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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금감원은 SK컴즈 보고 배워야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09.10.13 17:21:59

[프라임경제] SK커뮤니케이션즈(이하 SK컴즈)가 엠파스를 통합하고 최근 싸이월드와 네이트의 첫 페이지 연동 등 시너지 효과 극대화 작업의 주요 그림을 대부분 완성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파레트 검색 등 근자에 선보인 여러 기능을 보면 다음을 잡고 네이버와 대등 경쟁을 벌여 검색 엔진계 강자로 떠오르기 위한 포부가 상당함을 엿볼 수 있다. 이를 위해 고객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SK컴즈가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중 '시멘틱 검색'이라는 새 기능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의미 기반 검색이라는 다소 생소한 이 개념은 검색시장에서 승부수를 던진 SK컴즈의 야심작으로 꼽히고 있다.

시맨틱 검색은 단어나 문장 등 질의어의 뜻을 이해해 사용자의 의도와 질의어의 의미에 최적화된 결과를 내놓는 차세대 검색이다. 한 예로 '이**'를 검색한다면 경력, 데뷔정보, 히트곡, 신체사항, 선호음식 등 수십 개의 주제어가 제공될 뿐만 아니라 신체사항에 대한 예상답변으로 '***cm, **kg'이 제시되는 식이다.

한 마디로, 키워드를 하나 던져준다 해도 이에만 적합한 자료를 알려주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관련 검색을 미리 예측, 이를 일목요연하게 함께 알려줌으로써 편의성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마치 '눈치가 빠른 비서'가 '하나의 지시'를 받고도 이를 바탕으로 '여러 가지를 헤아려' 시킨 일 외에도 미리 관련 사항을 준비하는 등 준비를 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겠다.

13일 금융감독원의 국정감사를 보면서, SK컴즈의 시멘틱 검색을 떠올리게 됐다.

금감원 국감에 나선 정치인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당국의 일명 '황영기 사태' 책임 중 상당 부분이 당국의 감독 실패에 있다고 질타했다.

물론 민주당 모 의원의 지적대로, 일명 황영기 사태, 즉 황 전 KB금융 회장이 우리금융 회장·우리은행장 재직 당시 파생상품에 무모하게 투자했다가 천문학적 손실을 입은 과정은 황 회장 개인의 탐욕이 가장 큰 요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정치인들이 이번에 지적했듯, 파생상품 투자 당시엔 은행의 몸집 키우기가 금융당국의 주요 방향이었던 점 때문에 이런 당국의 방침에 가장 부합하고 있던 황 전 회장의 이런 행보에 당국이 제동을 제대로 걸지 않았다는 의혹이 있다.

결국 은행 키우기, 세계적 투자은행 만들기 등 몇 가지 화두를 위해, 충분히 감독 가능한 대목에 대한 감

   
   
독이 부실하게 이뤄졌거나 아예 도외시됐다는 이야기다. 국민의 혈세가 투입, 겨우 살려낸 우리금융과우리은행을 감독하는 당국(금감원 포함)이 일을 챙기고 그 결과를 가깝게는 상관, 멀게는 국민들에게 제시하는 '정리 능력'이 이것밖에 안 되는지 의문이 따르는 대목이다.

행여 행정부나 정치권 일각에서 메가뱅크론, IB집중 육성론을 위해 파생 상품 문제에 대한 지적을 거북해 해도 감독 당국은 이를 함께 제시, 미리 위험 신호를 보냈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우리 금융감독당국은 이번 우리은행 파생상품 투자실패와 감독소홀 논란을 계기로, 모든 관련 문제점을 미리 예측해서 일목요연하게 제시하는 시멘틱 감독을 지향해야 할 줄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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