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강남권 중심으로 이른바 '똘똘한 한 채' 공식에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가격 상승을 주도한 강남권 고가 아파트가 주춤한 사이 동대문·중랑·노원·강서 등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비강남권이 상승세를 견인하는 분위기다.
부동산114가 발표한 전국 아파트 주간 시황에 따르면, 9월 첫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10% 상승했다. 서울 역시 0.10% 올랐으며 경기·인천은 0.15% 뛰었다. 이에 따라 수도권 전체 상승률은 0.12%를 기록했다. 비수도권에서는 5대 광역시가 0.03%, 기타지방이 0.01% 상승했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상승지역 12곳 △보합 2곳 △하락 3곳으로, 여전히 오름세를 보인 지역이 우세했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0.19%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대전(0.13%) △서울(0.10%) △전북(0.07%)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세종은 0.08% 떨어지며 상반된 흐름을 나타냈다.
다만 최근 시장 특징은 단순 가격 상승보단 상승 지역 변화에서 보다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실제 8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월간 기준 0.55% 상승했지만, 자치구별 온도차가 상당했다. 동대문구가 1달간 1.53% 뛰었으며 △중랑구 1.30% △노원구·강서구 1.23% △성북구 1.18% △관악구 1.06% 등 비강남권 다수 지역이 1% 넘게 상승했다.
반면 그동안 서울 집값 상승을 주도한 서초·강남 등 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은 사실상 보합 수준에 머물렀다. 서울 전체 상승률만 놓고 보면 시장 움직임이 드러나지 않지만, 지역별로는 비강남권이 새로운 상승축으로 부상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흐름은 경기도에서도 감지된다. 부동산114는 수원·용인·화성 등 최근 가격 움직임이 두드러진 경기지역에서도 서울과 크게 다르지 않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중저가 지역 강세 배경으로 최근 정부 세제개편과 공급대책, 금융정책 등을 꼽았다.
1주택자의 거주·비거주 여부를 둘러싼 세제개편 논의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세 부담이 적은 이른바 '덜 똘똘한 한 채' 관심이 커지면서 가격 부담이 낮은 지역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판단이다. 고가 핵심지역에 집중된 주택 수요 '무게중심'이 일부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전국적 가격 상승세 자체는 다소 숨을 고르는 양상이다. 8월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56% 상승했다. 앞서 △4월 0.49% △5월 0.53% △6월 0.57% △7월 0.77%로 상승폭이 확대됐지만, 8월 들어 오름폭이 축소됐다.
전세시장도 상승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9월 첫째 주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0.08% 올랐다. 서울은 0.09%, 경기·인천은 0.12% 상승하면서 수도권 전체로는 0.11%를 기록했다. 5대 광역시와 기타지방도 각각 0.03%, 0.01% 상승했다. 7개 시·도 가운데 11곳이 상승하고 6곳이 하락했다. 지역별로 △경기(0.13%) △대전(0.11%) △서울(0.09%) 등이 오른 반면 △광주(-0.04%) △제주(-0.02%)는 약세를 나타냈다.
8월 전국 전세가격은 월간 0.46% 상승해 7월(0.69%)보다 상승폭이 줄었다. 다만 제주를 제외하면 월간 기준 약세 지역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세가격 상승 흐름 자체에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고 보긴 어렵다는 게 업계 평가다.
향후 시장에서는 공급물량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9월 아파트 입주물량은 과거와 비교해 크게 감소하는 반면 분양물량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공급량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아파트 시장에서 실제 입주 감소와 신규 분양 증가 가운데 어느 요인이 가격에 더 큰 영향을 미칠지가 관건이다.
결국 최근 주택시장은 전체 상승폭이 아닌, 어디가 오르고 있는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고가 주택 중심 강남권이 숨을 고르는 사이, 비강남권·경기 중저가 지역으로 매수세가 확산될 경우 그동안 시장을 지배한 '똘똘한 한 채' 선호에도 변화가 본격화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