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시장 무게중심이 달라지는 분위기다. 강남권 재건축이나 핵심지 고가 아파트가 상승장을 이끌던 이전과 달리 강서·은평·성북·관악·구로 등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지역으로 상승세가 확산되고 있다.
대출 규제 및 자금조달 여건 변화에 따라 실수요자 선택지가 바뀐 결과라는 게 업계 해석이다. 고가 주택에 대한 금융 접근성이 낮아지면서 수요가 서울 외곽 중저가 단지로 이동했으며, 이 과정에서 이들 지역 가격 회복 속도도 빨라진 것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7월 셋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18% 상승했다. 서울은 0.18%, 경기·인천은 0.23% 오르며 수도권 전체가 0.20% 상승했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4곳이 상승했고, 하락 지역은 1곳에 그쳤다. 6월 전국 월간 매매가격 변동률도 0.57%를 기록해 △4월 0.49% △5월 0.53%에 이어 2개월 연속 상승 폭을 키웠다.
서울 내부에서는 상승 범위가 더욱 넓어졌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강북·금천·도봉·중랑·노원을 제외한 20개구가 2021~2022년 기록한 전고점을 넘어섰다. 특히 강서·은평·성북·관악·구로는 올해 들어 전고점을 새로 돌파했다. 이전 강남권과 한강변 주요 지역에 집중된 가격 회복이 비강남권과 외곽 지역으로 번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추세는 정부 '고강도 대출 규제'와 밀접하게 연결된다. 대출 한도가 제한된 상황에서는 매매가격이 높은 지역일수록 필요한 자기자본 규모가 커진다. 결국 자금력이 제한된 실수요자는 상대적으로 매입 가능한 가격대 지역을 찾으며, 해당 수요가 중저가 지역으로 집중되면서 가격을 밀어 올리는 구조다.
여기에 신축 분양가 상승과 전월세시장 불안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7월 셋째 주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0.14%, 서울은 0.16%, 수도권은 0.17% 상승했다. 6월 월간 기준으로는 전세가격이 △서울 0.82% △경기 0.79% △세종 0.76% 오르며, 주거 선호 지역 중심으로 1%에 가까운 상승률을 나타냈다. 전세 부담이 커질수록 임차 수요 일부가 매매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런 과정에서 가격 진입장벽이 낮은 지역이 우선적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서울 집값 상승은 단순히 강남에서 외곽으로 온기가 퍼지는 현상으로만 보기 어렵다"라며 "대출 규제가 고가 주택 수요를 억제하는 동시에 중저가 지역으로 수요를 밀어내는 풍선효과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규제 목적은 시장 과열을 진정시키는 데 있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자금조달이 가능한 가격대에 수요가 몰리며 외곽 지역 가격 상승을 자극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전고점을 넘지 못한 강북·금천·도봉·중랑·노원 등도 상대적 가격 매력이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실수요 유입이 이어질 경우 하반기에는 서울 25개 자치구 모두가 과거 고점을 회복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물론 외곽 지역 상승세가 실수요 기반 '안정적 회복'인지, 규제 따른 '일시적 수요 이동'인지진 지켜볼 필요가 있다. 금리와 대출 정책, 입주 물량, 전세시장 흐름이 달라질 경우 중저가 지역에 집중된 수요도 빠르게 위축될 수 있어서다.
이처럼 최근 주택 시장은 이전 '고가 주택 선호'에서 '구매 가능한 서울 아파트 확보'로 점차 이동하고 있다. 대출 규제가 집값 안정보단 수요 목적지를 바꾸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정책 효과와 서울 외곽 시장 흐름에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