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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자를 ‘범죄자’로 내모는 ‘실시간 뉴스’

해당 언론사 뉴스공급 중단 등 강력한 제재 필요

이종엽 기자 | lee@newsprime.co.kr | 2008.04.10 14:21:42

[프라임경제] 국내 대부분 포털사이트에는 ‘실시간 뉴스 검색어’내지 ‘실시간 이슈’기능이 있어 현재 네티즌들이 가장 많이 검색하고 있는 단어를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있다.

포털사이트 입장에서는 시시각각 변하는 네티즌들을 자사 홈페이지에 조금이라도 더 잡아두기 위한 방편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는데 문제는 이러한 실시간 검색어가 언론사에서는 다르게 악용되고 있어 그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해 주고 싶다.

   
 

현재 5대 포털사이트(네이버, 다음, 야후, 엠파스, 네이트, 파란)에 기사 제휴 및 공급을 하고 있는 언론사는 대략 200여개 매체로 추정되는데, 직접 기사를 전송하는 경우와 일정 시간을 두고 포털사이트에서 해당 언론사의 기사를 추출해가는 웹크롤링 방식을 통해 독자들에게 기사를 보여주고 있다.

‘정론직필’이라는 언론 본연의 사명을 가지고 있는 수많은 매체들이 자사 홈페이지의 접속자 수를 늘리기 위해 실시간 뉴스 작성에 사활을 걸면서 취재하지 않은 내용을 인터넷에서 불법적으로 인용해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비양심적인 행동들이 결국 언론사들간 고소·고발로 이어지면서 자칫 기자가 범죄자로 내몰리고 있는 상황까지 벌어져 개탄스러울 뿐이다.
실시간 뉴스는 각 포털에 올라오는 실시간 검색어를 중심으로 기사를 작성하는 것인데, 대부분 연예관련이나 스타들의 신변잡기적인 내용이 대부분으로 홈페이지 접속자 수와 클릭 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되면서 언론사 입장에서는 ‘참을 수 없는 유혹’인 셈이다.

소위 말하는 메이저 언론사를 비롯해 중소 인터넷 매체 가릴 것 없이 행해지는 실시간 뉴스 작성은 지난 해 부터 몇몇 언론사들이 활용하기 시작하더니 최근에는 거의 대부분 언론사들이 현장에서 발로 뛰는 기사 작성을 포기하고 오로지 인터넷을 매개로 클릭을 유도하기 위해 24시간 몰입하고 있는 현실은 전세계에서 우리나라 언론에서만 일어나고 개탄스러운 일이다.

문제는 바로 실시간 뉴스가 현장이 아니라 인터넷 공간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거의 모든 매체의 내용이 대동소이하고 타 매체와 차별화되는 자극적인 제목으로 소위 말하는 ‘낚시’성 기사만을 양산한다는 점에 있다. 즉, 취재는 이뤄져 본 적 없이 먼저 올라온 기사를 중심으로 몇 개의 기사를 가지고 편집과 재편집 과정을 거쳐 포털에 전송된 뒤 독자들에게 선보이는 이런 실시간 기사는 ‘저작권 침해’라는 범법이 하루에도 수천 수만번씩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기사의 마지막에는 ‘저작권자의 허락없이 무단전제, 복사, 배포가 금지되어 있다’라고 적시돼 있지만 실시간 뉴스는 타인이 만들어 놓은 창작물에 대한 시간과 노력을 무시하고 단순 클릭 발생에만 혈안이 돼 있는 것이 작금의 인터넷 뉴스의 현실이다.

실제로, 일반적인 정치나 경제 관련 기사는 독자들의 클릭이 많이 발생하지 않지만 실시간 뉴스의 경우 기사 하나 당 수만에서 수십만 클릭이 발생하면서 허위 접속률을 높이는 최대 주범이다. 모 중앙일간지의 인터넷 부서는 이러한 실시간 뉴스만을 담당하는 기자를 7~8명을 순환 상주시키면서 자사 홈페이지 접속률이 높기 때문에 경쟁사 보다 우위에 있다는 말을 종종하곤 한다.

특히, 각종 사이트의 순위를 매기는 전문업체의 자료가 대부분 이러한 클릭을 중심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어디어디 신문은 몇 위라는 불문율 같은 공식에 사로잡힌 언론사주와 편집국은 경쟁적으로 클릭을 유도하기 위해 선정적인 제목과 확인되지 않은 내용으로 불법과 탈법을 일삼고 있는 것이다.

현행 저작권법 136조(저작권 침해죄)와 138조(출처명시 위반죄)에는 엄연히 창작물에 대해 법적 보호 장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고발 조치가 들어오면 몇 마디 사과와 언론사 간부들간의 친분 등을 내세워 무마하려는 것이 고작이다.

이러한 언론사주와 불법 행태에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결국 중소언론 매체에서 일하는 힘없는 기자들의 몫으로 돌아간다.  기존 맡고 있는 부서 기사 작성과 함께 당직과 야근이 겹치는 와중에도  실시간 기사 작성에 대한 압박은 열악한 근무 환경과 함께 자칫 범죄자로 내몰리는 기가 막힌 현실이 되버렸다.

언젠가 한 언론계 선배가 한 말이 최근의 이러한 현실을 바라보면서 더욱 가슴에 와 닿는다.

“기자를 배고프게 하는 것은 참고 이해할 수 있지만 기자를 울리는 짓을 하는 회사는 용납할 수 없다”

언제쯤 비양심적이고 범법적인 광란의 행동이 사라져 독자들에게 현장의 소식을 전하는 환경이 정착될지 손꼽아 기다리면서 포털사이트 관계자들도 실시간 뉴스에 몰두하고 있는 언론사에 뉴스공급 중단 등 강력한 제재조치를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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