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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성신여대' 우향우' 정신 필요한 때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09.01.09 15:24:21

[프라임경제] 돌이켜 보면 그리 오래된 일도 아니건만, 우리 나라는 지금의 경제 대국 현황과는 달리 제대로 된 산업단지조차 변변치 않은 시절이 있었다. 특히나 고속도로도 존재하지 않아 제대로 물류망을 갖고 있지 못했고,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철강을 직접 조달할 능력도 없었다.

생각다 못한 박정희 대통령은 포항에 제철소를 짓자는 구상을 내놓았다. 미국 등에 원조를 요청했지만 반응은 냉담했다. 하지만 일본에서 돈 문제가 풀렸다. 대일 청구권 중 일부를 전용해 자금을 마련한다는 '박태준 하와이 구상'의 기지로 문제를 뚫었다.

이렇게 자금원을 만들어 제철소 설립 추진단을 구성한 박태준 포철 전 회장은 "일제 35년 수탈과 바꾼 돈이다. 이 돈을 제철소 설립 실패로 날리면 우리는 그저 '우향 우'해서 영일만 앞바다에 빠져 죽을 수 밖에 없다"고 임직원들에게 주지시켰다.

이것이 유명한 포철(지금의 포스코)의 우향 후 정신이다.

작금에 이르러 성신여대가 제 2 캠퍼스를 건립 중이라 한다. 제 2 캠퍼스 부지를 놓고 말도 많은 모양이나, 성신여대측 의지는 확고하다. "발전기금 100억원을 달성해 건설자금에 보탤 것", "그간 적립해 놓은 돈을 다 써서라도 제 2 캠퍼스는 꼭 해야 하는 사업"이라는 각오가 비장하다.

특히나 "학생들이 돈암동 현 성신여대 부지가 좁아 제대로 쉴 곳도 없다.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다"는 관계자들의 순수한 의지에서는 지난 10년간의 교내 갈등을 극복하고 높은 수능 점수에 걸맞는 제 2 창학을 이제 본격화하자는 각오마저 읽힌다.

특히나 눈에 띄는 대목은 '발전기금'을 내놓는 손길이 줄을 잇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해 7월 기준으로 모인 돈은 약 38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12월에 중간 자료가 한 번 더 집계됐으니 금원 규모는 더 늘었을 것이다.

그 금전이 현재 60억원에 이른다는 학교측 주장도 있으나, 중요한 것은 40억대냐 60억대냐, 100억 목표를 언제 달성하느냐가 아닌 것 같다. 이 돈은 기업체 등에서 성신여대에 그간 우수한 졸업생을 배출해 줘 고맙다는 인사성 금품 기부도 있고, 교수 및 일반직원들의 직장에 대한 애정 표현도 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 성신여대 동문들이 내놓는 돈이 꼬리를 물고 있음을 주목한다.

그간 성신여대는 10년 세월의 학내 분규를 겪어 왔고, 몇년에 이르른 '재단 전입금이 거의 없다시피한' 오랜 시간을 겪어 왔다. 그러니 지금 돈을 모교에 희사하는 동문들은, 금전적으로 어렵고, 더욱이 각종 분규로 외부 시각이 곱지 않은 사건사건들을 누비고 졸업한 이들이다.

이런 이들이 학교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은 흐르는 물에 흘려 보내고, 좋은 추억과 받은 바 만을 기억하여

   
   
이렇게 소중한 제 2 캠퍼스 건립 비용을 희사하고 있음은 예삿일이 아니다.

이렇게 소중한 자금을 모은 돈으로 제 2 캠퍼스를 짓는 성신여대로서는 상당한 부담감을 가져야 할 줄로 믿는다. 이렇게 고맙고 황송한 동문 제자들의 애정어린 자금을 보태 추진하는 사업에 자칫 잡음이나, 무사안일함, 나태함이 끼여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아울러 지난 10년 세월을 허송세월한 것과 같은 이기적 행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특히 교내 지도자급 인사들이 포철처럼 '우향 우' 정신을 갖고 기금접수에 나설 것으로 믿는다.

임혜현 기자/프라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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