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금호타이어가 주식투자자들에게 끊임없이 근심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소속 그룹인 금호아시아나 그룹이 유동성 위기설로 인해 부도설, 아시아나항공 매각설 등 온갖 루머에 시달리는 데 말려들어 마음고생을 하더니, 기업설명회(IR) 직전에 제 2 대주주인 쿠퍼 타이어가 풋백옵션을 행사하며 빠져나간다는 선언에 타이어 자체가 유동성 위기에 한 숟가락을 더하는 가시방석에 올라앉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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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외국인 투자자가 빠져나가는 자리를 새롭게 다음 사람으로 교체한 발군의 실력은 높이 평가할 만 하다. 송구영신의 마음으로 다시금 마음을 다잡고 새로운 도약의 길로 뻗어나갈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시장의 기대도 존재하는 것 같다.
그러나 호사다마라고, 이러한 좋은 소식을 마냥 기쁘게 받아들일 수 없고 왼새끼를 꼬게끔 하는(의아하게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요소가 있음을 우리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바로 금호타이어에 새롭게 대주주로 참여하는 비컨의 계약 조건이, 과문한 탓인지는 모르겠으나,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의 정상적인 주식시장 거래 조건보다 높은 주식으로 외국 기업이 매입한 이유를 우리는 의아하게 생각한다. 물론 금호아시아나그룹측 관계자가 언급했다는 "금호타이어의 장래가치를 높게 평가해서"라는 이유 단 하나만으로 이러한 성과가 이뤄졌다면 가장 기쁜 일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거래 과정에 상당한 의문을 갖는다. 비컨이 케이먼 군도에 주소를 둔 페이퍼 컴페니(조세 회피 등의 목적으로 마련된 서류상의 회사, 혹은 실체가 형해화된 회사)라는 점 하나만은 문제도 아니다. 그 뒤에 있는 회사인 메이플 파이낸스가 금융 회사인 점에 우리는 오히려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된다.
현재 주가의 배 가까운 가격으로 투자한 외국기업이 다른 사람들의 돈을 굴려 수익을 내는 것을 업으로 하는 회사임에 주목한다. 사실 3년 조건으로 풋백옵션을 걸고 들어온 쿠퍼타이어보다 훨씬 긴 기간에, 보다 높은 가격으로 돈을 투자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파이낸스 회사가 이렇게 투자할 정도로 금호타이어의 상황이 좋다고만 이야기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단정하지 않는 게 일반적인 분위기인 것 같다.
더욱이 과문한 탓이겠으나, 파이낸스 회사에서 이렇게 장기간 돈을 묻어두는 게 적절하다는 판단을 내릴 정도면, 왜 유동성 위기까지 상황이 불거질 정도로 금호타이어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할 상황이 됐는가도 의아하다. IR에서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비장한 표정으로 "쿠퍼타이어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볼 것이며, 다른 투자자를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어느 정도 협상이 이뤄지고 있었다면, 약간의 상황을 귀띔하는 게 IR 개최의 목적에 맞음을 보면, 무언가 이상징후들의 연속이라고 보는 게 더 상식에 부합하는 것 같다.
물론 금호타이어의 이번 비컨 계약이 이면 계약이 아니기를 건전한 상식을 가진 경제인 및 여의도 주변을 오가는 인사들, 주주들, 더 나아가서는 국민 모두 바랄 것이다. 차라리 '이면계약 의혹'이 '오보'이길 바라는 마음도 없지 아니하다.
하지만, 이 대목에서 금호와 비컨 사이에, 과거 SK증권과 JP모건이 맺었던 것과 유사한 '이면 계약'이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등장하는 것은 유효하다고 사료된다. 그것은 금호아시아나 그룹이 '아름다운 사람들'이라는 타이틀을 쓰는 상황에서 이면 계약 같은 음험한 이야기가 끼여들어서는 안 되겠기에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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