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동작구 사당동 '우극신(우성2·3, 극동, 신동아4차)' 통합 단지 주변 사진. =선우영 기자
[프라임경제] '재건축' 규제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이 관련 업계에서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받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최대어'로 전망되는 '우·극·신(우성2·3, 극동, 신동아4차)'에 대한 관심이 거세다. 우·극·신은 최근 조합 설립을 위한 주민 동의율 50%를 돌파하는 등 리모델링 기틀을 다져가고 있는 만큼 이들 행보에 대형 건설사들과 관련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리모델링 사업은 구조물을 모두 철거한 뒤 새롭게 짓는 '재건축'과 달리 기존 주택 뼈대를 유지한 채 개축·증축하는 방식이다. 다만 재건축과 비교해 세대수가 크게 증가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률 탓에 대형 건설사들이 선호하지 않던 사업이었다.
하지만 최근 건축시장에서 리모델링 사업은 중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서울의 경우 중층 노후 아파트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도시정비사업 규제도 강화되면서 리모델링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까다로운 인가 절차를 거쳐야 하는 재건축과 달리 조합설립인가 후 바로 행위 허가만 받으면 가능하다는 강점도 한 몫 하고 있다.
이런 리모델링 사업에 있어 최근 관련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곳이 바로 '우·극·신'이다. 이수역 인근에 자리 잡고 있는 우·극·신은 지난 1993년 준공된 △우성2단지(1079세대) △우성3단지(855세대) △신동아4차(912세대) △극동(1550세대) 총 4396세대 대단지를 일컫는다.
실제 우·극·신은 노후화된 주거환경 개선을 목적으로 현재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초 출범한 '통합 리모델링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가 조합 설립을 목표로 그해 11월부터 동의서를 받기 시작해 동의율 약 54%(5월13일 기준)를 확보했다. 나아가 올해 상반기 이내 조합 설립을 확정하고, 하반기에는 시공사 선정까지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낙후된 건물 불구 "입지는 영원하다"
'동작구 최대 규모 단지' 우·극·신은 △역세권 △학세권 △숲세권 등 프리미엄 입지 조건을 갖췄다는 게 업계 평가다.

서울 동작구 사당동 '우극신(우성2·3, 극동, 신동아4차)' 지도. ⓒ 네이버 지도
강북과 여의도, 강남을 사이에 둔 입지적 특성상 얻을 수 있는 이점이 결코 적지 않으며, 특히 지난 2019년 개통한 서리풀 터널을 통해 강남으로의 진입이 불과 15분 이내로 가능하다. 또 인근 정보사 부지와 과천 지식정보타운에서 공급되는 양질 일자리로 직주근접 메리트도 누릴 수 있다.
더불어 도보권 내에 서울 지하철 4·7호선(총신대입구역·이수역)이 교차하고, 서초구 방배동에 들어설 예정인 '사당역 복합환승센터'와도 가까워 대중교통 인프라가 매우 우수하다. 나아가 학군 역시 △삼일초 △사당중 △경문고 △서문여고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실제 총신대입구역 13번 출구를 나와 좌측 골목으로 걸어가다 보면 우성아파트 2차를 먼저 접할 수 있다. 조금은 비탈진 길을 계속 올라가다 보면 △신동아4차 △우성3차 △극동 아파트가 차례대로 모습을 드러낸다.
"낙후된 건물이라 배관 파열로 인한 누수·녹물·주차난·외벽 크랙 등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주거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 최근 동의율을 50% 이상 확보한 만큼 주민들 사이에선 사업 추진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 접한 우극신은 1993년 준공된 '구축아파트'라는 점에서 1990년대를 연상케 하는 주거환경은 주변 분위기와는 왠지 모를 이질감이 느껴진다.
추진위에 따르면 이번 리모델링 사업을 '극동, 우성2·3단지' 3개 단지와 '신동아4차' 1개 단지로 구분해 총 2개 조합을 설립할 방침이다. 이후 수직·수평·별동 증축을 통해 기존 4396세대에서 약 5050세대까지 늘어나며 이중 일반분양분은 657세대로 추측된다.
업계에서는 성공적으로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할 경우 완공까지 빠르면 6년 길게는 8년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축아파트라는 강점과 함께 우수한 입지, 5000세대에 달하는 규모 등의 여파로 단지 가치가 한 단계 향상될 것"이라며 "언덕 경사도를 줄이는 공사도 이뤄질 계획인 만큼 길 건너 재건축이 이뤄지고 있는 서초구 방배동 시세를 어느 정도 따라갈 가능성도 높다"라고 분석했다.
대다수 주민 역시 주거환경 개선과 더불어 프리미엄 대단지로의 진입을 기대하면서 리모델링 사업을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다.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최근 리모델링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부동산을 방문해 문의하는 주민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입지적 강점 때문인지 쌍용·GS·포스코·현대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어 향후 사업 시행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합 설립 발목 잡는 분담금과 규제 완화
"이곳에서만 20년을 넘게 살면서 부족함 없는 생활을 누리고 있는 상황에 갑작스레 리모델링 사업 추진 소식을 접한 뒤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일부 주민간 이해관계와 더불어 '재건축으로의 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제기되면서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우극신(우성2·3, 극동, 신동아4차) 리모델링 주택조합 설립 동의율 50% 돌파를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 선우영 기자
리모델링 사업 추진에 있어 '조합 설립'은 필수조건이다. 조합 설립은 △전체 세대 2/3(66.7%) △각동 과반수 동의 시 가능하다. 추진위는 현재(13일 기준) 조합 설립 54% 동의율을 확보했지만, 곳곳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조합설립 동의율을 충족할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불만의 원인으로는 재건축 사업과 비교해 추가 분담금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추진위 자료(KB국민은행 리브온 2020년 8월 실거래가 참조)에 따르면, 23평으로 늘어나는 기존 17평형 분담금은 대략 1억원 수준이다. 39평으로 확대될 현재 33평의 경우 1억8000만원 가량이다.
정년퇴임 이후 마땅한 수입 없이 노후를 보내고 있는 고령층 입장에서는 꽤나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또 이주로 인한 새로운 환경에서의 적응도 쉽지 않기 때문에 '리모델링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더불어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 거론되는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 심리로 인해 재건축을 요구하는 주민들도 적지 않았다.
한 주민은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더라도 일반분양 물량이 적어 재건축과 같은 사업성은 없을 것"이라며 "아직 시급하게 리모델링이 요구될 정도는 아닌 만큼 성급하게 사업을 추진하기보단 재건축 관련 규제 완화 여부를 두고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진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실제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심리 여파로 탄력받고 있던 사업 추진에 영향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그렇지만 리모델링 사업 절차들을 차근차근 진행해 향후 주민들의 니즈를 반드시 충족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극·신 리모델링 사업은 뛰어난 입지 조건과 함께 무려 4500세대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인 만큼 현재 입장이 갈리고 있는 주민 의견을 잘 모으고 반영하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과연 통합 리모델링 단지 '최대어'로 꼽히는 우·극·신이 주민들의 니즈를 충족 시켜 바람직한 리모델링 사업 사례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