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서울 소재 한 KT 공식인증대리점에는 '전국에서 앞서가는 KT 5G 속도'라고 크게 적힌 포스터가 붙어 있다. = 황이화 기자.
[프라임경제] LG유플러스가 '5G 속도 비교 마케팅' 신호탄을 터뜨리자 SK텔레콤과 KT가 "신뢰할 수 없다"고 비판하더니, 최근 양사는 언제 그랬냐는 듯 LG유플러스를 따라 마케팅 중이다. 이동통신사들이 소비자를 기만하고 말 바꾸기를 일삼는다는 지적이 팽배하다.
1일 서울 소재 한 KT 공식인증대리점에는 '전국에서 앞서가는 KT 5G 속도'라고 크게 적힌 포스터가 붙었다.
포스터는 KT 5G 속도가 △잠실 847Mbps △홍익대 839Mbps △청주 700Mbps △북대전IC 761Mbps △전북 567Mbps △광주 639Mbps △원주 740Mbps △대구 765Mbps △울산 779Mbps △부산 785Mbps △제주 592Mbps라고 알리고 있다. 이 수치는 속도측정앱 '벤치비'로 10회 측정한 수치를 평균 낸 것이다.
지난달 들어 LG유플러스(032640)는 자사 대리점에 '비교불가 한판 붙자! 5G 속도측정 서울1등'이라는 포스터를 배포했는데, LG유플러스가 '서울' 지역만 비교해 우위를 주장했다면, KT(030200)는 여기에 더해 '전국'에서 속도가 우수하다고 알리고 있다.
이동통신사의 '자화자찬' 마케팅은 하루이틀이 아니지만, 일련의 행보들이 이동통신사들의 전형적인 '진흙탕 싸움'을 보여주고 있다는 말들이 나온다.
지난달 LG유플러스가 벤치비로 이동통신 3사의 5G 속도를 측정한 결과를 바탕으로 'LG유플러스의 5G 속도가 서울에서 1등'임을 포스터와 기사형 광고로 알리자, 지난달 26일 KT와 SK텔레콤은 한날 백브리핑을 열어 "신뢰할 수 없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속도 측정의 주체·장소·시간에 따라 결과 조작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KT는 벤치비 측정 방식을 문제삼으며 "벤치비 측정은 고정 측정에 유리해 모바일 이동성을 담아내지 못한다"며 "이동성을 고려한 드라이빙 테스트 방식이 가장 일반적이면서도 고객 사용 패턴을 반영한 정확한 속도 측정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KT 네트워크 담당자는 브리핑에서 LG유플러스를 향해 "치졸하다"고 발언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또 KT는 LG유플러스의 홍보 포스터를 놓고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가 있어 공정거래위원회 고발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KT 역시 벤치비 측정치를 기반으로 '속도가 앞선다'고 홍보하며, 자기 부정한 모양새가 됐다. 다만 KT는 표시광고법 상 '중요정보 고시' 의무를 고려해 포스터 하단에 작은 글씨로 '5G 속도는 측정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이라고 표기했다.
이와 관련해 KT 측은 "A사·B사 등으로 비교한 속도 비교 마케팅과는 다르다"라며 "LTE보다 빠르고 저지연인 KT 5G의 특성을 고객이 알기 쉽게 홍보하기 위해 제작한 것"이라고 응대했다.
'속도 마케팅'과 관련한 말 바꾸기는 KT만의 일이 아니다. 지난달 백브리핑에서 LG유플러스를 비판하며 비교 마케팅을 도외시 하는 듯했던 SK텔레콤(017670)도 지난달 30일 서울 일대 일부 SK텔레콤 공식인증 대리점에 '5G 속도도 SK텔레콤이 앞서갑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홍보 포스터를 부착했다. 역시 벤치비 측정치를 기반으로 3사의 5G 속도를 비교한 자료를 구성해 알렸다.
이동통신 3사의 속도 마케팅은 이전투구 양상으로 치닫고 있지만, 소비자 단체는 무의미한 수준의 마케팅 경쟁은 지양하고 요금제 경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팀장은 "5G 속도는 일부 차이가 있겠지만 '도토리 키재기' 수준"이라며 "지금은 속도를 느낄 5G 서비스 자체가 없어 체감이 전혀 안 되는 경쟁"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전체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이동통신 3사가 가격 경쟁을 안 하고 있어 5G 요금제 역시 담합수준"이라며 "속도 경쟁이 무의미한 현 시점에선 중저가 요금제를 더 출시하는 등 요금제를 더 다양하게 구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