 남긴 시장인 동시에 엄격하게 직원들을 구박한 인물로도 회자되고 있다.
구 전 시장은 서울시경 국장 출신으로, 특히 도로와 교량에 관한 한 전무후무한 업적을 남겼다. 구 전 시장은 선진국을 둘러보고 우리나라도 전자 감응으로 신호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역설하는 선견지명의 소유자이기도 했다. 구 전 시장의 제안으로 시는 서둘러 77년도 예산에 이 사업을 반영했다(그때만 해도 서울시의 교통 신호등은 미국에서 수입한 기계식이었다).
구 전 시장은 그런 스마트한 인사인 동시에, 시민들이 연탄 파동으로 시달리는 데 주목, 연탄 수급 대책을 세우는 등 따뜻한 시정을 펼치기도 했다.
하지만 구 전 시장에게는 깊은 고민이 있었다. 당시 서울시 공복들의 수준은 구 전 시장의 웅대한 꿈을 실현시키는 데에는 상당히 못 미치는 것이었던 모양이다.
구 전 시장은 군 출신으로(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5·16에 참여) 서울시경 국장을 역임하는 등 군경 경력인 그가 보기에는 서울시 직원들이란, 무능하고 무사안일주의인 데다 겉모습마저 '나사빠진' 못마땅한 인사들이었던 모양이다.
구 전 시장은 단발령을 내리는 등 겉모습부터 깔끔하고 단정하게 일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1974년 10월 14일 동아일보는 구 전 시장이 연탄의 시외 반출을 막기 위해 시 외곽에 설치한 검문소들을 몸소 들르며 독려한 사연을 전하기도 했다. 그런데 동아일보 보도 내용이 재미있다. "내가 직접 검문소 가 보니 직원이 아무도 없더라. 이렇게 해 놓고 문제 생기면 윗사람이나 물고 늘어진다. 이러니 복마전이니 하는 소리를 듣는 것"라고 직원들의 무책임한 일처리에 화를 냈다는 것이다.
구 전 시장이 부하직원들 때문에 상당히 실망스럽고 답답했음을 드러낸 일화들이라 하겠다.
이런 상황이 2010년 10월에도 되풀이되고 있다.
오세훈 시장과 서울시청은 때아닌 배춧값 파동을 진화하고자 시민들에게 염가 배추 판매를 하는 등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그런 민생 정책 챙기기 와중에 서울시 산하 모 문화원에서는 자체 근무 아나운서를 뽑는 상황에 술자리 면접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심지어 이를 진행한 면접관은 자기 친구를 불러다 짝을 맞춰 술을 마시게 한 것으로까지 알려져 실망감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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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시장도 "구 전 시장처럼 단발령이라도 내려야 하려나?" 고민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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