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서울 양천구 서부트럭터미널에서 열린 '도시첨단물류단지 기공식' 현장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축사를 하고 있는 모습. = 박선린 기자
[프라임경제] 46년간 트럭이 오가던 낡은 물류 터미널이 서울 서남권의 새로운 중심지로 탈바꿈한다. 1979년 문을 연 양천구 신정동의 '서부트럭터미널(신정동 1315 일대)'이 4일 첫 삽을 뜨며, '도시첨단물류단지'로의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갔다. 지난 2016년 국토교통부가 지정한 도시첨단물류단지 시범사업지 6곳 중 가장 먼저 사업이 현실화된 곳이다.
4일 오후, 양천구 신정동의 낡은 서부트럭터미널 부지에는 굴착기 대신 기대와 환호가 가득했다. 46년 동안 트럭이 오가던 공간이 마침내 서울 서남권의 미래형 도시로 다시 태어나는 첫 삽을 뜬 날이었다. 기공식 현장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이기재 양천구청장, 지역 주민과 관계자 등 800여 명이 자리해 새로운 출발을 함께 축하했다.
오 시장은 단상에 올라 "서부트럭터미널은 오랜 세월 서울의 생활 물류를 책임져 왔지만, 이제는 시민의 삶을 바꾸는 도시 혁신의 무대로 거듭날 것"이라며 "서울의 미래와 시민 행복을 위한 획기적인 전환점이 되도록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기재 양천구청장도 "서울에서 도시첨단물류단지를 세운 전례가 없었다. 쉽지 않은 길이었지만 모두가 한마음으로 이뤄낸 결과"라며 "서남권의 랜드마크로 잘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관리하겠다"고 화답했다.

서부트럭터미널 도시첨단물류단지 사업 조감도. © 서울시
이번 개발로 서부트럭터미널은 사업부지 10만4000㎡, 연면적 79만1000㎡ 규모의 초대형 복합단지로 재탄생한다. 총사업비만 1조9000억원. 지하 7층~지상 25층 규모의 첨단 물류복합도시가 들어서며, 낡은 터미널은 물류 중심을 넘어 금융·의료·문화·판매시설이 어우러진 생활형 복합공간으로 바뀐다.
단지의 핵심은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한 물류 혁신이다. 자동화 분류 기능을 갖춘 풀필먼트(물류 일괄 처리) 시설과 신선식품 보관·가공·포장을 위한 콜드체인 시스템이 들어서며, 지역 소상공인을 위한 공유창고도 조성된다. 트럭이 오가던 기존 터미널 기능은 지하로 옮겨, 도심 물류의 중심축 역할을 이어간다.
시는 이번 개발을 단순한 산업 단지가 아닌 '삶의 질이 높아지는 도시 공간'으로 설계했다. 매봉산과 신월산을 잇는 스카이라인을 고려해 도심 경관을 정비하고, 단절된 도로를 잇고 차로를 확장해 교통 접근성도 높인다.
단지 안에는 창업기업을 위한 입주 공간과 회의실, 상담실, 휴게공간 등을 갖춘 창업지원센터(5421㎡) 가 마련되고, 수영장·피트니스룸·스쿼시·스크린골프·실내테니스장 등을 포함한 신정 체육센터(1만7050㎡) 도 들어선다.
또 공공임대 98세대를 포함한 총 997세대의 도심형 주택이 함께 공급된다. 물류와 산업, 주거와 문화가 공존하는 진정한 복합도시의 형태다. 시는 현재 행정 절차를 밟고 있으며, 양천구청의 주택건설 사업계획 승인과 건축허가를 거쳐 2026년 하반기 착공, 2030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