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광양시 포스코 광양제철소 제5고로에서 한 근로자가 뜨거운 쇳물 곁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최근 철광석 가격이 치솟으면서 국내 업종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철강사는 사상 최고치로 오른 철광석 가격에 당분간 호실적이 기대되는 한편, 조선사는 선박 건조를 위한 후판 값 상승에 다시 보릿고개를 맞이하게 생겼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항 수입가 기준(CFR) 철광석 가격은 12일 톤(t)당 228.93달러로 한 달 전보다 31.92% 올랐다. 지난해 같은 날(91.67달러)과 비교하면 무려 149.73% 증가한 수준이다.
철광석 가격이 고공행진한 이유는 코로나19 경기 회복세에 접어들며 제조업체들의 수요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높은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해 결국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는 의미다.
여기에 세계 1위 철강 생산국인 중국과 세계 1위 철광석 생산국인 호주의 긴장 관계가 극에 달하고 있는 점도 철광석 공급에 악영향을 줬다. 중국은 철광석 수입의 60%를 호주에 의존한다.
이러다보니 선박 제조에 쓰이는 후판과 자동차와 가전 소재로 쓰이는 열연강판 등 철강 제품 대부분의 가격도 오르는 추세다. 판재 제조를 위한 열연코일의 경우 올해 1월 들어 t당 86만원에서 4월에는 95만원까지 뛰었다.
철광석 가격 폭등이 철강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면서 국내 철강사는 이익이 좋아진 반면 철강을 많이 쓰는 조선사는 원가 부담에 허덕이는 상황.
조선업계는 올해 들어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수주 가뭄에서 막 벗어났음에도 철강 가격 상승으로 오히려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예를 들어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1척에는 약 3만t의 후판이 사용되는데, 가격 인상분을 반영하면 선박 건조 가격이 30억원 정도 오르게 된다는 설명이다. 철강업계와 조선업계는 지난달 후판 가격을 t당 10만원 가량 인상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수주량이 늘더라도 건조 기간 등으로 실제 실적 반영까지 1~2년이 걸리는데 철강 가격 상승은 곧바로 비용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에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라고 말했다.
조선업계를 비롯해 자동차·건설업계도 철강재 인상으로 비상이 걸렸지만 철강 가격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철강 수요 산업의 업황이 개선되고 있는데다 글로벌 철강 최대 생산국인 중국이 206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며 철강 생산량을 줄이고 있어서다.
길었던 코로나19를 탈출한 산업계가 다시금 고꾸라질 위기에 놓이자 우리 정부도 팔을 걷었다. 다만, 철광석과 철강재 가격 폭주가 국내 한정이 아닌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보니 직접적인 가격 조정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정부는 전날 철강업계와 논의에 이어 오는 13일에는 조선, 기계, 기자재 등 수요 산업단체들을 만나 애로사항 등을 청취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