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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악마의 편집'일까 SK이노 '증거인멸'일까

양사 첨예한 논쟁 지속…ITC 최종 판결에 이목 집중

오유진 기자 | ouj@newsprime.co.kr | 2019.12.02 18:19:22

[프라임경제] SK이노베이션(096770)과 전기차 배터리(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LG화학(051910)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이하 ITC)에 조기패소 판결을 요청한 근거자료 일부를 두고, 양사 해석이 엇갈린 모습이다.

LG화학은 지난달 14일자 보도자료를 통해 "SK이노베이션 측이 소송을 당한 직후 증거인멸 등을 통해 법정을 모독했다"라며 "ITC에 조기 판결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LG화학은 조기패소 판결 요청 근거 자료 중 하나로 SK이노베이션이 4월30일 'FW : [긴급] LG화학 소송 건 관련' 제목으로 발송한 이메일을 제시했다. 해당 메일에는 "PC 검열 및 압류 들어 올 수도 있으니 경쟁사 관련 자료는 모두 삭제 바란다"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LG화학이 지난 11월14일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한 SK이노베이션의 증거인멸 행위 정황 근거자료. ⓒ LG화학

LG화학 측은 이를 근거로 "SK이노베이션이 4월29일 ITC에 영업비밀침해 소송을 제기한 바로 다음날 이메일을 통해 자료 삭제를 지시하는 등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증거인멸 행위를 지속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드러났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기패소 판결을 비롯해 영업비밀을 탈취해 연구개발·생산·테스트·수주·마케팅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사용했다는 사실 등을 인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본지 취재 결과, 해당 메일 원문은 소송 관련 삭제 요청이 아닌 SK이노베이션 측이 각 unit장(팀장)에게 LG화학과의 소송 관련 의견을 종합해 달라는 내용에 불과했다. 다만 LG화학 측이 원문 전달 과정에서 사견이 첨언된 메일만을 발췌·편집해 언론에 공개한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LG화학 자료 일부가 왜곡됐다'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도 원문 내용(사업팀 의견 취합)을 누락한 LG화학 측 보도자료에 있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LG화학 측이 보도자료 등을 통해 일부 구성원 이메일을 수신자와 발신자를 의도적으로 삭제, 전사적 이메일인 마냥 왜곡해 주장하는 것은 명백한 오도"라며 "이는 증거 팩트주의에 어긋난다"고 비난했다.

LG화학이 ITC에 제출한 조기패소 판결 요청서 내용 일부 발췌. ⓒ ITC

다만 LG화학이 ITC에 제출한 67페이지 분량의 조기패소 판결 요청서에는 원본에 대한 언급은 없지만 '팀장이 팀원들에게 보냈다'라는 내용이 명시된 상태다.

지난 11월13일(현지시각) 공개된 조기패소 판결 요청서에 따르면, "팀장이 팀원들에게 관련된 모든 자료를 모든 개인 PC·메일 저장함·팀 룸에서 삭제하라고 지시했다"라고 적혀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LG화학이 ITC에 제출한 요청서에는 이런 부분이 제대로 명시된 만큼 판결에 혼선을 주려는 목적은 아닌 것으로 사료된다"라며 "다만 언론을 통해 이 부분을 명확히 언급하지 않은 만큼 마치 SK이노베이션이 조직적으로 삭제한 것처럼 배포한 부분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꼬집었다.

원본 한 부분을 두고, LG화학 측 '조직적 행동'과 SK이노베이션 '사견'이라는 첨예한 논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과연 ITC가 어느 입장에 손을 들어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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