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4시 무렵, 첫 신입생을 맞는 하나고가 원서 집계 결과 7.4: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안착으로 한 발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는 소식이 들어와 있습니다. 민족사관고의 기록이 지난해 3.7:1이었다지요? 하나고가 등장 첫 해부터 민사고와 상산고 등 주요 명문 자사고를 따라잡거나 경우에 따라선 역전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던 교육 전문가들의 예상이 현실화되는 것 같아 미리 경하드립니다.
돌이켜 보면, 세인들이 이사장님을 향해 칭찬만 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최근 이사장께서 세운 하나고에 이사로 재직하면서 거액을 받아 교육공무원법 등 위반 논란을 낳았던 정운찬 국무총리처럼 "껍데기는 좋은데 내용이 좋지 않다"는 비판을 받는 정도는 아니겠습니다만, 이런저런 말이 따랐던 것은 사실입니다.
키코 혼란 속에서 아끼던 부하들을 대거 내몬 것을 기억하는 이들이 많고, 지난 2005년말 하나금융의 지주사 설립 당시 내부정보 이용 주식거래 문제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질타를 받은 도덕성 논란도 아직 남아 있습니다. 하나고와 관련해서도 하나금융 직원들을 위한 특례입학 길을 여는 것 아니냐며 많은 언론이 백안시했던 바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승수 전 국무총리 같은 분도 "언론은 사안의 본질을 모르고 그대로 보도할 때가 가장 속상했다"고 인사 청문회를 마치고 불평을 했다고 하니, 뱅커 시절의 나쁜 기억은 잊고 교훈만 안고 교육자로서의 길을 맞이하시면 좋겠습니다.
이사장님께서는 '교육= 희망'이라는 것을 실천적으로 보여준 분입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미국 유학을 한 이력과 석사를 따고 돌아와 낮에는 회사 생활, 저녁에는 모교인 고려대에서 강의를 했던 열정을 기억하는 기억하는 이가 많습니다. 특히나, 양극화 심화가 화두가 되는 요즈음, 우리 사회가 가장 힘써야 할 분야가 교육입니다. 친우이신 이명박 대통령께서 외치는 중도실용과 친서민 국정의 실현의 실제 동력과 통합의 기제로 교육과 복지 등을 꼽는 이가 많습니다.
하나고가 비싼 학비로 대변되는 자사고의 부정적 면모 대신, 이미 오래 전부터 하나금융 관계자들이 공언해 온 대로 장학 혜택을 풍족히 갖춰 소외계층 출신 학생들에게 '기회의 사다리'를 이후에도 유지하고,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특히나, 하나고를 세우면서 입버릇처럼 이사장님께서 거론해 온 영국 이튼스쿨의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뿌리내리는 데 매진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튼은 보어전쟁에서 129명, 1차 대전에서 1157명, 2차대전에서 748명의 동문을 희생시켰습니다. 명문 학교 졸업자일 수록 이기적이라는 세간의 인식을 불식시키는 첫단추를 창의적인 글로벌 인재 양상을 모토로 하는 자사고인 하나고에서 끼운다면 더 의미가 뜻깊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사장직은 하루를 해도 '은사'이고, 1년을 해도 은사입니다. 이제 주춧돌을 놓은 학교가 안착을 하는 상황이고 보면 내일 그만 둘 각오로 직을 수행해도 청사에 '뱅커'이기 전에 '교육자'로 오래 함자가 남으리라 믿습니다. 그런 생각으로, 혹시나 악습이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학교를 제약하거나, 경영난 등 문제가 생기더라도 소신을 굽혀 운영 그 자체에만 급급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굴지의 기업 마쓰시타에서
![]() |
||
언제가 될지 모르겠으나, 은평 뉴타운 교정을 떠날 때, 학생들은 물론 국민 전체의 박수를 받으며 떠나는 교육자로 자리매김하시길 바랍니다. 아울러, 행여 '뭔가 높고 좋은 다음 자리'로 영달하시는 발판쯤으로 이사장직을 수행하지 않을 것으로 믿습니다.
임혜현 기자/프라임경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