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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화약산업 '눈물과 고통' 그리고 '희망'

 

김경태 기자 | kkt@newsprime.co.kr | 2026.06.09 12:26:09
[프라임경제] 일요일. 모두가 휴식을 취하던 날인 지난 7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은 엄숙함과 비통함이 교차했다. 폭발 사고로 가족과 동료들의 곁을 떠난 희생자들의 발인 현장이다. 폭발 사고로 숨진 희생자 5명 중 3명의 발인식이 잇따라 엄수됐다. 

이날 장례식장에는 한화그룹 및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임직원과 유가족들이 참석해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고인들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이 사고로 고용노동부는 경영 책임자로 해당 기업 대표이사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지난 8일 정식 입건했다. 경찰 역시 사업장장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하며 사고 원인 규명과 책임 소재 파악에 나섰다. 

노동 당국은 현장 조사 및 관련 자료 확보를 통해 경영 책임자인 해당 기업 대표이사가 사업장 내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다했는지와 위험성 평가 및 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 관리 체계 구축에 소홀함이 없었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이 드러날 경우 엄정 처벌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강력하게 나오는 이유는 같은 사업장에서 지난 2018년 5월과 2019년 2월에도 폭발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해서다.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문제는 이번 폭발 사고로 K-방산의 주축이면서 방위 산업의 근간인 '화약 산업'의 발전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한국 현대사에서 화약산업은 단순 군사 무기 제조를 넘어 국토 개발과 중화학공업 발전을 가능하게 한 핵심 도화선이었다. 과거 경부고속도로 건설 당시 대전터널의 수많은 암반 지대를 뚫어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아울러 소양강 댐 등 대형 댐 건설과 지하철 개통, 대규모 항만 매립 공사 등 국가 기간시설 확충에서도 혁혁한 공을 세웠다. 

특히 지난 1970년대 이른바 '율곡사업'으로 불리는 자주국방 정책이 추진될 때 화약산업은 우리 군의 무기 국산화를 뒷받침하는 핵심이었다. 기본 화기 및 포탄 국산화를 만들어 냈을 뿐만 아니라 K-방산으로 진화해 국가의 안보를 책임지는 동시에 거대한 수출 효자 산업으로 성장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이후 K-방산은 단순한 무기 수출 산업이 아닌 국가 경제를 견인하는 주력 제조업이자 미래 경제 전장의 핵심 성장축이라고 선언하고 강력한 육성 의지를 표명했다. 이는 화약산업이 대한민국 경제발전과 K-방산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류의 문명 발전과 자주국방을 이끈 핵심 원동력인 화약산업에서 폭발 위험이 없다면 좋겠지만 완벽히 없애는 것은 고도의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들도 쉽지 않다. 

실제 지난 1988년 미국의 PEPCON 화약 공장의 연쇄 폭발 사고는 미국 역사상 가장 큰 화약 폭발 사고 중 하나로 우주항공 역사에 거대한 상흔을 남겼다. 또 지난 2003년에는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 알칸타라 VLS-1 폭발 사고 역시 큰 사고로 기록돼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글로벌 방산 기업인 미국 AES(Accurate Energetic Systems) 공장 대폭발 사고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미국의 AES 사고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사고는 화약 분말이 공기 중에 체류하는 공정, 혹은 수작업으로 잔여물을 다루고 세척하는 틈새 공정에서 정전기나 미세 마찰을 통제하지 못해 발생했다는 고질적인 위험성이 있다. 

문제는 이러한 위험성만 강조하다 보면 누구도 '화약산업'으로 인한 발전을 꿰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글로벌 방산 및 우주항공 기업들은 끔찍한 폭발 참사를 겪은 후 이를 순수한 '인재'로 묻어두지 않고 기술적·구조적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는 전기로 삼고 '화약산업'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이번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공장의 사고를 발판삼아 '안전'에 만전을 기하는 동시에 사업보국을 실천해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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