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은행권 가계대출 관리 실태에 대한 현장점검을 실시해 정부의 관리 방향이 차질 없이 집행되는지 확인하겠다. 점검 결과 나타난 지적사항에 대해서는 엄중 조치할 것."
이준수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 부원장이 지난 3일 국내 17개 은행의 부행장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나눈 말이다. 최근 가계부채 증가세가 부풀어 오르자, 금융감독당국이 은행을 불러 모아 '주의'를 준 셈이다.
업계에서는 가계부채에 대한 주의 대상이 잘못됐다는 볼멘소리가 들린다. '방귀 낀 놈이 성낸다'와 같은 속담에 빗댄 비판도 들려온다. 모두 정부의 그간 정책이 꺼져가던 가계대출 불씨를 살렸다고 입을 모은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하 금융당국)은 연초부터 연간 가계부채 증가율을 경상성장률 이내로 관리하겠다고 했지만, 이와 반대로 디딤돌·버팀목, 신생아 특례대출 등 주택 매매 수요를 자극하는 엇갈린 정책들을 선보였다.
가계대출 잔액 폭등의 중심에는 주담대가 있다. 주담대 잔액은 상반기에만 벌써 20조원을 돌파해 22조2604억원을 기록했다. 증가 폭은 △4월 4조3433억원 △5월 5조3157억원 △6월 5조8467억원 등으로 계속 확대되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규제인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의 도입을 갑작스럽게 연기해 대출 막차 수요를 부추겼다는 따가운 시선도 받고 있다.
이처럼 가계부채 폭증의 원인이 일부 정부 정책에도 있지만, 이들은 은행에 협박을 내지르고 있다. 올해 초부터 이어져 오던 정부의 '은행 때리기'가 상생금융 요구에서 대출관리 요구로 넘어갔다는 평가다.
이 부원장은 "은행권은 과열 분위기에 편승해 무리하게 대출을 확대하지 말고 각자 설정한 경영목표 범위 내에서 취급되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다시 시작된 정부의 압박에 은행들은 조달금리가 하락하고 있음에도 불구, 가산금리를 인상해 대출 취급 속도 조절에 나섰다. 시중은행 뿐만 아니라 인터넷전문은행들까지도 금리 조정을 검토 중이다.
예대마진이 주요 수익원인 은행 입장에서는 금리 인상이 좋은 소식이지만, 실제 은행권에는 불안감이 감돈다. 은행 수익이 커지면 커질수록 매번 '이자 장사' 비판과 정부의 채찍질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결국 정부 정책의 일관성 부족과 혼란에 금융소비자가 더 높은 이자를 부담하게 됐다.
정부는 이제라도 정책의 일관성을 확보해 가계대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목표가 있다면, 이를 위한 세부 정책도 일관되어야 한다. 주택 매매 수요를 자극하는 정책과 대출 억제 정책이 동시에 추진되는 모순을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가계대출 관리와 부동산 시장 안정을 동시에 달성하려다 둘 다 놓치는 양토실실(兩兎悉失)의 상황이 오지 않기를 바란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억제책으론 충분하지 않다. 일관된 정책으로 국민들의 신뢰를 얻고, 금융시장의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 정부와 금융당국의 책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