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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새로운 두 사령탑에게 바란다

 

이광표 기자 | pyo@newsprime.co.kr | 2008.12.22 13:38:39

[프라임경제] 국내 통신업계의 두 축이라 할 수 있는 KT와 SK텔레콤이 공교롭게도 나란히 새로운 사장을 모시고 기축년 새해를 시작하게 됐다.

   
 
지난 12일, KT 신임사장 후보로 낙점된 이석채 전 정보통신부 장관은 내년 1월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KT의 수장이 될 예정이며, SK텔레콤은 19일, 김신배 사장에서 정만원 SK네트웍스 사장으로 전격 교체하는 다소 파격적인 인사 내용을 발표했다.

이에 전임자였던 남중수 전 KT사장과 김신배 SKT 사장이 물러나고 새롭게 형성된 ‘이석채 vs 정만원’의 라이벌 구도가 흥미진진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신임을 받고 있는 인물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인물과의 대결이라는 점도 또 다른 관전 포인트며 두 인물 모두 행정고시를 거친 관료 출신인 부분도 눈길을 끈다.

통신업계 수장으로 시작을 같이 한다는 점에서 향후 임기동안 두 사람은 줄곧 비교대상이 될 게 뻔하다.

그런데 한 업계에 두 명의 새로운 수장이 동시에 등장한 것을 마냥 반기지만은 않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통신업계에 적을 둔 한 지인은 기자에게 “KT와 SKT 사장이 나란히 교체되면 자칫 서로를 의식한 과열 경쟁이 재현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며 “이석채 KT 사장후보가 ‘MB인사’라는 점과 KTF와의 합병카드까지 거머쥐고 있는 상황에서 정만원 SKT 사장 내정자도 공격적 경영스타일로 워낙 잘 알려져 있어 이 같은 생각이 쉽게 가시질 않는다”고 노파심 어린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다.

물론 내년 상반기까지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어서 출혈경쟁의 여력조차 당분간은 없겠지만, 전임자들에게도 나타났듯이 업계 특성상 두 수장의 ‘못 말리는 힘겨루기’는 임기 내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내년 KT로의 합병이 예상되는 KTF와, 이동통신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는 SKT는 올해 상반기 동안 보조금 출혈경쟁의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은 바 있다.

위기의식을 느낀 양 사는 하반기를 시작하며 ‘보조금 경쟁 중단’에 암묵적으로 동의하며 과도한 경쟁을 지양했고 그 결과 순증 가입자는 감소추세로 돌아섰지만 수익성 개선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효과를 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신임 사장체제 전환에 따라 경영전략이 대폭 재편될 경우, 임기 초반에 승부수를 던지려는 생각에서 자칫 과도한 경쟁을 유도하는 전략이 쏟아져 나올까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올해 통신업계를 장식했던 ‘정보유출 파문 등 불법영업’이 업체 간 과도한 마케팅 경쟁에서 촉발된 사례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며 이 점 때문에라도 '출혈 경쟁 재발'은 더욱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다.

또한, 이석채 KT 사장후보와 정만원 SKT 사장 내정자는 서로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노력 말고도 해야 할 일들이 산적하다.

우선 이석채 사장후보자는 올 한해 전임 사장의 비리의혹으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와 불명예로 얼룩졌던 KT를 책임져야 할 위치에 놓여 있다. 또 비상경영체제인 현 KT의 경영정상화는 물론 KTF와의 순조로운 합병작업 진행, IPTV 선도 사업자로서 입지 구축 등 임기 시작부터 막중한 책임을 안게 됐다.

여기에 ‘MB라인’과 ‘낙하산 인사’논란 등의 오해(?)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자신이 적임자였다는 것을 임기 초부터 증명해야 한다는 부담과, 동시에 정부와의 밀월관계(?)를 우려하는 주변의 경계도 극복해야할 과제다.

정만원 SKT 사장 내정자도 어깨가 무거운 것은 마찬가지다. 5년간 ‘김신배호’에 적응되어 있는 SKT 조직문화에 녹아들어가는 것도 과제겠지만, 올해 SKT 사업의 ‘오점’으로 분류되는 ‘글로벌 사업 부진’ 역시도 정 내정자가 반드시 돌파해야할 문제로 보인다.  

그의 저돌적인 경영스타일이 해외 사업 만회의 요인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김신배 사장에 대한 ‘문책성 인사설’이 돌면서까지 파격적인 사장교체를 단행한 최태원 그룹 회장이 정 사장 내정자에게 거는 기대가 매우 크다는 것은 그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KT와 SKT의 새로운 두 사령탑에게 거는 업계 안팎의 기대가 매우 커 보인다. 내년도는 기축년 새해인만큼 부디 소처럼 우직한 모습과 건전한 ‘선의의 경쟁’을 통해 침체된 통신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주길 하는 바람이다.

이광표 기자/ 프라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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