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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ATM 도난사건 ‘불씨 여전’

편의점, 각 점포에 ‘주의당부’만…‘소 잃어도 내 소 아니다’식

전남주 기자 | cnj@newsprime.co.kr | 2009.07.31 10:22:51

[프라임경제] ATM 도난 사건이 날로 진화하고 있지만 특별한 대비책은 없어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얼굴을 가리고 타인의 돈을 빼가는 범죄를 막기 위해 얼굴 인식 기능이 가능한 ATM까지 등장할 예정이지만 이런 대응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원시적인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ATM을 통째로 들고 달아나는 대담한 도난행위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상당한 무게의 ATM을 훔치는 범죄행위가 가능한 이유는 기기에 바퀴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피의자들은 주로 사람이 없는 새벽을 틈타 편의점 직원에게 위협을 가한 뒤 5분 내에 기기의 고정 장치를 제거하고 ATM을 밀고 나갔다.

지난 6월2일과 4일 강원도 양양군의 한 편의점에 새벽시간을 노린 강도가 침입해 각각 540만원과 800여만원이 든 ATM을 통째로 들고 달아났고, 지난 7일에는 대구 달서구에 있는 한 편의점에서 500여만원이 들어있는 ATM을 훔쳐간 사건이 발생했다.

ATM을 통째로 훔쳐가는 엽기적인 사건이 최근 연이어 발생했지만 편의점 업계는 이 같은 위험에 대한 구체적인 대비책을 마련해놓고 있지 않다.

서울에서 훼미리마트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점주 허모 씨는 “최근 일어난 도난 사건과 관련해서 (본사 측로부터의) 공지사항은 없었다”며 “뉴스를 통해 사건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허 씨는 이어 “사건이 발생한 이후 일부 지방 매장에서 자발적으로 ATM의 바퀴를 제거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울 대학 번화가에서 GS25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점주 송모 씨는 “계산대에 있는 모니터를 통해 관련사건을 주의하라는 통지를 받았다”며 “하지만 주변에 워낙 사람이 많은데 설마 ATM을 훔쳐가겠느냐”고 말했다.

편의점 본사는 제2, 제3의 ATM 도난사건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지만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대부분 본사는 도난 사건 발생 후 내부 전산망인 인트라넷이나 계산대 모니터를 통해 ‘사건주의’만을 당부했을 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ATM의 경우 기기관련 업체에서 입금이나 기계수리 등 관리를 하고 있는데, 기기 도난 문제도 해당 업체가 책임지고 해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편의점에서 ATM 도난사건 피해에 따른 손해는 편의점이 아닌 기기 관리 업체가 떠안기 때문에 편의점 본사들이 ATM 도난 방지 대처를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다른 편의점 관계자도 “계산대에 있는 금액이 도난당했을 때 액수를 따져서 보상차원이 이뤄지지만 ATM기의 문제는 관리업체가 가입한 보험 등으로 해결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편의점 ATM 도난 사건이 발생한 지 2개월이 돼가고 있지만 현재 편의점 업계의 사후처방은 ‘소 잃어도 내 소가 아니다’라는 논리다. 이런 식이라면 ATM 도난사건은 언제라도 또 다시 일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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