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기자수첩] 아이들 눈엔 어른들 한통속 같지 않을까?

 

이지숙 기자 | ljs@newsprime.co,.kr | 2011.04.07 17:05:34

[프라임경제] ‘보건의 날’인 7일 아침부터 아이들 먹을거리 사고가 또 터졌다. 전북 군산시의 모 초등학교에서 실수로 보급한 ‘2개월 지난 우유’가 각 언론을 통해 일제히 뉴스를 탔다. 잠잠하나 싶었던 먹을거리 위생 문제가 또다시 불거지면서 한숨짓는 어른들이 많았을테지만, 시선을 조금만 틀어, 철이 들기 시작한 아이들의 눈에는 이런 일들이 대체 어떻게 비칠까.

결과적으로 볼 때, 어른들은 건강을 저해하는 저질 음식을 아이들에게 끊임없이 제공하고 있고, 한편에서는 일 터질 때마다 관리감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굳게 다짐한다. 하지만 이런 ‘뒷북 스타일’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사회이슈로 뜨지 않으면 책상에서 엉덩이 뗄 생각 안하는 사람들이 이 나라 건강에 대한 감시감독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은 생각마저 든다. 아이들 먹을거리 문제와 관련해 특별히 개선되는 점이 없는 것을 보면, 이 같은 극단적인 생각이 틀렸다고만 할 순 없지 않을까.

급식 식재료ㆍ위생ㆍ학교 앞 불량식품 등은 예전부터 지속적인 문제점으로 꼽혀왔지만 계속 ‘논의하겠다’, ‘단속하겠다’는 말뿐, 좀처럼 개선된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여전히 잊을만하면 유치원, 초등학교의 급식문제가 불거지고 학교 앞의 불량식품은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다. 어른들의 안전불감증은 아이들을 ‘위험 사각지대’로 몰고 있다.

2006년 11월 식약청이 전국 학부모 총 1006명을 대상으로 어린이 먹을거리 안전에 대해 인식도를 조사한 결과 어린이 먹을거리가 ‘안전하다’는 응답은 6.7%에 불과했으며, 54%는 ‘안전하지 않다’고 답했다. 또한, 어린이 먹을거리 안전정책이 ‘필요하다’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 96%를 차지했으며 우선으로 추진해야 할 분야로는 ‘식품의 원료 및 제조·가공(61.0%)’를 꼽았다.

5년이 지난 지금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여전히 급식 식재료는 학부모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고, 지난해에는 ‘부실 유치원’의 끔찍한 위생상태가 한 프로그램을 통해 방영돼 아이를 유치원에 맡겨야 하는 맞벌이 부모들을 마음 졸이게 했다.

논란이 계속되던 가운데, 올초 담당 정부부처에서 이에 대한 새로운 대안책을 내놓았다. 물론 ‘뒷북’이나 마찬가지였다. 부실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에게 상한 음식들을 주는 장면이 여과 없이 방송에 나간 뒤, 여론이 악화되면서 나온 결과였다. 하지만 이 대안책이 위험한 먹을거리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식약청과 보건복지부가 내놓은 정책을 살펴보면, 우선 식약청은 영양사가 없는 어린이집, 유치원 등 소규모 영·유아 보육시설의 어린이 급식 관리를 지원하기 위해 어린이 급식관리지원센터 9개소를 서울·인천·울산·경기·경남·제주 등에 설치할 예정이다. 식약청은 이 같은 사실을 지난 3월 발표했으며, 어린이 급식관리지원센터는 영·유아의 식사지도·식단제공·영양·위생 교육 등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또한 보건복지부는 평가인증 어린이집의 서비스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보육 컨설팅’을 확대 실시한다고 지난 4일 발표했다. 컨설팅의 분야는 건강·영양·안전관리, 보육과정뿐만 아니라 종사자의 고충상담 및 지원 등 다양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정부부처는 부실 어린이집에 대한 대안책으로 ‘급식관리지원센터’, ‘보육 컨설팅’ 등을 실시할 계획이지만 정작 퇴출되는 부실어린이 집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전히 솜방망이 처벌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보건복지부가 지난 2005년부터 실행해온 ‘어린이집 평가 인증제’는 필수사항이 아니라 어린이집에서 자체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결국 어린이집이 정상적으로 운영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감시정책은 전무한 상태다.

   
 
처벌만이 능사라고 할 순 없겠지만, 계속되는 부실 어린이집을 관리ㆍ감독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좀 더 강력한 정부의 채찍이 필요해 보인다. 문제가 커질 때로 커져 아이들이 탈이 난 뒤에 하는 수습은 결코 ‘어린이를 지켜주는’ 나라의 모습이 아니다. 불량식품도 단순히 학교앞 200m안 규제 등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지속적으로 ‘왜 나쁜지’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는 등의 장기적이고 구체적인 플랜이 필요하다.

의식주는 인간에게 필요한 가장 기본 요소이다. 아이들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도 지켜주지 못하는 어른의 모습은 부끄럽다. 특히 교육기관과 그 주변에서 벌어지는 사고는 더욱더 그렇다. 교육이란 말 안에는 ‘가르친다’ 외에도 ‘기른다’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아이들을 건강하게 기르기 위한 확실한 정책제도와 어른들의 올바른 마음가짐이 필요한 때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맨 위로

저작권자(c) 프라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