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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GM대우와 로크미디어 리콜 뒷얘기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09.12.08 11:38:44

[프라임경제] 지난 주말 흥미로운 소식 두 가지를 접했다.

하나는 장르문학(추리나 판타지, 무협 등의 영역. 순문학보다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음) 출판사 로크미디어가 몇 종류의 책에서 '표지 디자인 도용 논란'에 휘말렸다는 것이고, 하나는 자동차업체 GM대우가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리콜에 들어간다는 이야기였다.

로크미디어 건은 장르문학 애호가 사이에서 주로 온라인을 중심으로 논의되다 회사측이 디자인전문업체에 의뢰하는 과정에서의 실수여부를 빠른 시간 내에 규명, 수습하겠다는 공지를 5일 발빠르게 올리면서 어느 정도 수그러들었다. 하지만 GM대우 리콜 건은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된 이후에도 여전히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는 두 기업이 문화계나 산업계에서 가진 비중이나 매출 규모 등 영향력의 차이가 상당 부분 작용한 것이겠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즉 일이 틀어지는 경우의 유사사례 여부(반복) 문제, 그리고 그 문제를 매조짐하는 태도 등 여러 문제가 결합돼 이미지를 형성하는 것이라는 게 기자이기 이전에 소비자로서 갖게 되는 판단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우선 로크미디어는 규모가 작고 역사가 일천하기는 하지만 사회운동을 하던 CEO가 뜻한 바 있어 차린 회사로, 상대적으로 천대받아온 장르문학을 양지로 끌어내는 데 매진해 온 기업이라는 평을 얻고 있다. 아울러 적은 수익에도 불구하고 역량있는 작가군을 육성하기 위해 '노블레스 클럽'이라는 고급화 운동을 하는 등 실험적 태도로 주목받는 역량있는 업체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번 도용 논란에 리콜 등 여러 책임은 응당 져야겠지만, 이와는 별개로 영세기업으로서 디자인 문제 등에 크게 힘을 기울이거나 주의를 하기 어려운 구조 등에 대한 동정표가 뒤따르고 있다. 아울러, 한층 성숙한 노하우를 쌓을 것이라는 기대감 역시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GM대우는 이미 대우그룹 시절부터 차를 만들어 온 역사나 엄청난 고용 유발 효과에도 불구하고, 라세티 프리미어에 대한 소비자 불만 문제, 마티즈 리콜 단행 등으로 인해 상당한 이미지 타격을 입은 바 있다. 비단 미국 GM본사가 힘들어졌다는 이유로 같이 이미지 하락을 겪는 것만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이런 터에 야심작으로 내놓으면서 시장의 관심을 모았던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역시 리콜에 들어가면서 시장의 시선은 차가움을 더하고 있다. 더욱이 그리말디 전 사장 후임으로 등장한 아카몬 신임 사장이 지난 달 하순 "고객이 GM대우 브랜드를 자랑스러워 할 수 있도록 브랜드가치 제고에 힘써야 한다"고 선언하는 등 내수 시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터에 막바로 리콜 사태가 터졌으니, GM대우는 매번 리콜을 하면서도 왜 개선이 안 되냐는 지적, 즉 한국 시장에 대한 기본적 애정을 높이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근원적 물음이 나오는 것이다. 아울러 GM대우가 공신력을 쌓을 생각 자체가 없는 게 아니냐는 억측마저 나오고 있다. 신임 사장의 고객의 브랜드 자

   
   
 
랑 운운하는 발언이 나오자마자 용도폐기되는 상황에서, GM대우는 "가는 토끼 잡으려다 잡은 토끼 놓친다"는 우리 속담을 다시금 새겨야 할 줄로 믿는다. 더 잘 하려다 이미 한 일까지 망친다는 뜻이다.

아울러 리콜 이후 마음을 가다듬는 과정에서, 같이 리콜 사태에 직면했지만 질타와 동시에 애정어린 격려 역시 받고 있는 로크미디어의 지난날과 향후 행보 역시 벤치마킹해 보기 바라는 바이다. 소비자의 신뢰를 쌓는 면에서는 GM대우는 아직 작은 출판사에게서도 배울 게 많다고 할 수 있다면 지나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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