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삼성전자(005930)가 내달 출시하는 '갤럭시Z폴드4·플립4'에 'e심(eSIM·내장형 가입자식별모듈)'이 적용될 가운데 국내 e심 상용화가 늦어진 이유에 이목이 쏠린다.
일찍이 해외에서는 e심이 보편화돼 있었으나, 국내에서는 규제에 묶여 있어 사용할 수 없었다. 업계는 유심 판매 수익성 악화 등을 우려한 이동통신사들의 반발로 국내 e심 도입이 느렸던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오는 8월 선보일 예정인 갤럭시Z폴드4·플립4에 e심 기능이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 삼성전자
◆9월 e심 상용화…유심 판매 수익 감소 우려
2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는 정부, 스마트폰 제조사와 함께 e심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이는 정부가 지난해 12월 '스마트폰 e심 도입방안'을 발표하고 오는 9월1일 e심을 상용화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e심은 내장형(embedded) 유심으로, 스마트폰이 생산되는 과정에서부터 단말기에 내장되는 소프트웨어(SW) 형태이기 때문에 기존 유심(USIM·범용가입자식별모듈)과 달리 실물칩이 필요 없다. 소비자는 이통사로부터 기존 유심과 e심에 각각 번호를 받아 스마트폰 1대로 전화번호 2개를 쓰는 '듀얼심'이 가능해진다.
이통사 입장에서는 e심 도입으로 인한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하락, 유심 판매 수익성 악화를 우려할 수밖에 없다.
이통 3사는 실물 유심칩 가격을 지난 2018년부터 7700원으로 책정해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원가는 절반 수준도 안 되는 1000~3000원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유심 다운로드 수수료는 2750원에 불과하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유심보다도 1폰 2번호가 가능해져 단말기 판매량이 줄어들 수 있는데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봐서 제조사인 삼성도 반대하지 않은 듯하다"며 "판매량에 영향을 줄 정도로 초기에 이용자가 듀얼심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깔려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e심은 매장을 방문하지 않아도 쉽게 번호 이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입자 이탈 우려도 있다. 서로 다른 통신사나 알뜰폰과 교차한 요금제 설계도 가능해 이통사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이통사는 e심 전용요금제 출시도 고려하고 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e심 전용요금제 출시를 검토 중이고 아직 확정은 안 됐다"면서 "e심 이용자는 요금제 두 개를 선택할 때 하나는 이동통신(MNO), 하나는 알뜰폰 요금제를 하거나 메인 요금제에 저가 요금제를 붙이는 조합을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합했을 때 할인 혜택을 얼마나, 어떻게 줄 것인가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e심 이른 시일내 활성화 어려울 듯
9월부터 e심이 상용화되지만, 이른 시일내 활성화가 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e심은 출시 예정인 신형 폰부터 도입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내달 출시되는 '갤럭시Z폴드4'와 '갤럭시Z플립4'에서부터 e심을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에서는 e심을 장착한 제품이나 통신 서비스를 찾기 어렵다. 태광그룹 알뜰폰인 '티플러스'만 유일하게 아이폰XS를 포함한 아이폰 16종에 e심을 제공했다. 이통 3사는 크기, 방수방진 문제로 스마트워치 제품에 한해 e심을 서비스하고 있다.
반면 해외에서는 e심이 보편화됐다. GSMA(세계이통사연합회)는 지난 2016년 e심 표준화 규격을 발간했고, 2020년 기준 69개국 175개 통신사가 e심을 도입했다.
이통사 관계자는 "e심 기능을 탑재한 휴대폰 판매는 아직 제조사에서 확정된 건 없고, 9월 중 판매할 것으로 보인다"고 제언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5월 '전기통신설비의 상호접속기준' 고시를 개정하고 유심의 정의를 기존 플라스틱 카드 칩에서 소프트웨어 방식의 e심으로 확장했다. 아울러 e심을 활용해 두 개의 요금제에 가입한 이용자들이 '월 25% 선택약정할인'을 중복 적용받을 수 있도록 관련 규정도 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