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작은 것을 탐하다 큰 소실을 입으면 돌이킬 수 없는 후회스러움 때문에 쓰라림이 오래간다.
최근 일어난 정치권의 밥그릇 싸움이 이런 상황 아닐까. 이른 판단일 수도 있겠지만 일반약 약국 외 판매를 골자로 한 약사법 개정안의 ‘사실상 무산’을 두고 소탐대실(小貪大失)이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약사법 개정안이 이번 국회에선 처리가 불가능하다는 데 토 달 사람은 없는 것 같다. 한미 FTA 처리 문제로 여야는 서로 잡아먹을 듯이 싸우고 있지만, 국민편의와 건강을 담보한 약사법 개정안과 관련해선 소리 소문 없이 ‘없던 일 하기’로 마음을 모은 듯하다.
지난 20일 보건복지부 등은 국민 불편 해소를 위해 일반의약품 중 일부를 슈퍼 등에서 판매할 수 있는 약사법 개정안을 지난 9월 국회에 제출했다. 이 개정안이 올 정기국회를 통과할 경우, 내년 상반기부터는 감기약 등을 슈퍼에서 판매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게 뒤틀린 상태다.
과정을 조금만 깊게 살피면 왜 국회로 비난의 화살이 쏠리는지 쉽게 이해를 할 수 있다.
약사법 개정안은 소관 상임위인 국회 여야 보건복지위 전체회의 안건에서 제외됐다. 2012년 5월 18대 국회 임기가 끝날 때까지 처리하지 못하면 약사법은 원점 회귀는 물론, 19대 국회에서 재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배경을 두고 이런저런 말들이 많지만, 국회가 이처럼 다소 비굴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다름 아닌 6만명 규모의 약사회 표심 때문이 아니겠냐는 게 중론이다.
이러한 가운데 약사 단체들은 일반약이 슈퍼에서 판매되면 제약사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광고를 늘릴 것이고, 이는 정권 차원의 종편광고 몰아주기가 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정치권 여야도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의약품 분류가 끝난 뒤 약사법 개정을 논의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일반약 약국 외 판매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주장이지만, 이 또한 사실상 무산된 약사법 개정안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종편광고 몰아주기는 약의 오남용 방지를 위한다는 논리가 바탕에 깔려 있지만, 이번 개정안은 이미 안정성과 유효성이 확보된 일반약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들어맞지 않는다.
게다가 의약품 재분류는 오는 2012년 1, 2월에 마무리 될 계획으로, 전문의약품은 의사 처방을 기본으로 하는 터라 극히 일부를 제외한 일반약과는 이미 경계가 명확하다는 것도 이번 약사법 개정안 무산을 이해시키기에 부족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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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표를 얻기 위해 부동표를 외면했다는 지적을 받는 정치권의 행보는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정치권 행보에 소비자가 늘 간과돼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정부와 관계부처의 올바른 판단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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