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쿠팡에서 심야 배송을 담당하던 택배 노동자가 숨진 채 발견되자 택배 노동자들이 "처참한 고강도 업무가 부른 예고된 과로사"라며 쿠팡 측에 사과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대책위)는 8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은 지난해 초 쿠팡에 계약직으로 입사해 오후 9시부터 오전 7시까지 주 5일을 근무했다"며 "부검 결과 '뇌출혈이 발생했고 심장 혈관이 많이 부어오른 상태였다'는 1차 소견이 나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형적인 과로사 관련 증상인데다, 고인이 평소 지병이 없던 점 등으로 볼 때 과로사가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대책위와 경찰에 따르면, 쿠팡 송파 1캠프에서 심야·새벽 배송을 담당하던 이모(48)씨가 지난 6일 서울 송파구의 한 고시원 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씨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배우자 신고를 받고 출동해 시신을 찾았다.
그는 돈을 벌기 위해 자녀와 배우자를 지방에 두고 서울로 올라와 홀로 고시원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이씨는 작년에 쿠팡에 계약직으로 입사해 근무하던 중 정규직으로 전환돼 근무했으며, 배우자에게 수시로 심야 노동의 어려움을 호소해 온 것으로 알려진다.
쏟아지는 업무량에 쉬는 시간마저 일할 수밖에 없었지만 노동 강도에 비해 한 달 임금 280만원만 손에 쥐었다. 심야 노동을 담당한 점을 고려하면 최저임금을 갓 넘긴 수준이라는 게 대책위 측 설명이다.
대책위는 "이씨 동료 증언에 의하면 쿠팡은 이씨 근무시간에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많은 물량을 모두 처리하도록 강요하며 1시간인 무급 휴게시간마저 제대로 쉬지 못하고 일을 하게 했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쿠팡에서만 지난해 4건, 올해 2건의 과로사가 발생했다"며 "정부가 쿠팡을 중대재해다발사업장으로 지정하고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사회와 정부, 국회가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릴 것도 제안했다.
대책위는 또 "지난해 10월 쿠팡 칠곡물류센터에서 심야 업무 노동자가 숨진 뒤 과로사 대책을 쿠팡에 여러 차례 요구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며 "쿠팡이 공식 사과하고 보상·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을 때까지 유가족과 함께 싸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