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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버블은 끝나기 직전 가장 뜨겁다…지금 필요한 건 포트폴리오 점검

 

박대연 기자 | pdy@newsprime.co.kr | 2026.06.04 09:30:52
[프라임경제]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중심 랠리가 이어지며 시장의 기대감도 빠르게 커지는 분위기다. 미국 증시 역시 AI 관련주 강세 속에 신고가 흐름을 이어가면서 "이번엔 다르다"는 낙관론도 힘을 얻고 있다.

실제 실적도 나쁘지 않다. AI 투자 확대와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 속에 주요 기업들의 이익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아직 강세장을 꺾을 만한 결정적 신호는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시장이 뜨거워질수록 오히려 더 냉정하게 봐야 할 지점도 있다. 지금의 상승장이 점점 더 소수 주도주에 의존하는 구조로 깊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시장 흐름을 보면 코스피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실제 상승세는 AI·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되는 모습이다. 시장 전체가 고르게 오르기보다 일부 주도주가 지수를 끌어올리는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개인 투자자들의 움직임도 점점 더 공격적으로 변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규모 자금이 몰렸고, 일부 투자자들은 기존 현물을 매도한 뒤 2배 레버리지 상품으로 갈아타기도 했다. 상품 가입을 위한 교육 시스템에 접속자가 몰려 일시적으로 서버가 지연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시장이 강세를 보일수록 위험선호가 커지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문제는 이런 모습이 역사적으로 버블 후반부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1929년 신기술 소비재 버블 △1970년대 Nifty Fifty △2000년 닷컴버블 당시에도 시장 후반부로 갈수록 자금은 소수 주도주로 더욱 강하게 쏠렸다. 당시에도 투자자들은 "실적이 뒷받침된다"며 상승 논리를 이야기했다. 실제로 당시 주도주 기업들의 성장세 역시 강했다.

지금의 AI 랠리도 완전히 다르다고 보긴 어렵다. AI 투자 확대와 반도체 수요 증가는 실제 산업 변화와 맞물려 있다. 문제는 상승 자체보다 시장이 점점 더 위험을 감수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버블은 비싸다고 바로 무너지지 않는다. 오히려 역사적으로 버블은 끝나기 직전 가장 강한 상승세를 보인 경우가 많았다. 시장이 가장 낙관적일 때 투자자들은 리스크를 잊기 쉽고, 수익률에 대한 조급함은 더 큰 레버리지와 추격매수로 이어진다.

더 우려되는 건 변동성이다. 반도체와 AI 중심 시장은 상승 속도만큼 흔들림도 크다. 금리 상승이나 자금시장 경색, 신용 축소 같은 균열이 발생할 경우 쏠림이 강했던 만큼 충격도 더 커질 수 있다. 특히 레버리지 투자 비중이 높아질수록 반대매매와 강제청산은 하락을 더 증폭시킬 가능성이 있다.

강세장이 끝났다고 단정할 단계는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상승장이 이어진다고 해서 리스크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시장이 가장 뜨거워질수록 투자자는 오히려 더 차분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건 무리한 추격매수가 아니라 포트폴리오 재정비다. 강세장이 길어질수록 투자자들은 수익률에 익숙해지고, 자연스럽게 위험도 함께 키우게 된다. 현물을 레버리지 상품으로 바꾸고, 신용 비중을 늘리며, 익숙한 주도주에 자산을 집중하는 모습도 이런 과정의 일부다.

문제는 시장이 꺾일 때다. 상승장에서는 잘 보이지 않던 위험이 변동성 확대와 함께 한꺼번에 드러난다. 기대감만으로 오른 종목과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는 가장 먼저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지금은 얼마나 더 벌 수 있을지를 고민하기보다, 예상치 못한 조정이 와도 버틸 수 있는 구조인지 점검해야 할 시점이다.

상승장은 언제나 사람을 흥분시킨다. 하지만 시장은 가장 낙관적인 순간에도 다음 위험을 준비한다. 지금 증시는 어느 때보다 화려해 보인다. 다만 화려함이 곧 안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수익률에 취해 속도를 높이기보다, 지금은 발밑이 단단한지부터 돌아볼 때다. 강세장은 기회를 주지만, 과도한 자신감은 늘 가장 늦게 위험을 알아차리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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