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기자수첩] 사기행각? 관행? ‘베스트셀러 마케팅’

 

조미르 기자 | jmr@newsprime.co.kr | 2011.04.07 17:55:33

[프라임경제] 베스트셀러(best seller)란 말 그대로 ‘많이 팔린 책’을 뜻한다. 상업적으로 성공한 책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책을 사러 서점 또는 인터넷서점에 들렀을 때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이 바로 베스트셀러다. 서점에 들어서면 사람들 눈에 가장 띨만한 곳에 베스트셀러 공간이 자리잡고 있다. 인터넷서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사이트에 들어서자마자 일간·주간·월간 베스트셀러의 목록을 볼 수 있게 해놨다. 이런 온·오프라인서점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책을 선택할 때 베스트셀러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니다. 출판산업이 발달한 일본 역시 베스트셀러 마케팅의 부작용이 종종 사회문제로 대두되곤 했다. 특정 책을 ‘화제의 책’으로 밀어올리기 위해 별별 수단을 써서 미디어 노출 빈도수를 높이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TV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서도 출판홍보의 틈을 마련하는 등 각종 마케팅이 다 동원된다.

‘좋은 책은 어떤 식으로든 잘 팔리게 돼 있다’는 신념은 ‘순진한 기대’ 취급을 받기 십상이다. 책을 잘 만들어 서점까지 보내기만 하면 책 내용의 질에 따라 책이 팔리고 안 팔리고 하던 시대는 일찌감치 지나갔다. 베스트셀러는 출판사의 이른바 ‘베스트셀러 프로그램’에 의해 치밀하게 기획된 그야말로 ‘종합예술작품’인 시대다. 
 
최근 국내 출판시장에서 베스트셀러 순위상승을 노린 책 사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한국출판영업인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서점의 베스트셀러 집계·발표 가이드라인’이 시행되고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 같다.

베스트셀러 순위는 교보문고, 예스24를 비롯해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집계하며 책 판매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출판사업자들로서는 자나 깨나 ‘베스트셀러 반열’에 자신들의 작품이 오르길 학수고대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더티 플레이’인줄 알면서도 일부 사업자들은 책 사재기를 해대며 업계를 더럽히곤 한다. 문제는 덩치 큰 사업자들이 이런 플레를 경쟁적으로 펼친다는 점이다. 자본이 약한 사업자들은 사재기를 할 여력도 없다.    

베스트셀러의 의미 속에는 대중들에 의해 선정된 책이기 때문에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는 전제가 내포돼 있다. 따라서 사람들이 베스트셀러에 열광하는 것이고, 베스트셀러는 베스트(best) 셀러(Seller)로 유지하게 되는 것이다.

독자는 내용이 질적으로 우수한 작품이 베스트셀러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지만 상상과는 다르게 많은 이면들이 즐비해있다. 베스트셀러는 ‘베스트셀러 프로그램’이라는 구조 속에서 필연적으로 상업성을 안을 수밖에 없는 경우가 다반사다. 

기자 또한 베스트셀러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주 베스트셀러 1~5위는 어떤 책이 차지하고 있을까’ 유심히 보기도 하고, 새로 나온 베스트셀러를 잘 알고 있지 못한다면, 나중에 도서관에 가서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베스트셀러 마케팅과 관련한 문제는 어느 한 곳에 책임이 집중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우선, 출판사는 고질적인 ‘베스트셀러 마케팅의 병폐’에서 그 발을 빼야 한다는 생각이 크다. 출판사가 그럴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관리감시 당국이나 사법기관이 나서서 불공정 행위를 낱낱이 잡아내는 것이 옳다.

돈을 풀어 책을 사재고 그 책에 ‘베스트셀러 딱지’를 붙여 돈을 벌어대는 뻔뻔한 사기 행각을 눈 감아 둘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서점도 단순히 홍보성 짙은 베스트셀러 추천이 아니라, 독자에게 양질의 도서를 소개할 줄 알아야 할 것이다. 사회의 다양한 논의의 구심을 독서로 견인할 수 있는 데 무게중심을 둬야 한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맨 위로

저작권자(c) 프라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