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신남방정책'의 핵심 파트너로 우리는 왜 베트남을 택했나? 단순히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만은 아니다. 미국을 이긴 유일한 승전국, 10년 전 닥친 극심한 경제 위기를 이겨낸 베트남. 부지런하고 강인한 이 나라에 6.25와 IMF를 극복한 우리 기업들은 매력을 느낀다. '꾸엔루(매력있는) 베트남'과 거기서 뛰고 있는 한국 경제인들을 만나보자.
이마트(139480)가 기회의 땅 '베트남'에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단순히 중국 시장 이후의 대안을 넘어, 한류 열풍을 등에 업고 본격적인 베트남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베트남의 인구는 1억명으로 이 중 60%가 소비 성향이 높은 20, 30대다. 연평균 경제성장률도 세계 평균의 2배인 6~7% 수준이다. 이는 이마트가 베트남 시장을 공략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 1월 중순 베트남 호치민 이마트 고밥점을 직접 방문해 현지 상황을 둘러보고 사업 확대 의지를 재확인했다. 또한 지난 3월 진행된 신세계그룹채용박람회에서 베트남 사업에 약 55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베트남 시장 확대를 공고히 했다.
◆호치민 최대 상권 고밥점에 '첫 삽'
지난 22일 저녁, 베트남 호치민 고밥 이마트 주차장은 오토바이로 빼곡했다. 이마트 입구부터 북적거리는 인파를 지나 매장 안으로 들어서자 더 많은 사람이 장을 보거나 식사를 하기 위해 고밥점을 찾고 있었다.
고밥점을 방문하기 전 "한국의 이마트와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기자가 느끼는 고밥점 이마트는 한국의 이마트와는 다른 분위기였다. 이곳은 단순히 장을 보러오는 곳이 아닌 호치민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란 느낌이 더욱 강하게 들었다.

이마트 고밥점 매장에는 한국 이마트와 마찬가지로 노브랜드 상품도 구입할 수 있다. = 추민선 기자
"시식하고 가세요" 베트남어를 알아듣지 못하지만, 시식 코너에서 외치는 소리는 분명 이와 같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시식을 위해 모여든 사람들은 서로 어깨가 부딪치고 발을 밟히기도 수차례 였지만 모두 개의치 않는 표정이었다.
사람들의 카트에는 노브랜드 상품과 현지 상품,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 등 다양한 제품들이 가득 담겨 있었다. 장을 보고 즉석조리식품을 구입해 식사를 하는 모습도 자주 찾아볼 수 있었다.
◆현지 직원 비율 95% "최적화된 라이프 스타일 반영"
이마트는 지난 2015년 12월28일 베트남 첫 점포인 호치민 고밥점을 오픈했다. 고밥점은 국외 점포로는 2011년 이후 4년만에 개점한 것으로 호치민 인구 밀집 지역이자 최대 상권인 고밥에 총 1만578㎡(3200평) 규모로 들어섰다.
고밥점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에 방점을 찍은 매장으로, 인력부터 상품까지 베트남 사람들에게 최적화된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했다. 특히 300명가량의 점포 인력 가운데 최고 의사 결정권자인 점장을 비롯해 직원의 95% 이상이 베트남 현지인으로 구성돼 있다.
95%에 달하는 현지 직원을 통해 수준 높은 이마트 서비스 정책을 실현, 베트남 현지인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장을 보러 나왔다는 베트남 현지인 부 티 마이씨도 "생선이나 육류의 경우 현지 마트의 위생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이마트에서는 신선한 제품을 구입할 수 있어 자주 이용한다"며 "제품진열이나 서비스도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한국 상품 비롯해 가라오케·놀이공간 마련
이마트 고밥점에는 한국 매장에서 찾아볼 수 없는 조금은 특별한 공간도 선보이고 있다. 현지인의 성향을 반영한 베이커리 제품을 비롯해 가전 매장에 설치된 가라오케가 바로 그것.

베트남 호치민에 위치한 이마트 고밥점 오토바이 주차장과 건물 외부 벽면에 그려진 날개 포토스팟. 날개 포토스팟은 현지인들이 이마트에 방문하면 '인증사진'을 찍는 공간이다. = 추민선 기자
2층은 게임 시설, 아이들의 놀이공간 등이 자리잡고 있고, 건물 외부 벽면엔 커다랗게 그려진 날개 포토스팟도 있다. 날개 포토스팟은 현지인들이 이마트에 방문하면 '인증사진'을 찍는 공간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조선호텔 베이커리 출신 제빵 명장이 베트남에서 1년간 근무하며 파악한 현지인의 입맛에 맞는 빵도 개발해 선보이며, 가전 매장에서는 노래 부르기를 즐기는 베트남인의 특성을 반영해 가라오케 코너도 구성해 현지 맞춤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베트남 내 다른 대형마트와의 차별점으로 신선(농축수산), 즉석조리, 베이커리 코너를 직영화한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특히 치킨, 김밥, 떡볶이 등 즉석조리 식품은 한국 이마트와 똑같은 레시피로 조리해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한국과 가장 다른 점은 생선, 갑각류, 생고기 등을 직접 손으로 만져보고 구입한다는 점이었다. 정말 신선한지 눈으로 확인하고 만져보고 사기 위해서다. 이러한 현지 특성을 반영해 이마트는 매대의 높이를 낮추고 오픈형으로 구성했다.
주차 공간도 한국과 차이점을 보인다. 오토바이 이용률이 80%가 넘는 베트남 현지의 사정을 고려해 오토바이 1500대, 자동차 150대를 주차할 수 있는 지역 최대 규모의 주차장을 마련한 것.
이마트 관계자는 "베트남의 경우 자동차보다 오토바이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주차장도 이를 고려해 구성했다"고 말했다.
◆노브랜드 "믿을 수 있는 한국 상품" 이미지 구축
한편 베트남 고밥점 매출액은 2015년 12억, 2016년 419억, 2017년 520억원(24.1%)으로 매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인기 요인에 이마트 관계자는 "K팝과 드라마 등을 통한 베트남 소비자들의 한국 상품에 대한 높은 선호도를 꼽을 수 있다. 상대적으로 노브랜드 과자가 가격 접근성이 좋아 인기가 좋다"며 "노브랜드 상품은 한국 할인점 이마트에서 파는 합리적인 가격, 믿을 수 있는 한국 상품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 고밥점 내부에는 장을 보거나 식사를 하기 위한 고객들로 북적였다. 특히 시식코너에는 많은 사람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 추민선 기자
특히 현지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한국 상품군은 노브랜드 과자, 해초류(김·역), 음료(노브랜드 오렌지·알로에·포도·사과 음료) 등이다. K팝, 드라마 등 한류 열풍으로 인해 한국식 식음료 제품 역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마트는 현지 인기에 힘입어 출점 확대도 계획하고 있다. 이마트는 오는 2020년까지 베트남에 대형매장 중심으로 점포를 추가로 낼 계획이다.
이를 위해 2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베트남에 추가로 4~5개의 점포 출점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