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인구 감소와 인건비 상승,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운영 효율화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는 국내 고객서비스(CS)·BPO(업무처리아웃소싱) 업계에 'AI와 중앙아시아 오프쇼어(Offshore)'를 결합한 새로운 운영 모델이 제시됐다.

박원래 부사장이 "값싼 단순 인력에만 의존하던 오프쇼어 시대는 끝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 김상준 기자
KS한국고용정보는 AI가 단순·반복 업무를 처리하고 중앙아시아 상담사가 일반 상담을, 국내 전문 상담사가 고난도 업무를 담당하는 '3-Tier 지능형 운영 모델'을 통해 비용과 품질, 인력난을 동시에 해결한다는 전략이다.
박원래 KS한국고용정보 부사장은 지난 20일 열린 '제15회 K-컨택센터 리더스 포럼'에서 우즈베키스탄과 키르기스스탄을 중심으로 구축한 차세대 오프쇼어 고객센터 운영 모델과 실증 성과를 공개했다.
현재 국내 CS 시장은 경기 침체에 따른 고객사의 비용 절감 요구와 BPO 운영사의 인건비·운영비 상승이 맞물리면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생산연령인구 감소와 상담 직무 기피 현상까지 겹치면서 인력 확보 자체가 BPO 기업들의 주요 경영 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2030년까지 국내 생산연령인구(25~54세)가 2010년 대비 약 1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신규 상담사 채용과 숙련 인력 유지에 투입되는 비용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AI 도입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에도 한계가 있다. 단순·반복 문의는 AI를 통해 상당 부분 자동화할 수 있지만 복잡한 문의나 예외 상황, 감정적 대응이 필요한 상담까지 AI가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KS한국고용정보는 이같은 구조적 문제의 해법으로 기존 인도·필리핀 중심의 글로벌 오프쇼어 시장에서 벗어나 '중앙아시아'를 새로운 전략 거점으로 선택했다.
키르기스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은 전체 인구 가운데 0~29세 청년층 비중이 각각 58%, 53%에 달할 정도로 젊고 풍부한 인력 구조를 갖추고 있다.
특히 세종학당과 연계한 한국어 교육 인프라와 고려인 커뮤니티 등을 기반으로 한국어 구사가 가능한 인재 확보가 상대적으로 용이하고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도 경쟁력으로 꼽았다.
KS한국고용정보가 강조한 또 다른 경쟁력은 비용이다.
회사에 따르면 중앙아시아 오프쇼어 센터의 시간당 인건비는 5.00달러 수준이다. 여기에 AI 기술을 결합한 '블렌디드 모델'을 적용하면 시간당 비용을 4.08달러까지 낮출 수 있다.
한국 8.98달러, 필리핀·인도 7.50달러와 비교하면 상당한 비용 경쟁력이 확보된다.
단순히 인건비가 낮다는 점만이 경쟁력은 아니다. 실제 운영 과정에서 생산성과 서비스 품질을 일정 수준 이상 확보했다.
실제 C사 센터 운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중앙아시아 상담사들은 운영 약 2.5~3개월 만에 한국 상담사 수준의 숙련도에 도달했다.
1일 처리건수(CPD)는 초기 30.5건에서 최고 77.0건까지 증가했다. 한국 목표치인 69.7건과 비교하면 110.4% 수준이다.
고객만족도(CSAT)와 품질평가(QA) 역시 각각 한국 목표치의 96.3%, 95.1% 수준까지 올라오면서 서비스 품질 측면에서도 경쟁 가능성이 있다.
특히 눈길을 끈건 상담사 이직률이다.
컨택센터 산업은 높은 이직률로 인해 신규 상담사 채용과 교육에 상당한 비용이 발생한다. 상담사가 일정 수준의 숙련도를 확보한 이후 퇴사하면 다시 채용과 교육을 반복해야 하는 구조다.
반면 KS한국고용정보의 중앙아시아 센터는 지난 2년간 '이직률 0%'를 기록했다.
현지 전문직 평균 급여가 월 60만~70만원 수준인 상황에서 상담사에게 약 100만원 수준의 상대적으로 높은 급여를 제공하면서 우수 인력이 유입되고 장기근속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단순히 인건비를 낮추는 기존 오프쇼어 방식과 차별화되는 대목이다. 낮은 운영비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현지에서는 경쟁력 있는 처우를 제공해 우수 인력을 확보하고, 장기근속을 통해 상담 노하우와 숙련도를 축적했다.
글로벌 오프쇼어 확대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히는 보안과 인프라 문제에도 대응했다.
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 센터에는 △3단계 안면인식(Face ID) 출입 시스템 △UPS 및 비상발전기를 활용한 무중단 인프라 △전산실 미운영 정책을 통한 데이터 유실 위험 차단 △Zendesk·Zoom 등 글로벌 SaaS 솔루션 등을 적용했다.
특히 고객 정보를 현지에 저장하지 않는 운영 구조를 통해 해외 센터 운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데이터 유출과 정보보안 위험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KS한국고용정보는 향후 오프쇼어를 단순한 해외 인력 활용 모델에서 AI와 결합한 지능형 운영 체계로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핵심은 '3-Tier 지능형 운영 모델'이다.
1단계에서는 AI가 단순·반복 문의를 자동 처리한다. 이어 2단계에서는 중앙아시아 오프쇼어 상담사가 일반적인 고객 상담을 담당하고, 마지막 3단계에서는 국내 전문 상담사가 복잡한 민원이나 전문적인 판단이 필요한 고난도 상담에 집중한다.
기존처럼 모든 상담을 국내 상담사가 처리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업무의 난이도와 전문성에 따라 AI와 해외 상담사, 국내 전문 상담사의 역할을 재배치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고객사는 비용을 낮추고 BPO 기업은 수익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국내 상담사는 단순 반복 업무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박원래 부사장이 'AI와 중앙아시아 오프쇼어'를 결합한 새로운 운영 모델을 설명하고 있다. = 김상준 기자
박원래 부사장은 "고객사는 비용을 50% 절감하고 BPO 운영사는 이익률을 1%에서 20%로 개선하는 '제로섬 극복형 선순환 구조'를 실제 운영을 통해 증명했다"며 "값싼 단순 인력에만 의존하던 오프쇼어 시대는 끝났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는 AI와 오프쇼어 인력을 어떻게 지능적으로 결합하느냐가 BPO 산업의 생존을 좌우하는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국내 BPO 및 AI 솔루션 업계와 협력해 새로운 글로벌 CS 운영 표준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