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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3 부동산대책②] 재건축·재개발 뭐가 달라지나 "동의율 낮추고, 이주비 문턱도 완화"

정비사업 초기 절차 단축…서울시 "추가 규제개선 필요"

전훈식 기자 | chs@newsprime.co.kr | 2026.08.13 20:38:44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 및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 합동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지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정부가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가로막아온 각종 규제와 금융 문턱을 낮춘다. 재개발 조합 설립에 필요한 주민 동의율을 완화하고, 사업 과정에서 어려움으로 꼽혀온 이주비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융지원도 확대한다. 공공기여 부담과 일부 행정절차도 손질해 정비사업이 실제 착공까지 보다 원활하게 이어질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통해 공공택지와 도심, 민간 공급을 아우르는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 계획을 내놨다. 특히 신규 택지를 확보하기 어려운 서울 등 도심에서는 재개발·재건축 사업 속도를 높이는 것을 주요 공급수단으로 제시했다.

이번 정비사업 제도 개선에서 우선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 완화'다. 정부는 기존 75%인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을 70%로 5%p 낮춘다는 방침이다. 사업 초기 단계에서 주민 동의를 확보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여 조합 설립과 이후 사업 절차를 앞당기려는 취지다.

정비사업 과정에서 반복되는 행정절차도 줄인다. 기본계획과 정비계획 수립 절차를 병행하고, 정비계획 입안요청·입안제안에 동의한 경우 해당 동의를 조합설립 동의로 간주하는 등 사업 단계별 절차를 연계한다.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인가 관련 총회도 병행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정비구역 지정 이후 실제 사업이 진행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한다.

서울시도 조합설립 동의율 완화를 정비사업 초기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조치로 분석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정부 대책에 시가 지속적으로 건의한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 75%→70% 완화 △시공사 선정시 수의계약 조건 완화 △공원·녹지 의무확보 기준 일부 완화 등이 반영됐다"라고 설명했다.

사업 초기 절차와 함께 이주 단계 금융 문제도 개선 대상에 올랐다.

재개발·재건축은 관리처분인가 이후 기존 주민 이주와 철거를 거쳐 착공으로 넘어간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이 대체주택을 마련할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이주가 늦어지고, 전체 사업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주택 공급과 연계된 대출에 대해서는 금융회사 가계대출 총량목표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등 이주비 공급 여력을 보완한다. 

서울시가 요구한 '이주비 대출의 LTV 산정방식 개선'도 이번 대책에 반영됐다. 이를 통해 정비사업 현장 부담이 일정 부분 줄어들 것이라는 게 서울시 측 설명이다. 

다만 이주비 대출이 가능해지는 것과 조합원이 실제 이주할 만큼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는 건 별개 문제라는 게 문제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금융권에서 이주비 대출을 취급하고 있다는 것과 조합원이 실제 필요한 수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것은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현장에서는 기본 이주비만으로 대체주택을 마련하기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은 만큼 추가 이주비와 LTV, 조합원별 한도 등 실제 대출 가능 범위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서울시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는 입장이다. 이에 이주비 대출 산정방식 개선에 그치지 않고, 실제 주민 부담을 낮출 수 있도록 "구체적 LTV 적용기준을 조속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라는 주장이다.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조합과 사업자 자금조달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PF 지원도 병행한다.

정부는 PF 보증 공급목표를 확대하고, 사업장 특성에 맞는 PF 보증제도를 개선한다. 중소건설사 대상 '특별보증'도 공급해 사업성이 있지만, 자금조달 문제로 착공하지 못하는 사업장 사업 재개를 지원할 계획이다.

양 전문위원은 이런 금융지원과 관련해 "인허가를 받고도 자금조달 문제로 착공하지 못한 사업장 사업 재개에 일정 부분 도움될 것"이라며 "다만 공급 부족 원인이 금융 하나에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공사비 상승과 분담금, 사업성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특히 실제 공급으로 연결되는 사업에 자금이 투입될 수 있도록 사업장별 여건을 고려한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부연했다. 

공공기여에 따른 조합 부담을 줄이는 방안도 추진한다. 정비사업 과정에서 용적률 완화 등에 따라 조합이 제공하는 임대주택의 인수가격을 높여 사업성을 보완하는 방식이다. 신속 착공하는 재개발 사업의 경우 세제 혜택도 제공한다. 일정 요건을 갖춘 사업자가 현금청산자로부터 매입하는 부동산의 경우 2027년까지 취득분은 취득세를 면제하고, 2028년 취득분은 75%를 감면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서울시는 공공기여 임대주택 인수가격 현실화 및 PF 금융지원 확대 역시 정비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금 부담을 낮추고, 사업성과 공급 속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서울시가 요구한 정비사업 규제가 모두 이번 대책에 포함된 건 아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 완화와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상향, 재개발 임대주택 의무비율 조정 등 사업성과 거래 여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제도는 대책에서 빠졌다"라며 "서울처럼 가용택지가 부족한 지역에서는 기존 도심 재개발·재건축이 주택 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추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서울시가 추가 규제 개선을 요구하는 배경에는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대규모 정비사업 물량 때문이다. 서울시는 현재 계획된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면 2031년까지 253개 구역에서 최대 31만호를 착공할 수 있을 전망이다. 기존 주택 멸실분을 제외하면 약 8만7000호가 순증하는 규모다.

실제 정비사업을 통한 주택 증가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가 최근 3년간 준공된 정비사업 59곳을 분석한 결과 재개발은 기존보다 약 7000호(27.4%), 재건축은 약 1만3000호(44.2%) 증가했다. 전체적으로 기존 주택보다 약 2만호, 36.4%가 순증했다.

이런 연유 때문에 대규모 신규택지 확보가 어려운 서울에서는 이미 교통과 생활 인프라를 갖춘 도심 재개발·재건축을 우선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서울시 측 설명이다. 특히 정부가 검토하는 서울지역 그린벨트 활용에 대해서는 "녹지 개발은 최후 수단이어야 한다"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결국 이번 제도 개선에 따라 정비사업은 사업 초기 주민 동의와 행정절차부터 이주 단계 금융조달, 사업비 마련을 위한 PF, 공공기여에 따른 사업성까지 단계별 지원이 확대된다. 

서울시 역시 정부가 정비사업 활성화 필요성을 인정하고, 일부 제도개선 요구를 수용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정부 대책에 포함되지 않은 용적률과 조합원 지위양도, 임대주택 의무비율 등 추가 개선 여부와 이주비 LTV 등 세부 금융기준이 어떻게 마련될지는 앞으로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정부 제도 개선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정비사업 실제 사업기간 단축으로 얼마나 연결될지가 향후 도심 주택공급 확대 주요 관심사로 대두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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