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레고랜드發 건설업계 '잔혹동화' 주택 공급 축소로 이어지나

고금리 기조 이은 자금조달 빨간불 "수주 환경 침체"

전훈식 기자 | chs@newsprime.co.kr | 2022.11.01 15:56:17

'강원도 레고랜드'가 쏘아올린 부동산PF 시장 유동성 위기로 건설업계 '잔혹동화'가 예고되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최근 지속되는 원자잿값 및 금리 인상으로 건설 시장이 정체되고 있는 가운데 일명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무엇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향한 우려가 점차 확대되자 중소건설업체는 물론, 대형건설사들마저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건설업계 '잔혹동화'가 예고되고 있다. 

'강원도 레고랜드'가 쏘아올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이하 PF) 시장 유동성 위기가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는 가운데, 그 여파가 건설사와 주택 공급에까지 미치고 있다. 고금리 기조와 함께 시장 침체 등으로 주택 사업 추진에 부담을 느끼던 건설사들이 '레고랜드 사태'로 부동산 PF 대출을 받기 어려워지면서 자금 조달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사실 대다수 건설사들은 주택건설 사업을 위해 은행과 같은 금융권을 통해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대출을 받아 자금을 조달한다. 

하지만 최근 주택 경기 하락과 함께 강원도 '레고랜드 채무보증 불이행 선언'으로 금융권에서 PF 대출에 따른 위험 부담을 우려해 대출을 꺼리거나 혹은 이전보다 조건을 까다롭게 하는 곳이 늘어난 것. 만일 PF 투자 수요가 없을 경우 통상 정비사업 부동산 PF 보증을 서는 시공사가 직접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이런 대표 사례가 바로 둔촌주공 재건축사업이다. 

앞서 해당 조합은 NH농협은행 등 24개 금융사로 구성된 대주단에 7000억원 상당 사업비 대출 만기 연장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이에 조합은 시공단 보증 아래 만기(66일) 10월28일의 자산담보부단기채(이하 ABSTB)를 발행해 사업비를 상환했지만, 정작 투자자 모집에 실패할 뻔했다. 

당시 업계가 전망한 ABSTB 투자자 상환 보증액은 사업 지분에 따라 △현대건설 1960억원 △HDC현대산업개발 1750억원 △대우건설 1645억원 △롯데건설 1645억원이다. 

둔촌주공 재건축사업은 ABSTB 만기를 하루 앞두고, 금융당국이 긴급 대응에 나서면서 극적으로 차환 발생에 성공했다. © 프라임경제


다행히 금융당국이 만기를 하루 앞두고, 긴급 대응에 나서면서 극적으로 차환 발생에 성공했다. 문제는 둔촌주공과 같이 금융당국이 전국 정비사업장을 구제할 수 없는 만큼 향후 다수 건설사들이 유동성 위기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물론 넉넉한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대형건설사들의 경우 당장은 문제가 없지만, PF 대출 부실화가 장기화된다면 건설사는 빚을 떠안거나 공사비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져 다수 정비사업장에서 차질을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충남 지역 6위 종합건설업체' 우석건설의 경우 납부 기한인 어음을 막지 못해 1차 부도 처리된 바 있다. 시공능력평가 17위(2022년 기준)인 태영건설도 최근 계열사 '군포복합개발PFV'에 대한 960억원 규모 채무보증을 결정했다. 이는 자기자본대비 13.54%에 해당하는 규모다.

일각에서는 롯데건설이 이런 자금난에서 자유롭지 못한 만큼 '1군 건설사'로 불리는 대형 건설사 역시 쉽게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 섞은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재 롯데건설 PF 우발채무 규모는 정비사업 관련 1조2000억원 포함해 약 6조7000억원이며, 이중 3조1000억원 상당이 연말까지 만기를 앞두고 있다. 이에 지난달 18일 롯데케미칼 및 호텔롯데 등을 대상으로 20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으며, 20일에는 '최대 주주' 롯데케미칼로부터 5000억원을 단기 차입하기로 했다.

롯데건설은 이와 관련해 원자재 가격 상승과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 안정적 재무구조를 위한 선제적 대응 차원이라는 입장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그룹을 통한 2000억원 유상증자를 의결한 상태여서 현재 PF 우발부채는 재무 완충력을 봤을 때 안정적이라는 평가다"라며 "부채비율도 상반기 기준 150%대로 높지 않은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사업장들은 대부분 수도권 내 우수한 입지에 사업성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현재 심혈을 기울이는 한남2구역 재개발사업 규모도 1조원 이상인 만큼 수주시 우발부채 상당수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업계 자금난이 향후 부동산 시장 전반으로까지 미칠 여파를 우려하고 있다. 부동산 PF는 주택 공급을 위한 중요 요소라는 점에서 PF 금리가 대폭 상승하고 자금 융통이 막히면 결국 공급 축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유동성 확보가 가능한 대형건설사들도 수익이 보장되는 입지를 제외하곤 사업을 철회할 수도 있다"라며 "이렇게 되면 윤석열 정부가 제시한 5년간 270만 가구 연간 50만 가구 주택공급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라고 전망했다. 

한편 현재 금융당국은 건설사들의 자금 시장 경색을 막기 위해 부동산PF 사업장별 집중 관리에 돌입했다. 아울러 시중은행에 우량채 매입을 요청하는 한편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원자잿값 및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자금난 여파가 향후 주택 시장에 어떤 파장을 야기할지 관련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