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조선시대에 자식의 잘못을 바로잡는 방법 중 하나로 ‘조상매’라는 게 있었다. 자식이 잘못된 행동을 하면 아버지는 그를 데리고 조상 묘로 갔다. 그리고 회초리로 자신의 종아리를 자식에게 치라고 명령했다. 자식을 잘못 길러 조상들께 누를 끼쳤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조상매’에는 더 깊은 뜻이 담겨있다. 자식에게 패륜을 체험하게 함으로써 잘못을 뼈저리게 뉘우치고 책임을 통감하라는 의미다.
요즘 전국경제인연합회 행태를 보면 이명박 대통령은 물론 각 그룹 총수들도 일제히 국민 앞에 종아리를 걷어야 할 판이다. 결코 과장만 아니다. 전경련에 대한 비판적 시각은 이미 오래전부터 지속돼 왔다.
한반도 중부를 강타한 집중호우 때만 해도 그렇다. 당시 전경련은 매년 개최해왔던 제주하계포럼이 잡혀있었다. 전경련 하계포럼은 1년에 한번 기업인들이 제주도에 모여 경제현안을 논의하는 재계 대표 행사다.
문제는 포럼 이튿날 열릴 ‘전경련 회장배 골프대회’였다. 애초 전경련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포럼 다음날인 지난 7월28일 회원사 최고경영자와 임원 등을 모아 엘리시안, 스카이힐, 타미우스, 레이크힐스 컨트리클럽 네 곳에서 골프대회를 열 계획이었다.
그러나 집중호우로 대규모 인명피해가 난 시점에 ‘골프대회’라니 있을 수 없는 일. 전경련도 이 점을 감안해 모든 계획을 백지화하고 미리 준비한 대회 플랜카드도 모두 철거했다.
그러나 허울뿐인 ‘대회취소’였다. ‘대회’는 취소했지만 300여명이 85개 팀으로 나눠 ‘골프회동’을 가진 것. 더욱이 이날 골프를 치지 않는 일부 참가자들은 요트투어를 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전경련 측 입장은 다음과 같다. “이미 오래전 예약을 한 터라 부득이하게 ‘친목 라운드’를 했을 뿐”이라고.
이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 예약취소에 따른 벌금 몇 푼에 결국 반(反)기업 정서만 부추긴 꼴이 된 셈이다.
재계 한 고위관계자는 “전경련에 매년 수십억 씩 회비를 내면서 정작 무슨 서비스를 받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기업 이익을 대변하기는커녕 반 기업 정서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계 대변도 정부와의 소통도 어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다는 얘기다.
전경련의 무책임한 행동에 회원사들이 곤혹을 치룬 건 이뿐만 아니다. 전경련 실무진 차원에서 논의된 ‘사회공헌사업 추진안’이 통째로 외부에 흘러나가면서 회원사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기도 했다. 지난 3일 예정됐던 정병철 전경련 부회장과 4대그룹 CEO 간 조찬간담회도 이 때문에 전격 취소됐단 말도 있다.
실제 재계 한 고위관계자는 “이미 개별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경련의 사회공헌사업은 기업들에게 이중부담”이라며 “특히 사회공헌사업과 관련해 간담회를 하자는 정도만 얘기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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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본시장부= 박지영 기자 | ||
또 다른 재계 관계자 또한 “가뜩이나 국민들의 반 기업 정서가 고개를 들고 있는 마당에 전경련이 저러고 있으니 정말 할 말이 없다”며 “기업을 도와줘야할 전경련이 오히려 기업들을 힘들고 부담스럽게 하고 있다”고 동조했다.
올 9월 설립 50주년을 맞는 ‘재계의 맏형’ 전경련이 언제야 제 역할을 할 지 답답한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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