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KT(030200)가 십여 년간 이어진 불법 비자금 의혹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2005년 취임한 남중수 전 사장부터 황창규 현 회장까지 KT를 이끈 세 명의 수장 중 단 한 명도 이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했기 때문.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관행처럼 이어지는 KT의 불법 비자금 조성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엄중한 처벌을 받는 선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4월17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황창규 KT 회장이 경찰 조사를 받기위해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는 모습. ⓒ 뉴스1
전·현직 국회의원 84명은 KT에서 '상품권 깡' 방식으로 조성한 비자금 11억5000만원 중 4억4190만원을 건네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 달 18일 국회의원들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전달한 혐의로 KT 전·현직 임원 7명을 입건하고, 황창규 KT 회장을 비롯한 대관부문 임원 4명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검찰은 경찰에 '보강수사'를 지시하며 구속영장을 반려했다.
업계에서는 KT의 이 같은 비자금 조성이 관행처럼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검찰의 엄중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제 KT 민영화 후 2대 총수를 지낸 남 전 사장은 연임에 성공했지만 이명박 정부 출범 첫해인 2008년 11월 배임수재 혐의로 검찰에 구속되면서 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당시 검찰은 남 전 사장이 계열사와 납품업체에서 3억여원을 받은 혐의와 정치인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일부 진술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수사를 진전시키지 않았다.
남 전 사장의 뒤를 이어 취임한 이석채 전 회장 또한 2013년 비자금을 조성해 이를 개인적으로 사용한 '횡령' 혐의를 받았다.
당시 검찰은 △친척과 지인이 운영하는 3개 벤처회사의 주식을 비싸게 매입하는 방식으로 회사에 103억원의 손해를 준 '배임'과 △임원들의 현금 수당을 돌려받는 수법으로 11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검찰의 칼날은 KT 본사와 이 전 회장 자택 압수수색으로 이어졌고, 2013년 11월 결국 중도 사퇴했다.
이 당시에도 검찰은 비자금이 정부 고위직과 정치권에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 등이 제기됐지만, 무죄로 결론 났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이들이 조성한 비자금은 정‧관계 로비 의혹과 직결된 바 있다"며 "이를 의식한 탓인지 KT 수장들의 비자금 조성 방식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KT가 세 번의 총수가 바뀌는 동안 계속해서 비자금 의혹이 제기됐지만,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처벌을 받은 바 없다"며 "특히 황 회장은 지난 2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정치 후원금을 그런 식으로 내온 관행이 있었던 것 같다'며 비자금 조성이 관행처럼 굳어졌다는 점을 일부 인정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의 불법행위를 막기 위해서라도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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