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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재고, 백화점에서 구입?…면세점업계, 내국인 판매 허용 요청

현실화 미지수…"내국인도 싸게 구입" vs "기존 업체 타격"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20.04.20 12:14:31
[프라임경제]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직격탄을 맞은 면세점업계가 재고 부담을 덜기 위해 내국인 판매를 허용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정부도 이같은 면세점업계 요청에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판매 규정을 수정하기가 복잡해 현실화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롯데·신라·신세계 등 국내 주요 면세점사업자와 한국면세점협회, 관세청은 보세 물품 판매 규정 완화 방안을 논의했다. 

외국산에 한해 관세, 부가가치세 등 세금을 매기더라도 쌓인 면세품을 통관을 거쳐 내국인에게 팔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코로나 사태로 면세점 이용객이 줄면서 팔리지 않고 쌓인 재고를 감당하기 힘들어졌다는 이유에서다. 

직매입 방식으로 운영되는 면세점은 3~6개월 전에 미리 물건을 대량으로 사들여 창고에 쌓아두고 수요에 맞춰 반출한다. 코로나 사태에 유기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울뿐더러 수요가 없으면 재고가 계속 쌓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직격탄을 맞은 면세점업계가 재고 부담을 덜기 위해 내국인 판매를 허용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 연합뉴스


면세품 폐기 처리도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행 규정상 팔리지 않고 남은 면세품은 소각 등 폐기 처리를 해야 한다. 백화점에서는 팔리지 않은 이월 상품을 아웃렛 등으로 처리할 수 있지만 면세점은 다르다. 현행 규정상 면세품은 시중에 유통되지 못한다. 
 
이에 면세점업계는 재고 면세품을 통관을 거쳐 국내에도 팔 수 있게 하는 것과 중국인 보따리상(따이궁)으로 대표되는 해외 소비자가 면세품을 구입해 곧바로 국제우편 등으로 해외 반출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따이궁이 국내 면세점 매출에 차지하는 지분이 약 70%에 달할 정도로 큰 만큼 이들의 손을 빌릴 수 있게 해달라는 의미다.

면세점업계는 패션, 잡화, 시계 등 품목에서 최소 3년 이상 된 재고 면세품을 우선 대상으로 보고 있다. 가격은 관세, 부가가치세 등 세금을 매기더라도 시중 제품보다 저렴할 전망이다. 특히 유행에 민감한 패션 상품은 판매 시기를 놓치면 악성 재고가 되는 만큼 관련 규정을 개정해 국내 통관을 가능하게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면세점들이 원하는 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규정 개정의 권한을 쥔 관세청은 일단 "업계 요청으로 면담에 응하고 건의 사항을 들은 상태"라는 원론적인 입장이다. 

만일 관세청 통관을 허용한다 해도 판매 방식과 가격 책정도 복잡한 문제다. 면세품목이 일반시장에 진입할 경우 내수 시장을 겨냥한 일반 기업들과의 형평성도 문제점으로 남는다. 

백화점과 아웃렛에서 판매할 경우 이들 매장에는 이미 내수용 상품을 파는 업체들이 입점해 있어, 기존 입점 업체들이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가격 책정 역시 관세와 부가가치세 등 세금을 매기고 나서도 재고 기간을 고려해 할인폭을 결정해야 하는데, 이 경우 기존 아웃렛 상품과 가격 차이 등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수출을 전제로 수입 허가를 받은 면세점업계가 일반 시장에 진입할 경우 국내 시장에 진출한 기존 업체들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코로나) 사태 추이를 조금 더 지켜본 후 결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반면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로 국내외 여행객이 감소하면서 악성 재고가 쌓이고 있다. 이미 매출이 90%까지 하락한 상황"이라며 "이번 요청이 허용된다면 면세업계는 재고 부담을 줄이고, 일반 소비자도 면세품 재고를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면세점업계는 지난 2017년 중국의 사드 보복 시기에도 면세품 재고 판매를 요청한 바 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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